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평론가 토니 레인즈
영화평론가 토니 레인즈
  • 조송현 조송현
  • 승인 2016.01.01 20:44
  • 업데이트 2017.02.04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영화평론가 토니 레인즈

영화평론가 토니 레인즈가 지난 8일 부산 해운대 그랜드호텔 커피숍에서 부산국제영화제와 한국 감독들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영화평론가 토니 레인즈가 지난 8일 부산 해운대 그랜드호텔 커피숍에서 부산국제영화제와 한국 감독들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성년으로 성장한 BIFF, 이제 비주류 독립영화 지원 육성해야" "다이빙벨 상영취소 요구, 우스꽝스럽고 바보스러운 짓" 이소룡 영화에 빠져 아시아영화 전문가 된 토니 레인즈 한국영화 가능성 무궁무진, 세계에 통하는 한국감독, 봉준호 첫 손에 꼽아 올가을도 어김없이 부산은 영화의 바다로 드리워졌다. 부산국제영화제(BIFF)는 단순한 축제를 넘어 부산의 상징이자 현상으로 자리매김했다. BIFF 나이 어느덧 19세, 내년이면 성년이다. 그동안의 성장기를 되돌아보고 미래를 새롭게 설계할 때다. 지난 8일 부산 해운대 그랜드호텔 커피숍에서 영화평론가 토니 레인즈를 만나 BIFF를 화제로 얘기를 나눴다. 아시아영화 전문가인 토니 레인즈는 BIFF 창설에 큰 기여를 했고, 초대부터 'BIFF 어드바이저'로서 BIFF가 명실공히 세계적인 국제영화제로 뿌리내리는 데 역할을 해온 인물이다. -올해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분위기는 어떻나? ▶한마디로 예년에 비해 조용하다. -왜 그런 것 같나? ▶글쎄요. 프로그램은 예년에 비해 손색이 없고 관객도 많은데 왠지 분위기가 가라앉은 느낌이다. 필름마켓에도 해외 고객들이 많이 북적였다. 아마도 영화 외적인 사회 분위기 탓이 아닌가 한다. -BIFF가 올해로 19세가 되었다. BIFF 탄생에 산파역을 한 영화전문가로서 19년의 역사를 평가한다면? ▶영화제의 핵심은 영화프로그램이다. 얼마나 다양한 영화를 소개했는가가 평가의 기준이다. 이런 점에서 BIFF는 전반적으로 성공적이었다고 할 수 있다. 국제영화제는 영화 프로그램의 내실을 꾀해야지 화려한 이벤트에 치중하면 실패한다. 도쿄국제영화제가 화려함만 좇다가 망한 대표적인 케이스다. -BIFF의 중요한 역할 중 한국 영화와 감독을 해외에 알리는 것도 빼놓을 수 없을 텐데? ▶그렇다. 이 점에서도 BIFF는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하고 싶다. 19년 전 한국영화와 감독은 세계무대에 거의 알려지지 않았으나 지금은 사정이 많이 달라졌다. 세계 영화인들이 한국 영화와 감독들을 주목하고 있다. -세계가 주목하는 대표적인 한국 감독을 꼽는다면? ▶제일 먼저 봉준호 감독을 꼽고 싶다. '설국열차'는 세계 무대에서 통할 수 있다는 봉준호 감독의 가능성을 보여준 작품이다. 그리고 박찬욱 홍상수 김지훈 감독도 세계로부터 주목받는 감독이다. 덧붙이자면 한국영화의 가능성은 이처럼 유망한 감독 덕분에 무궁무진하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지난해 상영된 '장선우 변주곡'의 각본을 쓰고 감독까지 했는데? ▶장 감독의 부탁을 받고 곧 바로 승낙했다. 한국영화를 공부하는 나는 장 감독의 제자나 마찬가지다. 그 작품은 영화감독과 인간으로서의 장선우를 인터뷰 형식을 빌어 집중 조명했다. 저항적이고 반골 기질이 강한 장 감독은 1990년대 한국영화를 대표하는 최고의 감독이다. 아시아 영화 전문가인 토니 레인즈는 대만의 거장 허우 샤오시엔과 중국의 장이모 첸카이거 등 '제 5세대' 감독들, 일본의 기타노 다케시와 '슈퍼 뉴웨이브' 감독들을 서구에 소개한 영화평론가다. 메이저 경쟁영화제 진출에 성공한 아시아 신인감독 중 그의 주목을 받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다.

인터뷰하는 토니 레인즈 인터뷰하는 토니 레인즈

-까칠한 비평으로 유명한데? ▶정확한 거다. -이번 BIFF에서 주목하는 신인감독은? ▶이광국 감독이다. 나중에 그의 출품작 '꿈보다 해몽'을 보려고 한다. 오늘 나의 일과 중 가장 중요한 일이다. -이번 BIFF 초대작품 중 세월호 침몰사고를 다룬 다큐멘터리 '다이빙벨'에 대해 부산시장과 우익단체들이 상영금지를 요구했는데? ▶우스꽝스럽고 바보스러운 짓이다. 국제적인 망신거리다. 이명박 정부 시절에도 BIFF에 좌파영화제 딱지를 붙이고 유무형의 압력을 가했던 것으로 안다. 정부 비판적인 내용이라고 해서 상영을 하지 못하게 압력을 행사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명박 정부나 박근혜 정부나 한국의 우익정부의 처사는 정말 이해하기 힘들다. 바보들이다. BIFF는 앞으로 어떠한 압력에도 독립성을 유지해야 한다. -BIFF가 내년이면 20세 성년이 된다. 내년, 그리고 미래를 위한 BIFF의 가장 중요한 과제를 든다면? ▶어려운 질문이다. BIFF는 성대한 국제행사로 성장했다. 그런데 그 축제 속에 빛을 보지 못하는 비주류의 작은 영화, 이를테면 소규모 독립영화들에 관심을 갖고 지원해야 한다. 물론 지금까지 운영 기조를 유지해 나가는 것도 중요하다. -영국 캠브리지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한 것으로 알고 있다. 영화평론가로 발을 내딛게 된 계기는? ▶어릴 때부터 영화를 좋아했다. 11살 때 아버님이 8㎜ 카메라를 사주셨다. 당시 대학은 영화 전공이 없어 영문학과에 들어갔다. 대학에서 밤낮으로 영화에 빠져 살았다. 단편도 몇 편 찍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영화평론을 하게 되었다. -아시아 영화 전문가가 된 계기는? ▶브루스 리(이소룡)이다. 1972년 그의 영화 '맹룡과강'을 처음 보고 난 뒤 브루스 리에 빠졌다. 런던의 차이나타운을 샅샅이 뒤져 브루스 리 영화들 '정무문' '당산대형'을 봤다. 1977년에 처음 홍콩에 직접 가서 브루스 리 영화를 보고 홍콩 중국 영화에 본격 관심을 갖게 되었다. 한국에는 1988년 처음 와 임권택 감독의 만다라를 처음 봤다.

부산 해운대 그랜드호텔 로비에 설치된 부산국제영화제 안내 데스크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토니 레인즈. 부산 해운대 그랜드호텔 로비에 설치된 부산국제영화제 안내 데스크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토니 레인즈.

-영화는 삶에서 어떤 의미인가? ▶영화는 언제나 흥분을 자아낸다. 영화는 문화예술의 한 장르인데, 그 메시지와 자극이 매우 강렬하다. 영화의 그 강렬한 자극은 아직도 내 가슴을 흥분시킨다. ◇영화평론가 토니 레인즈 약력 ▷1948년 영국 런던 출생 ▷캠브리지대학 영문학과 졸업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공로상(1996년) ▷ 부산국제영화제 어드바이저 ▷ 밴쿠버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 ▷ 런던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 ▷ 영국영화협회(BFI)의 기관지 '사이트 앤 사운드(Sight & Sound)'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