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시보다 50만년 앞선 원인(猿人) '리틀풋' 발굴
루시보다 50만년 앞선 원인(猿人) '리틀풋' 발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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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12.12 22:16
  • 업데이트 2018.12.12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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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르크폰테인 동굴에서 리틀풋의 두개골 화석을 발굴 중인 클라크 박사[비트바테르스란트 대학 제공]
스테르크폰테인 동굴에서 리틀풋의 두개골 화석을 발굴 중인 클라크 박사[비트바테르스란트 대학 제공]

관련 4개 논문 공개… 'A.프로메테우스' 명칭 놓고 논란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인류의 요람'이라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스테르크폰테인 동굴에서 발견된 원인(猿人) '리틀풋(Little Foot·작은발)' 발굴 작업이 20여년만에 완료되면서 새로운 연구결과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리틀풋은 1994년 고대 원숭이 뼈로 추정되던 화석 사이에서 작은 발 뼈 조각이 발견된 이후 이어진 끈질긴 발굴 끝에 뼈의 90% 이상을 찾아냈다. '루시'로 알려진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파렌시스(A. afarensis)'의 뼈 화석이 40%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완벽한 수준으로 볼 수 있다.

12일 '사이언스 매거진' 등 과학전문 매체에 따르면 국제학술지 '인류진화저널(Journal of Human Evolution)'이 현재 특별판 발행을 위해 리틀풋에 관한 4편의 논문을 심사 중이며, 생명과학 분야 논문을 정식 출간 전에 수록하는 온라인 저널 '바이오아카이브(bioRxiv)'에는 지난주에 이미 내용이 공개됐다.

이 논문들의 연구 결과를 종합하면 리틀풋 화석은 화석 주변의 침전물로 볼 때 이전에 밝혀진 것보다 100만년가량 더 거슬러 올라간 약 367만년 전에 살았던 나이 든 여성으로 나타났다. 이는 가장 오래된 원인으로 추정돼온 루시보다도 생존 시기가 50만년가량 앞서는 것이다. 

리틀풋 두개골 화석[비트바테르스란트 대학 제공]
리틀풋 두개골 화석[비트바테르스란트 대학 제공]

뇌 용적은 408㎖로 현대인의 3분의 1가량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왼쪽 팔뚝이 오른쪽보다 더 휘어있어 어렸을 때 다친 상처가 평생 이어진 것으로 분석됐다. 키는 약 130㎝. 팔에 비해 상대적으로 긴 다리를 가져 나무를 타기보다는 직립보행을 했을 것으로 추정됐다.

고인류학자들은 이전에 발표된 자료를 토대로 리틀풋이 약 330만~210만년 전에 직립보행을 한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프리카누스(A. africanus)' 의 일원일 것으로 추정해 왔다. 스테르크폰테인 동굴에서 발견된 화석을 비롯해 남아공에서 발견된 대부분의 고인류 화석은 이 종에 편입돼 왔다.

그러나 리틀풋 화석을 처음 발견한 남아공 비트바테르스란트대학 진화연구소의 고인류학자인 로널드 클라크 박사는 이번 논문에서 리틀풋을 A.아프리카누스로 분류하기에는 큰 차이가 있다고 주장했다.

리틀풋이 A. 아프리카누스보다 얼굴이 더 평평하고 크며, 눈구멍 사이가 더 넓을 뿐만 아니라 큰 송곳니와 앞으로 뻗은 앞니, 큰 아래턱뼈, 오목하게 들어간 이마 등에서 차이가 있다고 했다. 또 치아구조 상 A.아프리카누스는 잡식성인 반면 리틀풋은 채식만 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클라크 박사는 이를 근거로 리틀풋이 1948년 고인류학자 레이먼드 다트가 처음 제시한 '오스트랄로피테쿠스 프로메테우스(A. prometheus)'에 더 가깝다고 밝혔다.

다트는 마다가스카르섬의 300만년 전 지층에서 불에 탄 재와 함께 발견된 고인류 화석 조각에 이 학명을 붙였으나 나중에 A.아프리카누스에 속하는 것으로 밝혀지면서 이 명칭은 사용되지 않아왔다. 

동굴 바닥의 리틀풋 화석[비트바테르스란트 대학 제공]
동굴 바닥의 리틀풋 화석[비트바테르스란트 대학 제공]

클라크 박사가 A.프로메테우스라는 학명을 사용하는 것에 대해 고인류학계에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클라크 박사와 같은 대학의 고인류학자인 리 버거와 위스콘신 대학의 존 호크스 교수는 '미국 자연인류학 저널(American Journal of Physical Anthropology)' 최신호에 실릴 논문에서 A.프로메테우스는 처음 명명 단계에서부터 허술하게 정의돼 리틀풋을 분류하는 데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또 리틀풋 화석이 클라크 박사 연구팀이 주장하는 것처럼 오래됐을 가능성도 작다고 주장했다.

버거 박사는 리틀풋의 두개골 화석은 수백만년에 걸쳐 왜곡돼 전체적인 복원작업 없이는 정확한 생존연대를 측정할 수 없다면서 클라크 박사의 논문은 "자료가 부족하며 '나를 믿어달라'는 주장만 하고 있다"고 혹평했다.

그러나 영국 리버풀대학의 근골격 생물학자로 리틀풋 관련 논문의 저자이기도 한 로빈 크롬프턴 교수는 과학매체 '라이브 사이언스(Live Science)'와의 회견에서 A.아프리카누스의 특성이 적절하게 규정된 상태에서 스테르크폰테인 동굴에서 발견된 다른 뼈 화석에 A.프로메테우스라는 이름을 사용한 것이라면서 "이미 타당한 명칭이 있는데도 새로 이름을 만들어 쓰는 것은 나쁜 관행이며 국제규정에도 반하는 것"이라고 했다.

eomn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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