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사(孤獨死)(하)
고독사(孤獨死)(하)
  • 조송원 조송원
  • 승인 2019.01.23 11:14
  • 업데이트 2019.02.08 11: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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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子思가 위衛나라에 거주하고 있을 때, 위나라 사람이 황하黃河에서 낚시질하는 것을 구경했는데 한 낚시꾼이 엄청 큰 도미 한 마리를 낚았다. 자사가 무슨 고기인가를 묻자 도미라고 하였다. 자사가 도미는 잡기 아주 힘든데 어떻게 잡았느냐고 묻자 이렇게 대답했다.

“나는 처음에는 방어만한 미끼를 넣었더니 도미는 보는 척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돼지고기를 큼직하게 썰어 미끼로 삼았더니 덥석 물었습니다.”

자사는 탄식하며 말하였다. “도미는 잡기 힘든 고기인데 먹을 것을 탐내다가 죽는구나. 선비는 도의를 품고 있지만 이익과 녹봉 때문에 목숨을 잃는다.”³⁾

(‘상’편에 이어)콘도 마코토 암 연구소장은 건강진단은 무용하다고 하면서, 그 건강진단으로 처방받는 약의 효용도 부정한다. 그러면 사람들은 어떻게 건강장수를 실현할 수 있을까? 첫째도 둘째도 자신의 몸을 믿는 것이다. 당신과 함께 있는 육체는 보통 의식할 수 없지만 뇌, 말초신경, 심장, 폐, 간장, 신장, 골수 그 외의 장기조직으로 되어 있는, 초절적인 정교한 구조이다. 이것들이 일분일초의 머뭇거림도 없이 환경, 식사, 운동, 스트레스, 심리 등에 대응하여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각자의 활동을 조절하고 있다. 장래 아무리 과학이 발달한다고 해도 이 조절기구의 완전해명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 만큼 정묘하다.

이 육체가 열심히 활동하고 있기 때문에 일상생활이 불편하지 않고 밥도 맛있는데 검사를 받아볼까, 등을 생각하는 것은 자신의 육체에 대한 불신 내지는 배반이다. 건강진단을 받아 병자로 전락하는 것도 자신의 몸을 신뢰하지 않은 응보라고밖에 생각되지 않는다.

그러면 검사와 약에서 벗어나 건강장수를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결론부터 말하면 ‘먹는 것’을 재검토하고, 생기 있는 생활을 하는 것이다.

‘먹는 것’으로는 육고기, 생선, 달걀, 우유 등 고단백질, 고지방의 식재료를 많이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본의 백세장수자는 예외 없이 육고기와 생선을 섭취하고 있었다. 큰 병을 앓고 있을 때에는 몸에 지방의 축적 유무에 따라 삶과 죽음이 갈라지기 때문이다. 젊은 세대는 야윈 것을 좋다고 하지만, 야윈 사람들의 총사망률이 높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장생을 위해서는 저축과 함께 저육貯肉에도 마음을 써야 한다.

생기 있는 삶이란 것은 충분히 머리를 쓰고 몸을 움직이는 생활이다. 요리와 청소 등의 순서를 기억한다거나 책을 읽는다거나 장기·바둑·마작 등의 게임을 하는 등 흔히 있는 일이라도 좋으니 부지런히 머리를 쓰면, 뇌의 신경세포가 자극을 받아 노망드는 일은 좀처럼 없다. 가사, 정원일, 산책 등으로 몸을 움직이는 것도 중요하다. 근육이 쇠하면 쓰러져 누워 자리보전하기 쉬우니 라디오 체조나 수영장에서의 운동 등도 시도하여 보면 좋겠다.

사람과의 교류도 노망 방지에는 중요하다. 가족, 지인, 친구, 이웃 등 누구라도 좋으니 인사하고 대화하는 것은 뇌를 자극하여 세포가 사멸하는 것을 막아준다. 주위의 사람들도 고령자와 교류를 주선하는 것이 남을 돕는 일이 된다.

이러한 노력을 하여도 사람은 언젠가 죽지 않으면 안 된다. 이상적인 죽는 법은 어떤 것일까? 나는 ‘덜컥 죽는 것’이 이상이다. 언제 죽음을 맞아도 좋도록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고 있다. 설령 일이 미완으로 끝나도, 이런 저런 것을 생각할 내 자신이 없게 되므로 후회가 남지 않을 것이다.

암은 사망하기 직전까지 자립할 수 있고, 머리도 말짱하다. 간호기간도 몇 개월로 짧아 주위에 그렇게 부담을 주지 않는다. 암으로 임종을 맞는 것이 고통스럽다고 생각하는 것은 치료를 받는 경우이다. 수술의 후유증으로 고통스럽고 항암제의 독성으로 괴로워하는 것이다. 완전 방치한 암은 고통도 없이 노쇠하여 죽는 것처럼 사망할 수 있다.

그러나 인생은 때로는 얄궂다. 암으로 죽고 싶어도 뇌졸중으로 앓기도 하고, 사고로 의식불명이 되는 수도 있다. 그럴 때 간호 받지 않고 죽는 방법은 없을까? 확실한 것은 물 보급을 끊게 하는 것이다. 사람은 아무것도 먹지 않아도 물만 마시고 있으면, 저육량(貯肉量)에 의존, 1개월 2개월이나 생명을 연장할 수도 있다. 그러나 물을 끊으면 고령자는 수일 만에, 젊은이도 2주 이내에 사망하게 되는 것이 보통이다(물 단절을 스스로 실행하여 존엄사의 수단으로 하는 나라도 있다.).

일본도 옛날에는 노인이 병상에 들어 자력으로 먹을 수 없게 되었을 때, 무리하게 먹이려 하지 않고 자연에 맡기는 관습이 있었다. 그러나 의료가 발달하여 병자들을 대부분 병원에 수용해 점적주사와 ‘위운동’으로 강제로 영양보급을 시킬 수 있게 되어, 누워서 자리만 보전하는 노인이 격증한 것이다.

스웨덴을 비롯한 구미 제국에서는 노인이 먹을 수 없게 되면 끝이다, 라는 사회통념이 있고 그래서 자리보전만 하는 노인이 적은 것이라고 한다. 본인이 의식이 없게 되었을 때나 중증의 노망이 발증했을 때 등은 굳이 점적주사 등의 의료개입은 그만두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미 여러 종류의 튜브가 환자에게 장치되어 있는 경우에는 주위의 판단으로 떼어내어도 된다, 음식물을 떠먹이지 않아도 된다, 는 등의 사회통념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모든 개입행위는, 본인은 무엇을 바라고 있을까, 그렇게까지 하며 계속 살고 싶을까, 하는 관점에서 개입 전에 그 시비를 검토하여야 할 것이다.

사회의 통념이 변혁될 때까지는 사람들은 자위自衛가 필요하다. 나의 자위책은 ‘Living Will(생전의 의사표명서)’을 써두는 것이다. 요점은 ‘무슨 일이 있어도 구급차를 부르지 말라’에 있다. 그러려고 하면 모르는 사람들이 구급차를 부르지 못하도록 가족과 이웃에 몇 번이고 다짐을 받아두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그렇게까지 하여도 현실적으로는 자리보전만 하는 병자가 되어 의료개입을 받고 오래도록 간호 받는 사태를 완전히 방지할 수는 없다.

이렇게 생각해 가면 최근 증가하고 있는 ‘고독사’도 실은 비참한 것은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고독사에 이르기까지에는 여러 가지 사정이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직전까지 자립할 수 있었기에 고독이고, 고독사라는 의미에서 죽는 방법으로서 이상적이지 않을까, 하고 다시 생각하고 있는 참이다.⁴⁾

마코토 소장의 이상적인 죽음, 곧 고독사에 대한 냉정한 평가가 가슴에 와 닿는다. 외롭게(孤), 혼자서(獨), 죽는다(死)는 고독사. 서글픈 단어가 셋씩이나 모여 이룬 합성어에 어이 온기를 느낄 수 있겠냐만, 이게 정녕 죽음의 엄연한 진면목이지 않은가.

오늘 하루를 영원같이 살아야지. 영원 같이 사는 오늘 하루, 바로 스러지더라도 후회를 남기지 않으니, 영원의 영속이 아니겠는가. 스피노자가 ‘내일 지구의 종말이 오더라도 나는 오늘 사과나무를 심겠다’고 했지. 누가 아니랄 수 있겠는가. 주어진 짧은 시간에, 세월에, 삶에 이보다 더 즐길 게 뭐 있던가.

이름이 없으니(無名), 빛도 없다(無明). 이름 없는 어둠이다. 내가 어둠이니 세상, 세상사, 만물은 빛이고 거울이다. 인식의 지평을 어디까지 넓힐 수 있을까? 무슨 대단한 성취를 욕망하지 않는다. 내 한계에 대한 자각이 신산한 삶 살아내는 밑거름이다. 용을 써도 오십 보 백 보이겠지. 마는 한 걸음 뗄 적마다 느끼는 희열이 내 삶의 추동력이다. 고작 아흔 아홉 보를 떼다가 무릎 꺾일지라도 무슨 회한이 남을까. 외롭게 혼자서 사그라질지라도 후회할 주체, ‘나’가 남아 있지 않으려니.

먼저 간 후배의 명복을 삼가 빈다.

※3)허명규 원저, 하위화 편저/김동휘 옮김, 『인경忍經』(신원문화사, 2007), 446~447쪽. 4)"건강검진이 우리를 불행하게 한다"…그 '불편한 진실' / 콘도 마코토 암 연구소장과 <건강검진이 우리를 불행하게 한다> 전문全文은 『국제신문』 인터넷판 2014년 11월 13일자에 실려 있습니다.

<작가·인저리타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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