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당 ‘달리‘ 인문기행 1 - '달리’ 길을 걷다 ④특별한 갤러리 이야기
인문학당 ‘달리‘ 인문기행 1 - '달리’ 길을 걷다 ④특별한 갤러리 이야기
  • 박선정 박선정
  • 승인 2019.03.06 21:49
  • 업데이트 2019.03.06 22:14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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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는 작가가 직접 작업하는 모습을 볼수있으며 작품 설명도 들을수있다
풀톤 크로싱 갤러리에서 작업하는 예술가. 이곳에서는 작가가 작업하는 모습을 직접 볼 수 있고 작품 설명도 들을 수 있다. 사진=박선정

샌프란시스코에서의 달리 인문기행 여섯째 날 ... 암스트롱 레드우드 공원 가는 길에 만난 특별한 갤러리  

일행의 최종 목적지는 암스트롱 레드우드 공원이었다. 승용차로 소노마 카운티(Sonoma County)의 국도를 달리던 중, 이층짜리 건물 외벽에 ‘Fulton Crossing’이라는 간판과 더불어 그림 몇 점이 걸린 허름한 건물 하나가 보였다. 뭐하는 곳이냐는 질문에 새언니 대답이, 이전에는 닭 도살장이었으나 지금은 예술가들의 작업실을 겸하는 갤러리로 탈바꿈한 곳이라 한다. 나의 격한 관심에 운전수(새언니)는 핸들을 돌려 이미 지나쳐 온 갤러리로 다시 돌아갔다.

갤러리를 들어서자 넓은 공간에는 가구와 예술품들이 빼곡히 자리 잡고 있었다. 이전에 닭 도살장이었음을 짐작하게 해줄 만한 건 남아 있지 않았지만, 전체적으로 공장이나 창고 같은 곳이었을 것이라고 짐작케 하기에는 충분했다. 갤러리 한쪽에는 이곳의 변천사를 잘 요약해서 보여주는 사진과 해설이 붙었는데, 그에 따르면 이곳은 1800년대부터 닭 도살장으로 사용된 곳이다. 2010년 문을 닫고 방치되었던 것을 2012년 지금의 갤러리 주인이 구입한 후 2년여에 걸친 개보수와 더불어 작가의 작품들을 전시함으로써 지역을 대표하는 예술 공간으로 재탄생한 공간이다.

풀톤 크로씽(Fulton Crossing) 건물 외관
풀톤 크로씽(Fulton Crossing) 건물 외관. 사진=박선정

풀톤 크로싱 아티잔 스튜디오 & 갤러리 앞에서 

1층 대부분의 공간은 전시 갤러리로서 다양한 회화 및 조각 설치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이들 작품과 더불어 골동 가구들이나 소품들도 전시 판매되고 있었는데 묘하게도 작품들과 콜라보를 이루었다. 2층은 1층에 비해 작은 공간인데, 예술가들의 작업공간이면서 동시에 그 작가들의 작품들의 전시공간으로 이용되고 있었다.

이 갤러리가 내세우는 대표적인 매력은 신진작가들에게 작업공간을 마련해 주고 이들이 작업한 것을 전시 판매해준다는 데 있다. 작가들은 저렴한 월세를 내고 작업공간을 대여할 수 있으며, 거기서 자신들의 작품을 전시하는 기회를 얻는다. 이 공간에서 판매한 작품의 20퍼센트를 갤러리에 내고(한국은 대부분 50 대 50, 또는 60 대 40의 비율로 갤러리와 작가가 나눈다고 한다), 그 금액을 제외한 나머지를 작가 자신의 수익으로 가질 수 있다. 관람은 무료이며, 관람객들에게는 작가들의 작품 창작 과정을 지켜볼 수 있도록 대부분 작업실이 열려 있고, 작가로부터 작품에 대한 친절한 설명도 들을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공간이 주는 편안함에서인지, 우리가 있는 동안에도 관람객들의 발이 끊이지 않았다.

갤러리에 전시된 작품들.

갤러리에 전시된 작품들.

갤러리에 전시된 작품들. 

개인적으로 나는 이곳에서 ‘작품 전시를 위한 2프로 차별화된 아이디어’도 얻어왔다. 1층 갤러리의 각 작품들 옆에는 그 작품에서 연상되는 유명한 시 구절이나 책의 한 구절이 나란히 붙었는데, 관람객에게 그 작품을 이해하는 또 다른 팁을 선사할 수 있는 듯했다. 내게 그것은 예술과 문학이 서로 손을 잡는 순간으로 다가왔다.

***길 가다 쉽게 들어갈 수 있고
거기서 한 소박한 예술가를 만날 수 있고
그와 더불어 편안히 예술을 얘기 나눌 수 있고
우리 집 벽에 예술 작품 하나 걸어놓고 싶다는
마음의 여유도 가지게 해 주는
그런 가난한 예술 공간 하나.

에머슨의 싯구
갤러리에 전시된 작품. 오른쪽에 작품의 이해를 돕는 에머슨의 유명한 싯구를 함께 붙여 놓았다. 사진=박선정

‘달리’의 두 번째 공간으로
영주동 산마루에다가 ‘달리 예술 공장’을 만들고 싶다는 욕망이 꿈틀거린다. 

예술가의 터치는 평범한 의자도 특별한 의자로 변모시킨다
예술가의 터치는 평범한 의자도 특별한 의자로 변모시킨다. 사진=박선정

화장실조차도 예술공간으로 변신해있다
이 갤러리는 화장실조차도 예술공간으로 변신했다. 사진=박선정

갤러리의 역사를 보여주는 사진이 걸려있다
갤러리의 역사를 보여주는 사진.

<인문학당 '달리' 소장·영문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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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2019-03-07 15:52:57
미세먼지로 우울한 가운데 숨통이 트이는 기행문. 부산에도 이러한 공간, 예술공장 달리를 기대합니다.

모퉁이 2019-03-10 15:49:51
공간의 역사성이 만들어 내는 연속과 단절의 미학!

물항아리 2019-03-18 17:42:49
이런 멋진 공간, 부산에도 만들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