암흑물질 탐지가 어려운 것은? ... “우리은하 태생이 아니라서”
암흑물질 탐지가 어려운 것은? ... “우리은하 태생이 아니라서”
  • 조송현 조송현
  • 승인 2018.08.07 16:47
  • 업데이트 2018.08.07 16: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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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칼텍 리나 네시브, 가이아 위성·슬로안 디지털 스카이 서베이 데이터 분석

은하수/암흑 물질은 여기에서 온 것이 아닙니다. ESA / Gaia / DPAC
우리은하(은하수, Mlky Way). 출처 : ESA / Gaia / DPAC

암흑물질(dark matter)은 존재하지만 볼 수 없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볼 수는 없지만 중력작용을 통해 존재한다고 짐작한다.

암흑물질은 1930년대 스위스 천문학자 프리츠 츠비키(Friz Zwicky)에 의해 처음 제기되었으나 잊히는 듯하다가 1978년 여성 천문학자 베라 루빈(Vera Rubin)에 의해 새롭게 주목받았다. 루빈은 우리은하계 가장자리의 별들이 예상보다 더 빠른 속도로 돈다는 것을 발견하고 은하계 내부에 관찰 가능한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질량을 가진 물질, 즉 암흑물질이 존재해야 한다고 추정했던 것이다.

이후 천문학계는 암흑물질의 존재를 기정사실화고 별들의 운행속도, 빛의 굴절 등 중력에 따른 현상을 통해 간접적으로 탐지한다. 하지만 아직 암흑물질 입자 또는 직접적인 증거는 발견하지 못했고, 간접 탐지한 양도 추정치보다 훨씬 적다.

그렇다면 암흑물질은 도대체 어디에 있은 것일까? 만약 우주의 진화과정에서 어떤 이유로 루빈의 발견과 달리 별들의 속도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어떻게 암흑물질의 존재를 알 수 있을까?

미국 캘리포니아공과대학(Caltch)의 리나 네시브(Lina Necib) 연구팀은 ‘암흑물질이 우리은하 태생이 아니라서(외부 은하에서 왔기 때문에) 관측이 더 어려운 것인지 모른다’는 주장을 내놨다고 과학기술 전문매체 뉴사이언티스트가 최근 보도했다. 네시브 연구팀의 관련 논문은 출판 전 공유사이트(arXiv.org)에 게재됐다.

연구팀의 주장은 우리은하(Milky Way)와 소시지 은하(Sausage Galaxy)의 충돌이라는 천문학적 사건에서 시작된다.

최근 천문학자의 연구에 따르면 우리은하는 약 100억 년 전에 왜소은하인 ‘가이아 은하(Gaia Sausage)’와 충돌해 마침내 이를 집어삼켰다. 이 충돌로 우리은하 중심의 팽대부(galactic bulge)와 외곽의 헤일로(halo)가 형성되었다.

우리은하와 소시지은하 충돌 상상도.
우리은하와 소시지 은하 충돌 상상도. 출처 : V. Belokurov (Cambridge, UK); ESO/Juan Carlos Muñoz)

이 장엄한 충돌은 왜소은하를 갈가리 찢어버렸고, 이 은하의 별들은 소시지처럼 길고 좁은 방사형 궤도를 따라 움직였다. 여기서 ‘소시지 은하(sausage galaxy)’라는 이름이 붙었다.

연구팀은 가이아 위성(Gaia satellite)과 슬로안 디지털 스카이 서베이(Sloan Digital Sky Survey, SDSS)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가이아 위성은 200만 개 별의 거리와 속도를 측정해왔다. SDSS는 2억 개 이상의 천체 스펙트럼을 통해 우주의 3차원 지도를 만드는 야심찬 우주탐사 프로젝트이다.

연구팀은 이들 두 곳의 데이터를 종합해 지금껏 만든 것 중 가장 큰 ‘별과 별의 속도 지도’를 만들었다. 신비로운 암흑물질이 우리 주변에서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추적하기 위해서다.

완성된 ‘별의 속도 지도’는 이상하고 길쭉한 궤도를 가진 한 무리 별들의 집단을 보여주었다. 그런데 SDSS 데이터에 따르면 이들 별은 우리은하를 구성하는 두 그룹인 원반 별과 헤일로 별에 비해 중간정도의 철 함량을 갖는다.

별의 금속 함량은 나이에 따라 결정되므로 이 별들은 헤일로 별보다는 젊고 원반 별보다는 늙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헤일로 별은 우리은하 역사의 초기 다른 은하와의 병합에 의해 생겼고, 원반 별은 그 한참 후에 그곳(별들이 많이 모여 있는 원반)에서 태어난 별들이다.

이것은 '이들 별은 물론 별과 함께 온 암흑물질은 우리은하에서 탄생한 것이 아니라 은하합병 때 유입된 것'이라는 사실을 말해준다. 그들은 바로 소시지 은하의 잔해인 것이다.

네시브는 “이런 특별한 합병이 우리은하의 꽤 많은 구조와 질량을 지배하고 있다”면서 “태양 주변지역 별들의 65%는 우리은하에서 태어나지 않고 소시지 은하로부터 왔다”고 말했다.

네시브 일행은 현재 합병으로 우리은하에 들어온 암흑물질의 정확한 비율을 계산하고 있는데, 3분의 2 정도가 될 것으로 본다.

그런데 SDSS 데이터에 의하면, 대체로 이들 별(소시지 은하의 잔해)은 그 어떤 것보다 더 느리게 움직인다. 이런 현상은 암흑물질 관측을 더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베라 루빈은 은하계 외곽의 별들의 속도가 예상보다 빠른 것을 발견하고 암흑물질을 예측했지 않은가.

이 프로젝트에 관여하지 않은 루트거스대학의 매튜 버클리(Matthew Buckley at Rutgers University)는 “이 같은 사실은 암흑물질에 관한 이론적 모델을 처음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의미일지 모른다.”고 말했다.

# 기사 출처 : arXiv.org: https://arxiv.org/abs/1807.02519/

NewScientist, Dark matter might be harder to detect because it’s not from our galaxy

<'우주관 오디세이' 저자·인저리타임 편집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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