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창 교수의 '창조도시 부산' 소프트전략 (3)‘오페라시티-돌아와요 부산항에’를 만들자
김해창 교수의 '창조도시 부산' 소프트전략 (3)‘오페라시티-돌아와요 부산항에’를 만들자
  • 김 해창 김 해창
  • 승인 2018.12.19 17:05
  • 업데이트 2018.12.19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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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항 오페라하우스 재추진에 붙여...‘부산오페라시티-돌아와요 부산항에'를 만들자

김해창 교수
김해창 교수

북항 오페라하우스? 그다지 설레지 않는다. 부산항의 상징이 되는 건물로 세계적인 오페라하우스를 짓는다는데 왜 그다지 마음이 움직이지 않을까? 나만 그럴까? 푸치니, 베르디의 오페라 등 장엄한 환타지 종합예술의 공연장이 세계적인 도시 부산, 그것도 북항에 생긴다는데 말이다.

부산시는 민선 7기 시정이 들어서고 한동안 북항 오페라하우스 건립을 놓고 고민을 했다. 그런데 그 결과가 ‘도로묵’이다. 부산시가 11월 25일 내놓은 보도자료 제목이 ‘오페라하우스, 새롭게 시작한다’이다. ‘재원문제, 소통부족 등 중단 이유 극복, 모든 시민 위한 부산형 복합문화공간으로 공사를 재개한다’는 것이 요지이다. 오거돈 부산시장은 이날 오페라하우스의 공사재개를 선언했다.

오 시장은 오페라하우스 공사 중단 이유를 크게 네 가지로 정리하며 공사재개 결정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먼저 재원문제의 경우, 부산항만공사(BPA)가 건립비 800억 원을 분담함으로써 해결의 길을 찾았다는 것이다. 건립과정에서의 소통부족문제는 지난 5개월 동안 시민, 지역문화예술인들과 치열한 논의를 진행했으며, 향후 운영안에 대해 위원회를 구성해 소통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오페라 중심의 제한적 공연, 제한된 계층의 향유가 예측된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오페라 전문 공연장의 장점과 함께, 24시간 365일 모든 시민이 다양한 공연을 즐기고 다양한 공간을 활용할 수 있는 ‘부산형 복합문화공간’으로서 정체성을 강조했다.

전반적 문화정책의 목표와 방향설정 없이 대형공연장 건설만 추진한다는 문화에 대한 철학 부재문제에 대한 해답으로 북항 거점 역사문화벨트 조성사업 ‘북항의 기적’ 프로젝트를 내놓았다. 북항을 중심으로 서남쪽으로는 원도심과 근현대역사자원을 활용한 역사문화벨트를, 동북쪽으로는 공연·전시·교육시설 자원을 연계한 창의문화벨트를 조성할 것인데 오페라하우스가 바로 앵커시설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북항 오페라하우스는 기부금 1800억 원에 시비 등 700억 원을 조성한다. 오페라하우스의 부지는 2만9,542㎡, 연면적 5만1,617㎡이다. 롯데그룹의 약정기부금 1000억 원(기확보)에다 부산항만공사 800억 원 분담(예정)에 힘입은 결정이다. 공사비 2500억 원에 모자라는 700억 원은 시비 투입과 기부·후원금 등 시민참여를 이끌어낸다는 발상이다. 11월 하순부터 공사를 재개해 2022년에 준공을 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해 부산일보(2018.11.29)는 ‘북항 오페라하우스 공사 재개, “전면 재검토” vs “적극 환영” 부산 문화계 또 찬반 논란’이란 제목의 기사를 내놓았다. 국제신문 이선정 부장은 ‘오페라하우스 찝찝한 건립 재개’라는 제목의 ‘데스크시각’ 칼럼(2018.12.5)에서 오 시장이 800억 원이나 되는 나랏돈을 단시간 내 확보한 것은 큰 성과이지만 시장의 발표가 한낱 ‘건물 짓기’에 그쳤다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특히 이 부장은 오페라 전문공연장을 짓겠다고 해놓고, ‘복합문화공간’으로 만들겠다는 발언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부산오페라하우스 조감도 [부산시 제공]
부산오페라하우스 조감도 [부산시 제공]

어쨌든, 부산시가 오페라하우스 공사재개를 선언한 이 시점에서 우리는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첫째, 부산 오페라하우스의 특징이 무엇인가가 나타나야 한다. 부산다운 오페라하우스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이왕 오페라하우스를 짓겠다고 하면 지금부터 ‘왜 부산에 오페라인가’에 대한 물음을 부산시는, 우리 부산시민은 물어야 한다. 그리하여 지금부터 ‘음악의 도시 부산’이라는 큰 그림을 세우고, 학교 교육에서부터 새로운 발상이 일어나야 한다. 오페라하우스는 유니버셜한 클래식을 통해 부산을 세계도시로 만드는 그랜드플랜이 돼야 한다. 껍데기 건물이 아니라 오페라하우스를 운영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

현재 북항 오페라하우스는 대극장 1800석과 소극장 300석 규모로 2008년 부산시와 롯데그룹이 건립기부약정을 체결한 지 10년 만인 2018년 5월 착공되었다가 민선 7기 오거돈 시장 체제가 출범한 지난 7월 공사가 중단됐다. 북항 오페라하우스의 설계는 이미 돼 있다. 그런데 이런 설계 공모를 하기 전에 부산시나 시민들의 의견을 모으고 부산의 미래에 대한 상상력을 발휘하는 노력이 절실했는데 지금은 앞뒤가 바뀌어 있는 게 참 안타깝다.

2013년 부산경실련의 부산시의원 공개질의서에서 나타났듯이 부산의 풍토에서 클래식보다는 대중음악이 훨씬 시민들에게 와닿는다는 점이다. 필자는 지금 추진 중인 오페라전용극장보다는 한류문화를 포함한 월드클래스의 종합아트센터로서 오페라, 클래식, 대중음악, 미술, 뮤지컬, 연극, 무용 등 ‘다이나믹 부산’을 나타낼 수 있는 ‘부산오페라시티 - 돌아와요 부산항에’(가칭)를 만들면 더 좋다고 생각한다.

부산시가 ‘부산형 복합문화공간’으로 오페라하우스를 생각한다면 복합뮤지컬공간인 일본 도쿄의 도쿄오페라시티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다. 1997년 콘서트홀, 리사이틀홀을 개관한 도쿄오페라시티는 6개의 극장 홀과 2개의 미술관시설을 가지고 있다. 클래식음악 전용 홀 ‘도쿄오페라시티 콘서트홀’, 20세기 이래 근현대미술관을 중심으로 한 도시형 미술관 ‘도쿄오페라시티 아트갤러리’ 외에 레스토랑이나 숍, 약 1만 명이 일하는 오피스빌딩 등을 갖춘 새로운 형태의 복합문화시설이다.

도쿄오페라시티는 신국립극장 및 주변 환경의 정비와 유효 활용을 목적으로 ‘비즈니스 존’ ‘예술문화 존’ ‘어메니티·상업 존’의 3개의 영역을 연관시켜 도시공간 창출을 지향하고 있다. ‘비즈니스 존’은 지상 54층 지하 4층, 234m의 초고층 오피스빌딩에 예술문화활동 관련 기업이 입주해 약 1만 명이 상주한다고 한다.

‘예술문화존’은 오페라, 발레, 현대무용, 뮤지컬, 현대연극 등의 신국립극장과 도쿄오페라시티 내에서는 2층 발코니를 가진 수용인원 1632명의 콘서트홀 및 풀오케스트라의 연습에도 대응할 수 있는 2층 풀타르홀, 전자미디어시대의 새로운 복합예술의 가능성을 모색하고 실천해 나가는 NTT인터커뮤니케이션센터, 아트뮤지엄, 주악당 등 뛰어난 아트 거점을 형성하고 있다.

‘어메니티 상업존’은 도쿄오페라시티와 신국립극장을 잇는 총길이 200m의 유리공간 ‘갈레리아’와 ‘아트리움’, 옥외광장 ‘선큰가든’ 등의 퍼블릭 스페스와 유기적으로 연계된 음식 서비스 공간에서 형성돼 있다.

둘째는 오페라하우스의 건립 비용 및 운영비에 관한 이야기이다. 오페라하우스의 규모를 지금보다 줄이고, 운영비가 적게 들도록 해야 한다.

부산 오페라하우스는 건립비도 문제이지만 연간 250억 원가량인 운영비가 엄청난 부담이 될 게 뻔하다. 김창욱 음악학 박사는 자신의 블로그 ‘부산 오페라하우스 건립, 무엇이 문제?’(2013.4)라는 글에서 부산 오페라하우스는 운영비 문제 확보가 가장 심각한 문제라고 밝혔다. 부산시의 재정자립도가 2000년 78.3%에서 2012년 57.4%로 내려간 상황에서 거액의 오페라하우스 운영비는 큰 부담이 될 것이란 게 골자이다. 운영비가 해결되지 않으면 오페라하우스는 '돈먹는 하마'로 골치덩이로 전락할지도 모른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필자는 다음과 같은 방안을 제안한다. 하나는, 롯데그룹이 건설비와 운영비로 추가 투자하고 그 대신 이름을 ‘부산 롯데오페라하우스’로 하는 방법이다. 지방정부가 기업이 공동운영하는 모델을 만들면 어떨까 싶다. 다른 하나는, 롯데그룹이 출연을 약속한  1000억 원을 바탕으로 규모를 줄여 '롯데오페라하우스'를 건립해 자체 운영하는 방안이다. 민간의 자율에 맡기는 게 부산문화 발전을 위해 더 나을 수 있다고 본다.

따라서 지금과 같은 상태라면 규모를 적정규모로 잡는 것이 중요하다. 2003년 8월 개관한 대구오페라하우스는 인근 침산동의 코오롱하늘채 아파트 건설의 대가로 제일모직이 기증한 것이다. 규모가 작지만 단일공연장으로는 국내 최초의 오페라전문극장이면서 기업메세나 활동의 모범적 사례로 기록되고 있다. 부산오페라하우스는 대구오페라하우스와 예산규모로만 보면 5배 이상 큰 규모이다. 그런데 시민 입장에서 보면 설계도가 너무 엉성하다. 부산시민과 비전을 나누는 ‘소통’이 필요한 때다. 오 시장이 밝혔듯이 ‘운영위’를 잘 활용해야 하는데 이 운영위에는 오페라 전문가는 물론 오히려 오페라하우스에 반대하는 지역 예술인의 목소리를 잘 담아내는 것도 중요하다.

오 시장이 약속한 운영위에 창조적 발상을 가진 많은 분들의 아이디어를 받아들여 적어도 6개월 정도는 콘텐츠에 대한 고민을 더 한 뒤 실질적인 공사가 이뤄졌으면 한다.

끝으로 오페라하우스의 운영시스템을 세계수준으로 높여야 한다. 오페라하우스를 건립한다면 부산은 세계적인 음악의 도시로 거듭나야 한다. 그런 준비를 해야 한다.

종래의 시립교향악단의 운영 수준과 다른 월드클래스의 운영시스템이 도입돼야 한다. 오로지 음악실력으로만 살아남는 ‘재오디션의 세계’가 펼쳐져야 한다. 마치 프로야구나 축구에서 1부, 2부 리그가 있듯이 세계적인 기량을 뽑낼 수 있는 그런 오페라단을 운영해야 한다. 선발과정에서의 투명성이 필요하다. 그리고 오페라하우스는 그야말로 오페라를 비롯한 종합예술대학이 돼야 한다. 일본의 비와호박물관은 고대호수인 비와호를 끼고 있는 박물관인데 호수학 관련 박사만 60명이 연구사로 재직하는 박물관대학이다.

그리고 부산에 있는 대학은 오페라하우스 건립 재개를 계기로 거듭나야 한다. 적어도 독립된 음악대학, 미술대학을 만들 수 있어야 한다. 아니면 한국예술종합학교의 융복합캠퍼스를 유치하거나, 부산시립 예술대학을 건립해 장기적으로 오페라하우스의 실무인력도 양성해야 한다. 지역의 예술 관련 기존의 학과를 좀 더 정치하게 재편성해야 한다.

그리고 글로벌화해야 한다. 음악의 도시 부산이 되기 위해서는 적어도 초중등학교에 ‘1인1기’의 악기를 다룰 수 있는 교육과정이 펼쳐져야 한다. 그래서 부산에서 공교육을 받은 사람은 어디 가든지 악기 하나씩은 다룰 수 있는 그런 ‘클래식 애호가’를 만들어야 한다. 앞으로 오페라에 대한 맛을 우리 부산시민이 볼 수 있도록, 아니 종합예술의 멋을 오감으로 느낄 수 있도록 ‘오페라하우스 사전 프로그램’이 제대로 짜여져야 한다.

북항 오페라하우스, 아니 부산오페라시티가 오페라와 같은 종합예술을 시민들이 향유할 수 있는 문화적 풍토를 만드는 데 기여하도록 해야 한다.

<경성대 교수·환경경제학자, 소셜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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