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드만, 아인슈타인 방정식에서 팽창우주를 발견하다
프리드만, 아인슈타인 방정식에서 팽창우주를 발견하다
  • 조송현 조송현
  • 승인 2018.11.06 18:25
  • 업데이트 2018.11.06 18: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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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산더 프리드만과 아인슈타인.
알렉산더 프리드만과 아인슈타인.

우주관 오디세이 - 프리드만의 팽창우주 예언

아인슈타인이 우주모형을 제창한 지 5년 후인 1922년 러시아의 수학자이자 물리학자인 알렉산더 프리드만은 원래의(우주상수가 삽입되지 않은) 중력장 방정식을 풀어 ‘우주는 팽창하거나 수축한다’는 놀라운 결론을 발표했습니다.

프리드만은 우주가 어느 방향으로든 균일하고 동등하다는 가정에서 출발해 아인슈타인 방정식을 풀었습니다. 얻어진 해는 우주 내부 물질의 밀도에 따라 우주의 형태가 세 가지로 결정된다는 놀라운 결과가 나왔습니다. 즉 우주의 밀도가 m³당 수소원자 5개 정도에 해당하는 임계밀도보다 크면 우주는 일정 기간 팽창하다가 중력에 의해 다시 수축합니다. 또 밀도가 임계밀도보다 작으면 팽창을 역전시킬 중력이 부족하므로 우주는 무한히 팽창합니다. 밀도가 임계 값과 같은 경우 우주는 무한히 팽창하며 평평해집니다. 따라서 우주 안의 물질만 측정하면 우주의 운명을 알 수 있다.

프리드만은 아인슈타인의 두 가지 가설 중 (2)‘우주공간의 크기(반지름)는 시간과는 무관하다’를 버린다면 중력장 방정식의 군더더기나 다름없는 우주상수를 도입하지 않고서도 가설 (1)‘모든 곳에서 동일하고 0이 아닌, 전체 우주공간에 걸친 물질의 평균밀도가 존재한다’를 계속 유지시킬 수 있음을 확인한 것입니다. 즉, 아인슈타인의 원래 중력장 방정식을 풀면 ‘우주 반지름’이 시간의 함수가 되는 (팽창하는 우주의) 해를 가진다는 것입니다.

아인슈타인은 프리드만의 발표를 듣고 노발대발했다고 합니다. 처음엔 “프리드만의 계산이 틀렸다.”고 몰아붙였습니다. 그러나 프리드만의 계산이 수학적으로 맞는 것으로 판명나자 “수학적으로는 맞으나, 물리적으로는 있을 수 없다.”면서 프리드만의 결론을 부정했습니다. 이를테면 수학적인 해가 세 개가 나오더라도 물리적으로 의미가 없는 것은 버려야 한다는 것이 아인슈타인의 생각이었던 것입니다.

그로부터 다시 5년 후 미국의 천문학자 에드윈 허블(Edwin Hubble)은 프리드만이 예언한 대로 우주가 팽창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프리드만은 자신의 이론이 인정받기도 전인 1925년 37세의 나이로 레닌그라드에서 장티푸스로 세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프리드만의 ‘팽창우주’는 제자인 조지 가모프(Goergy Gamow)에 의해 빅뱅 우주론으로 계승되었습니다.

허블은 당시 세계 최대의 윌슨산 망원경을 사용, 우주의 은하계가 서로 멀어지고 있으며 ‘은하계의 후퇴 속도는 은하계까지의 거리에 비례한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즉 우리 은하를 비롯해 모든 은하들이 서로 멀어지고 있으며, 멀어지는 속도는 멀리 있을수록 빠르다는 뜻입니다.

모든 은하가 서로 멀어지거나 후퇴한다는 게 무슨 뜻일까요? 모든 은하들이 멀어진다면 왜 우리 은하에게 다가오는 은하는 없는 것일까요?

다음과 같은 예를 들어보면 조금 이해가 될지 모르겠습니다. 풍선을 조금 불어 표면에 1cm 간격으로 점을 찍습니다. 그리고 풍선에 바람을 더 불어 넣으면 모든 점들 사이의 간격이 1cm보다 더 벌어집니다. 어느 하나도 두 점이 1센티보다 가까워지는 곳은 없습니다.

이를 3차원 공간으로 확대해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풍선 안에 가로 세로 높이 각각 1cm 간격으로 작은 거품들이 제자리를 지키고 떠 있었습니다. 여기에 바람을 불어넣어(기술적으로 바람이 거품들을 날리지 않게 합니다.) 풍선이 커지면 모든 거품 사이의 간격은 당연히 1cm보다 커지지 않겠습니까.

허블이 우주가 팽창한다는 사실을 확인함으로써 아인슈타인의 정적인 우주론은 종말을 고했습니다. 아인슈타인은 정적인 우주론을 만들기 위해 억지로 우주상수를 집어넣은 것에 대해 “내 생애 최대의 실수”라고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입니다.

아인슈타인은 허블에 의해 우주 팽창 사실이 확인된 후 프리드만을 공격한 데 대해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당시에 ‘우주공간의 크기는 시간과는 무관하다’는 가설 (2)를 피할 수 없는 것처럼 보였는데, 그 이유는 이 가설을 버릴 경우 나는 바탕이 없는 공리공론에 빠져들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아인슈타인이 비록 우주상수를 억지로 집어넣는 해프닝은 있었지만 허블의 발견은 결국 일반상대성이론이 옳다는 것을 검증해준 사례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허블의 발견은 우주의 나이가 불과 10억 년이라는 난점을 야기했습니다. 허블이 발견한 은하들의 후퇴를 우주의 팽창으로 해석할 경우, 우주 팽창의 기원이 겨우 약 10억 년 전이라는 결론이 나왔기 때문입니다. 우주의 나이가 겨우 10억 년이라니! 1920~1930년 당시에도 물리학적 천문학적 연구에 의하면 우주의 나이는 적어도 100억 년(현대 과학적 계산에 의하면 138억 년)이 넘은 것으로 추산되었습니다.

게다가 팽창하는 우주 모형에서는 또 하나의 받아들이기 힘든 점이 있었다. 아인슈타인의 정적인 우주는 폐쇄성(유한성)을 의미하는 반면, 팽창하는 우주를 상정할 때는 우주 공간이 유한한가 혹은 무한한가를 결정할 수 없게 된다는 게 그것입니다. 곧이어 등장한 ‘빅뱅(big bang)’ 우주론은 이 문제를 해결하고 기대를 모았습니다.

<'우주관 오디세이' 저자·인저리타임 편집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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