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서평-창의성의 열쇠를 찾아서(To Open Mind)
금주의 서평-창의성의 열쇠를 찾아서(To Open Mind)
  • 박종효 박종효
  • 승인 2018.10.24 14:30
  • 업데이트 2018.10.24 14: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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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성의 열쇠를 찾아서(To Open Mind)

저자 : 하워드 가드너(하버드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서평자 : 박종효(건국대학교 사범대학 교직과 부교수, 철학박사) (jonghyop@konkuk.ac.kr)

 

중국 교육 방식의 장점은 더 많은 학생들이 숙련된 기술을 갖게 되고 결승선에 도달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단점은 결승선에 도달했을 때 말하거나 보여줄 게 더 적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미국교육 방식의 단점은 많은 학생들이 결승선에 도달하지 못하거나 가까이 가지도 못한다는 것입니다. 장점은 그 중에서 ‘완주’하는 일부 학생은 결승선에 도달했을 때 정말로 흥미롭고 독창적인 것들을 갖게 된다는 것입니다. (333~334p.)

창의성, 기술 연마와 자유 탐색의 균형점

이 책의 저자 하워드 가드너는 1980년대부터 현재까지 다중지능이론의 창시자로서 왕성한 연구와 저작을 하고 있는 이 시대의 대표적인 심리학자이자 교육학자이다. 1990년 초반 다중지능이론이 한국어로 번역되어 소개되면서, 우리 교육은 일종의 문화 충격을 경험하였다. 다중지능이론은 그동안 학교 교육에서 압도적인 지위를 차지했던 언어 지능과 논리수학 지능에서 벗어나 학생들의 다양한 지능(자연친화적 지능, 대인관계 지능, 신체운동 지능 등)에 주목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저자는 여러 저서와 논문에서 지능이 무엇인지, 어떻게 발달되는지, 각 분야별로 지능의 최고 전문가는 어떤 특성을 갖고 있는지를 이해하기 쉬우면서도 동시에 여러 학문 분야의 결과를 망라하며 설득력 있게 제시하였다. 이 책은 저자의 연구와 저작물이 본격적으로 소개되기 이전에, 마치 자서전을 쓰듯, 저자 자신의 가정배경과 어린 시절 경험을 공유하고 이 경험이 어떻게 자신의 이론의 토대가 되었는지, 그리고 그 이후 학자로서의 삶을 살면서 누구를 만나 어떻게 자신의 생각이 공고화되었는지를 담담히 기술하고 있다.

특히 중국에서의 삶과 연구 경험은 이 책을 집필하게 한 결정적 동기가 되었고, 중국 교육의 한계와 제한점, 가능성과 장점을 열린 마음으로 잘 기술하고 있다. 저자의 저작물을 처음 접한 지 20여 년이 지난 지금, 이 책은 그와 그의 이론을 더 깊이 이해하고 이론과 현실을 연결하도록 돕는 교량 역할을 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중국과 미국의 예술교육을 중심으로 이야기하면서 동양과 서양의 교육제도와 현실을 비교하고 있다. 예술교육이 우리가 고민해야 할 창의성 발달을 가장 민감하게 다루는 분야라는 점에서 충분히 검토해볼 만한 주제라고 본다. 저자인 가드너 교수는 기초 기술 교육과 창의성 교육을 중국과 미국을 대비하는 중요한 출발점으로 삼는다. 중국 교육, 더 넓게는 유교 전통에 영향을 받은 동양 교육은 공통적으로 전통 교육과 반복훈련을 통한 기초 기술의 육성을 중시한다.

반면에 미국 교육, 확장하여 서양 교육은 개인의 자유와 선택을 중심으로 자기 주도적인 교육의 가치를 중요하게 여긴다. 이 두 가지 관점은 문화적 차이뿐아니라 교육에 관한 철학과 가치를 반영하기도 한다. 교과나 학문으로 대표되는 기존 전통을 중시하는 보수 교육과 학생의 흥미와 선택 중심의 진보 교육이 그것이다.

여기서 가드너 교수는 미국과 중국 교육의 어느 한쪽을 옹호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현장에서 양극단의 두 관점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절충할 수 있는지를 모색하며, 창의성을 개인이 소유하고 있다는 좁은 정의를 넘어 타인과 자신이 속한 세계와의 관계성을 통해 만들어진다고 재정의한다.

이 책은 한국 교육을 비판적으로 되돌아보고, 미래를 위해 어떠한 교육 관점을 취해야 할지에 대해 우리에게 질문한다. 우리 교육은 중국 교육이 강조했던 것처럼 기초 교육을 중심으로 학생들이 전통 교과와 학문에 잘 입문하도록 돕는 데 중점을 두어 왔고 성적이나 시험과 같이 수행이나 결과 위주의 교육평가를 중시해 왔다. 그 결과 학생들의 학업성취도 수준은 국제적으로 최상위를 유지하였고 우리나라 국민은 일정 교육단계를 마쳤을 때 교육 잘 받은 기능인, 직업인으로 충실하게 활동할 수 있었다.

반면에 우리의 학교 교육은 학생의 자율성이나 주도성을 크게 존중하지 않고 있으며 교육을 통해 학습자가 스스로 잠재 가능성을 실현하고 독립적이고 건강한 시민으로 성장하는 데 제한적이었다. 이로 인해 학생들은 학교에서 주어진 과업을 성실하고 책임감 있게 해 왔으나, 학교 교육을 마칠 즈음, 자신을 잘 이해하고 사회에 나갈 준비가 충분하게 되어 있지 못한 실정이

다.

우리가 사는 세상, 그리고 우리 학생들이 살아가야 할 미래를 고려해 보면, 이제 우리 교육은 학습자를 중심에 두어야 할 것이며, 무모한 도전과 실패, 시행착오를 허용함으로써 학습자 자신에 대한 이해, 사회와 삶에 대한 반성과 성찰을 허용하는 교육이 필요하다.

이 책은 창의성이 중요함을 강조한다. 창의성은 우리 교육이 지향해야 할 중요한 방향이기도 하다. 창의성은 혁신과 개혁, 진보와 성장을 이끄는 강한 동력으로서 개인과 사회 발전의 필수 요소이다. 그렇다고 해서, 본문에서 제시한 실험결과가 보여주듯, 창의성을 본격적으로 가르치고 창의성을 평가하고 그 결과에 대해 보상하려고 달려든다면 창의성은 오히려 시들 것이다.

창의성 그 자체를 교육하기보다는 창의성이 꽃피울 수 있는 교육제도와 사회문화, 개인이 사회나 전통보다 더 중심에 서 있는 인본주의 정신이 교육의 근간이 되어야 할 것이다. ‘사람이 교육보다 먼저인 세상’이 되어야 교육도 살고, 창의성도 빛을 발할 수 있다.

# 이 서평은 국회도서관의 승인을 받아 '금주의 서평'을 전재한 것임을 알려드립니다.   www.nanet.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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