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육교사의 진정한 '휴게시간'을 희망하며
보육교사의 진정한 '휴게시간'을 희망하며
  • 조경아 조경아
  • 승인 2018.09.11 23:15
  • 업데이트 2018.09.12 10:34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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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시간을 맞아 원생들의 식사를 돕는 보육교사들. [신나는씽씽어린이집 제공]
점심시간을 맞아 원생들의 식사를 돕는 보육교사들. [신나는씽씽어린이집 제공]

 

보육사업이 지난 7월 근로기준법 개정으로 특례업종에서 제외됨에 따라 어린이집 보육교사의 하루 8시간 근무와 1시간의 휴게시간이 의무화되었다. 특례업종이란 근로기준법 제59조의 '근로시간 및 휴게시간에 관한 특례' 조항에 따른 것으로 운수업, 금융보험업, 통신업, 의료업 등 특정 업종의 경우 사용자와 근로자 대표가 서면 합의하면 근로기준법이 정한 주간 최대 연장근로 12시간을 초과해 근로하거나 휴게시간을 변경할 수 있는 업종을 말한다. 보육사업은 이 같은 특례업종에서 제외돼 하루 1시간 휴게시간이 의무화된 것이다. 이에 따라 보육현장에서는 1시간 휴게시간에 대해 여러 가지 해석과 논란이 야기되고 있다.

휴게시간은 업무에서 해방되어 오롯이 개인적인 시간을 갖는 것을 의미한다. 즉, 담임교사가 교실을 벗어나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시간이다. 그러나 어린이집 특성상 이 같은 휴게시간이 본래 의미대로 지켜지기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왜냐하면 보육교사 업무의 대상이 영아(만0세~만2세)가 중심을 이루고 있어 담임교사가 휴게시간을 갖는 동안 공백을 매워줄 대체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현재 대체인력을 지원받기 위해서는 해당 어린이집의 평가인증 유무와 영·유아반 개설 수 등의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평가인증을 받지 않은 어린이집은 대체인력 지원이 어려워 휴게시간의 대체인력을 자체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법 취지상 모든 어린이집에 공평하게 적용되어야 하는 휴게시간이 특정 조건에 따라 차등 보장된다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이러한 이유로 어린이집 현장에서는 자체적으로 휴게시간에 관한 여러 가지 대안적 대책이 시행되고 있다. 부산지역 A모 어린이집에서는 10분씩 분할하여 휴게시간을 갖고, P모 어린이집에서는 30분씩 나누어 옆반 교사와 30분씩 함께 통합보육을 실시하고 있다. 통합보육 시 아동비율은 보육교사의 휴게시간이 의무화되면서 교사 대 아동의 수를 법정기준에서 2배까지 허용해 주고 있다. 단, 담임교사의 휴게시간에 한해서다. 교사 대 아동수의 법정기준을 살펴보면 만0세는 1 : 3, 만1세는 1 : 5, 만2세는 1 : 7, 만3세 1 : 15, 만4, 5세는 20명이다. 이에 따라 통합교육 시 교사의 보육 범위를 초과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교사들은 이야기한다. “사실 쉬고 있어도 마음이 편하지 않다.” “쉬는 것이 아니다.” 쉬는 동안에도 서류업무를 손에서 놓을 수 없는데다 '혹시 휴게시간에 우리 반 원아가 다치지나 않을까' 노심초사 하다보니 차라리 눈앞에 아이들을 보면서 쉬는 것이 마음 편하다고...

가령, 어린이집원생이 집으로 귀가한 후 “우리 아이 옷에 묻은 물감은 언제 그랬을까요?”라는 학부모의 질문에 담임교사가 “제 휴게시간에 벌어진 일이라 잘 모르겠습니다.”라고 대답할 수 있을까? 휴게시간이 의무화되었음에도 마음 편히 쉴 수 없는 현실이 마음 아프기만 하다.

지난 7월 말께 부산KT 범일타워에서 열린 평가인증 통합지표교육을 받고 있던 중 앞줄에 앉은 보육교사 둘이서 하는 말이 생각난다. “그냥, 아이들과 신나게 놀고, 아이들이 귀가한 후 1시간 빨리 퇴근하는 것이 제일 마음 편하겠어!”

매일 아침 오전 간식, 죽을 ‘후’ 불어가며 떠먹여주는 것을 시작으로 “선생님~! 쉬하고 싶어요!”라는 부름에, 하던 일을 멈추고 바로 화장실로 손을 잡고 향하는 우리 선생님! 점심시간에도 우리 반 원생들의 점심이 모두 끝나고 낮잠을 잔 후에야 비로소 캄캄한 교실에서 점심시간을 가질 수 있는 우리 선생님들~! 이런 교사들에게 휴게시간은 정말 꿀물처럼 달고, 무엇보다 필요한 시간이다.

지난 8월 8일자 한겨레신문에 보도된 ‘어린이집 저녁선생님 따로 둔다’라는 제목의 기사가 보육교사들의 눈길을 끌었다. 이 기사는 전날 보건복지부가 보육지원체계 개편방안을 발표하고 이해관계 당사자들과 토론회를 가진 내용을 토대로 작성되었다. 즉, 어린이집 담임교사는 7~8시간만 전담 보육하고 이후의 보육은 담당교사를 따로 두는 것이 바람직하며, 이를 위해서는 충원인건비가 관건이라는 내용이 핵심이다. 보육교사들이 이 같은 개편안에 큰 관심을 보이는 것은 앞서 말한 대로 ‘마음 놓고 휴식할 수 있는 대안’에 가장 적합하기 때문이다.

비슷한 시기 다른 언론보도에서도 희망적인 내용을 볼 수 있었다. 현재 휴게시간을 위해 지원된 대체교사에게는 책임성이나 서류 등의 업무지원이 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보육지원체계 개편 태스크포스(TF)는 대체교사나 추가보육시간 전담교사에게 담임교사의 역할 및 책임과 프로그램 운영에 따른 보육일지작성 등의 업무를 맡기는 내용의 개편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대체교사의 책임과 역할을 높여 보육의 질을 높임과 동시에 담임교사의 불안과 업무량을 조금이나마 덜어주는 방안이라고 생각된다.

전국 어린이집에서 실시되는 평가인증에서는 모든 원아을 방치됨 없이 보육해야 하고 한 명, 한 명을 관심과 눈길로 대화해야 하며,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담임교사의 공백을 최소화하여야  한다. 아이들에게 있어 절대적인 보육교사의 역할을 기대함과 동시에 보육교사의 휴게시간에 대해서도 보건복지부의 많은 대안의 노력을 알기에 ‘보육교사의 진정한 휴게시간’이 하루빨리 다가오길 희망해 본다.

<신나는씽씽어린이집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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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둘마미 2018-09-12 16:18:04
동감입니다~ 우리아이들은 담임선생님께서 하루종일 봐주셨으면 좋겠어요ㅠ 휴게시간대신 한시간 일찍 퇴근하시는게 좋을것같아요~

삼형제엄마 2018-09-12 13:02:05
마음에 정말 와 닿아요.
선생님들이 밝아야 애들도 밝아지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