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외식업 스토리 (7)대박집 만들기 성공 사례
나의 외식업 스토리 (7)대박집 만들기 성공 사례
  • 김진석 김진석
  • 승인 2019.01.02 23:05
  • 업데이트 2019.01.02 23:0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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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수많은 실험 끝에 자체 개발한 무연화로. 연기가 가운데 홈통 속으로 빨려들어간다. 

서울 홍대 앞 명물 대박 집 '오잉크(Oink)' 창업 스토리를 소개하고자 한다.

창업을 결심하고 먼저 돼지고기집의 장단점을 써 봤다. 돼지 고기집의 장점은 경기를 잘 안 타고 창업비용도 많이 들지 않아서 조금만 개선하면 대박집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았다.

단점으로는 가게는 대개 지저분하고(당시 손님이 재떨이를 달라면 주인이 그냥 바닥에 털고 버리란다.), 메뉴는 단순한데 연기와 냄새는 많이 난다. 소도 4발 달린 가축이고 돼지도 4발 달린 가축인데 소고기는 등심, 안심, 제비추리, 차돌박이, 치맛살, 안창살, 살치살 등 여러 부위가 있는데 돼지고기는 삼겹살, 돼지갈비 정도뿐이고, 드물게 갈매기살 정도가 팔리고 있었다.

기존 일반 돼지고기집의 단점을 하나하나 개선하기로 했다. 우선 지저분한 가게는 카페 식으로 꾸몄다. 인테리어 공사 기간 동안 안이 안 보이게 현수막(오픈 날짜를 달력으로 만들어 하루하루를 지워 나가는 내용)을 크게 만들어 붙였다.

개업식 날 현수막을 걷어내자 가게 안의 인테리어가 카페로 보이니 지나가던 사람들이 카페인지, 무슨 가게인지 궁금하여 들어오는 것이었다. 오잉크라는 상호도 무슨 뜻인지 잘 모르겠는데다가 연기·냄새 잡는 연통도 천정에 주렁주렁 달려 있지 않으니 고기집이라고는 상상도 못하는 눈치였다.

메뉴의 단순함은 특수 부위들을 찾기로 했다. 돼지머리에서 200g밖에 안 나오는 뽈살이 맛있다는 건 알았는데 구할 방법이 난감했다. 무작정 마장동으로 달려갔다. 회사를 그만둔 지가 얼마 되지 않아 정장 차림에 현금 5백만 원을 들고갔다. 돼지머리 파는 곳을 찾아가 뽈살만 팔 수 없냐고 물었다가 이상한 사람 취급만 당했다. 고사용으로 팔아야 할 돼지머리를 뽈살만 떼어내면 나머지는 어떻게 파느냐는 것이었다. 현금을 선 지급 하겠다 해도 귀찮다는 듯이 바쁘다고 했다. 매일 찾아가 사정을 했지만 말도 못붙이게 했다

일주일쯤 지나니 그들 중 한 사람이 나를 불러 말했다. “사장님 그렇게 양복 입고 오시면 상대해줄 사람 별로 없을 걸요!” 다음날부터 청바지에 점퍼 차림으로 돌아다니니 내 얘기는 들어주는 사람이 늘었다. 하지만 뽈살만 떼어 팔겠다는 사람은 없었다. 처음 복장에 대해 지적해줬던 사람들이 근무하는 점포에서 그들이 끝나기만을 기다렸다. 퇴근하는 두 사람을 붙들고 무작정 소주 한잔 하자고 했다. 그들과 똑같이 마셨다. 권하는 잔을 피하지 않고 많이 마셨다. 동질감을 느꼈는지, 매일 찾아오는 내가 불쌍했는지 답을 알려줬다.

여기 마장동에 뽈살만 취급하는 대부가 있다. 많은 상인들이 그분께 신세를 졌다. 조 사장이란 분인데 그분 찾아가면 싸게 구할 수 있을 것이다. 다음날 바로 조 사장이라는 분을 찾아갔다. 창고에 뽈살만 10t을 가지고 있는 분으로 삼겹살 가격의 1/2로 얼마든지 공급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오잉크라는 특수부위 전문점이 탄생하게 된다.

하지만 직영점만 운영할 때에는 문제가 없었는데 가맹점이 늘어가니 문제가 생겼다. 강남에서 한강 건너 마포구 홍대 앞까지 오려니 너무 멀다는 단골에게 강남점도 있다고, 강남점에서 먹으라 했는데 얼마 안 가 그 단골 손님이 다시 홍대점을 찾아왔다. 강남점은 맛이 없다는 이유였다. 강남점으로 가보니 원인을 알 수 있었다. 뽈살을 돼지 머리에서 파내면 지방이 달려 나오는데 강남점은 원가 절감 차원에서 지방을 제거하지 않은 것이다. 뽈살의 살코기 부분의 부드럽고 쫄깃한 식감이 지방 때문에 미끈덕거리며 영 맛이 아니었다. 가맹 사업이라는 것이 어느 점포를 가나 똑 같은 맛을 유지해야 하는데 고민이 됐다.

김진석 상무
김진석 상무

단국대 식품공학과 교수로 있는 친구를 찾아가 사정 얘기를 했더니 자기가 잘 아는 도축장을 소개해줬다. 대전충남양돈축협이다. 레시피를 들고 내려가 뽈살을 양념까지 다해서 진공포장한 완제품을 만들었다. 이로써 품질관리(Quality Control)가 완성되었고 어느 가맹점에서나 똑같은 맛을 구현할 수 있었다.

끝으로 골칫거리인 연기와 냄새가 많이 나는 문제의 해결이다. 천정에서 내려오는 연통이 주렁주렁 달려 있으면 실내가 너무 정신 사납다. 손님 입장에서 함께 식사하는 친구의 얼굴도 잘 안 보여 대화하는 데 불편하다. 성수동, 왕십리를 돌아다니며 무연기구를 만드는 사장들을 만나봤지만 뾰족한 방법이 없었다. 그 중 한 분이 일본에는 ‘코브라’라는 제품으로 테이블 한 쪽에서 코브라가 똬리를 튼것 같이 연기를 빨아 들이는 게 있는데 그걸로 하면 인테리어도 깔끔하고 연기·냄새를 거의 잡는다고 했다.

하지만 코브라가 설치된 쪽에는 앉을 수가 없는 단점이 있었다. 고민 끝에 연통을 테이블 가운데 박으면 어떠냐 했더니 으아해 하는 표정들이었다. 석쇠에 구멍을 내자는 건데 쉬운 일이 아니었다. 석쇠도 주문 제작을 해야 하고 연기·냄새가 잘 잡힐지도 모르겠고. 그때부터 무연기구 사장님과 실험을 계속했다. 물리학을 전공한 나로서는 ‘베르누이의 정리’에 입각해서 실험을 계속 했다. 관이 넓으면 유속은 느려지고 관이 좁으면 유속은 빨라지는 원리를 이용해 연통의 넓이와 높이를 계속 바꿔가며 최상의 넓이와 높이를 찾아나갔다.

숯불로 고기를 구우면 연기가 나면서 고기를 감싸야 숯불 향이 배면서 고기의 맛이 좋아진다. 단, 손님한테는 연기가 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런 무연 기구를 만들기 위해 얼마나 많은 시행착오를 거쳤는지 모른다. 고기를 구울 면적을 넓히기 위해 연통을 작게 만들면 빨아들이는 힘은 좋지만 연기가 연통까지 가는 거리가 멀어 중간에 흩어지기 일쑤고, 숯불 향을 많이 배게 하려고 연통을 높이면 역시 거리가 멀어져 연기가 흩어지고... 사진에 보이는 높이와 넓이가 최적의 거리였다. 나중에 실제로 오잉크를 하면서 작동을 해보니 모든 테이블에서 동시에 가동했을 때에는 연기가 역류하는 테이블도 있었다. 그것도 또한 잘 다스릴 수 있는 노하우를 터득하게 됐다.

연기·냄새 안 나는 고기집으로 방송을 탔을 때 전국에서 약 500통의 문의 전화를 받았는데 가맹점 경쟁력 강화를 위해 오잉크 가맹점에만 설치해주고 외부에는 팔지 않은 것은 지금도 잘 한 일이라 생각한다. 친구들은 니가 무슨 사회적 기업도 아니고, 사기업의 목적은 이익의 극대화인데 쓸데없는 '잘난 체'였다고 힐난한다.

이와 같이 단점들을 다 해결하고 나니 개업 3개월 만에 줄을 서서 먹는 홍대 앞의 명물로 자리잡았고 이후 신문, 방송, 잡지에 소개되며 대박집의 반열에 오르게 됐다.

<Guardian Korea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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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호 2019-01-03 18:34:10
안정적인 주 식재료의 공급처 확보, 가맹점별 동일한 품질관리를 위한 노력 그리고 연기와 냄새 안 나는 고기집 운영을 위한 특화된 시스템 개발등 이들 모든 요소가 결합되어 차별화된 "오 잉크"가 만들어진 비결이었듯이 창업을 위해서는 못 보던 것을 보자. (See the unse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