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륜이 없어지지 않는 이유
불륜이 없어지지 않는 이유
  • 조송원 조송원
  • 승인 2019.05.12 17:39
  • 업데이트 2019.05.12 17: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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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 벽거울아, 누가 모든 영장류 중 가장 성적인 영장류인가?” 찾아볼 것도 없다. 바로 당신이다.*

표본 집단의 약 90%가 정식으로 짝을 짓게 되지만, 여자의 50%와 남자의 84%는 혼전 성교를 경험한다. 40세가 되면 결혼한 여자의 26%와 결혼한 남자의 50%가 혼외 성교를 경험한다. 공식으로 짝을 맺은 남녀가 완전히 갈라서는 경우도 있다. 우리 인간의 짝짓기 구조는 강력하긴 하지만, 결코 완벽하지 않다.**

다른 모든 고등 영장류와 마찬가지로 인간은 즐거움을 얻기 위해 섹스를 한다. 심지어 여자가 수태할 준비가 되지 않았을 때도 말이다. 침팬지와 다른 영장류들의 암컷은 배란기가 되면 생식기 주변의 맨살 부분이 붉어지고 부풀어 올라서 수태할 준비가 되었음을 광고한다. 그러나 인간은 여성 자신조차 자기 배란기를 모른다. 어떤 생물학자는 이러한 ‘은폐한 배란기’가 남성이 여성에게 더 충실하게 행동하도록 만들려고 진화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의 한 요양원에서 14년간 식물인간 상태로 있는 여성(29)이 아이를 출산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아메리카 원주민인 아파치족 출신인 이 여성은 14년 전 물에 빠져 익사 직전에 구조된 뒤 의식이 없는 상태로 병상에 누워 있었다. 간호사가 고통스러워하는 신음을 듣고 병상으로 달려갔을 때 이미 아이 머리가 나와 있었다. 의료진은 급히 제왕절개를 통해 남자 아이를 출산시켰다. 경찰은 성폭행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병원 직원들의 디엔에이(DNA) 샘플을 채취하는 등 수사에 나섰다.****

게으름 탓이리라. 올해도 답청踏靑의 운치와 여유를 누리지 못했다. 비용도 들지 않고, 시간은 선용인데 왜 선뜻 나서지 못한 것일까? 뭣에 ‘사로잡힌 영혼’이기에 비워둔 마음이 없었을까? 아쉬움에 연초록 끝물을 감상하러 드라이브를 한다. 하마 연초록이 짙은 녹음으로 옷을 바꿔 입으려 한다. 항상 제자리에 있으면서도 오고 가는 계절에 정직하게 반응하는 ‘스스로 그러한’ 자연自然이 경이롭다. 마음이 겸손해진다.

군데군데 새 집이 들어서 있다. 한 번씩 나서면 맞춤하다 싶은 곳에는 어느덧 새 집이 들어선다. 귀농이라기보다는 귀촌이다. 그러나 그보다 약간 후미졌으나 제법 너르고 주위 풍광이 괜찮다 싶은 곳에는 어김없이 ‘빌딩’이 덩달아 들어선다. 이름하여 ‘000 모텔’. 관광객을 먹고 재워주는 쓰임새는 아닌 것 같다. 돈은 돈 냄새를 기막히게 잘 맡는다. 저 모텔도 돈이 된다는 이야기인데, 이용객은 누구일까?

출처 : 픽사베이

나카노 노부코(中野信子)의 글이 퍼뜩 떠오른다. 일본 월간지 『문예춘추文藝春秋』에서 매년 연말에 다음해의 ‘논점 100’을 발표한다. 여기에 실린 꽤 비중 있는 글이다. 이 글을 통해 불륜과 관련한 사회적 함의에 대한 뇌과학적 설명을 들어보자.*****

요 몇 년, 저명인의 불륜에 대한 배싱(bashing·때리기·맹비난)이 매스컴과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습니다. 범법을 저지른 것도 아닌데 ‘사죄회견’을 요구받고, 의원 사직으로 내몰린 사람과 어쩔 수 없이 광고나 드라마에서 하차하는 케이스도 많이 있습니다.

게다가 불륜에 대한 사회의 눈은 해마다 엄격함을 더해가는 것 같이 보입니다. 실제 생활종합연구소의 조사(2016년)에 의하면, ‘불륜을 긍정할 수 있다’고 답한 사람은 10%로, 20년 전의 조사와 비교하면 반감했습니다.

그러나 예전에는 불륜이 붐이었던 시대도 있었습니다. 1980년대 전반에는 불륜이 테마인 드라마가 히트하여 ‘금요일의 아내 붐’, 90년대 후반에는 ‘실락원 붐’이 있었습니다. 불륜은 쿨하고 멋있는 일이 되어 있었던 것입니다. 요 몇 년도 실제는 불륜이 일본사회에 횡행하고 있는 것을 뒷받침하는 데이터가 복수의 사회조사에 의해서 보고되고 있습니다. 그런대 도대체 왜 일본인은 이렇게까지 타인의 불륜에 불관용하게 되었을까요?

대재해大災害와 불륜 때리기의 이상한 관계

본론에 들어가기 전에, 왜 불륜이 맹비난을 받게 되는 것일까, 그 구조를 봐 둡시다. 인류는 사회적 동물입니다. 국가, 가족, 회사, 학교라는 공동체에 의해서 인간사회는 성립되어 있습니다. 공동체는 그 자원을 증가시키기 위해서 구성원(개인)이 각기 일정한 협력을 하고, 공동체로부터 보답을 받는 것으로 유지됩니다.

그런데 그 중에는 공동체의 자원을 증가시키기 위한 협력은 하지 않고, 보답만을 받으려고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비근한 예로서는 탈세가 그 전형입니다. 이런 존재는 ‘프리라이더(free rider. 무임승객)’라 불립니다. 프리라이더를 방치하여 두면, 공동체는 위기에 빠져 버립니다. 그래서 프리라이더를 찾아내고 제어하는 기능을 공동체는 갖추고 있습니다. 프리라이더를 찾아내기 위한 모듈(module)로서는 ‘질투’의 감정이 이용됩니다. 현대사회에서는 주간지와 인터넷이 대단히 우수한 ‘프리라이더 색출 도구’로서 기능하고 있습니다.

불륜을 저지르는 남녀는 틀림없이 이 표적이 됩니다. 사회적 금기를 깨고 성적 쾌락 등 ‘맛있는 것’만을 향수하는 놈은 괘씸하다, 고. 게다가 불륜 커플에 격렬한 제재를 가하는 것이 공동체를 지키기 위한 ‘정의의 행동’이라고 믿고, 사람들은 철저히 때리기를 하는 것입니다. 또 이 ‘정의의 행동’에는 쾌락이 뒤따르는 구조도 우리의 뇌에 갖추어져 있습니다. 불륜을 발각하자마자, 사람들이 미친 듯이 기뻐하며 ‘때리기 축제’에 몰려드는 것은, ‘도덕적이지 않기 때문에’라는 관념적 이유에서가 아니라, 냉엄한 생물학적 메카니즘(mechanism·구조)에 의해 충동질된 것입니다.

그러면 왜, 유난히 근년에 불륜 때리기가 두드러지게 된 것일까요? 그 원인의 하나로 계속 발생하는 대재해가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견해가 있습니다. 공동체가 위기에 직면하면, 우리의 뇌 속에서는 ‘옥시토신’이라는 뇌내물질腦內物質에의 감수성이 높아집니다. 옥시토신은 불안을 감소시키고, 마음을 느긋하게 하는 효과를 가짐과 동시에, 연인과 가족 등 가까운 사람들에게 애착을 증가시키고, 집단을 일치단결시키려고 하는 활동을 합니다. 곤경을 극복하고 살아남기 위해서는 개인보다는 집단으로 맞서는 편이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또 옥시토신에는 ‘내집단 편견’을 높이는 효과가 있습니다. 내집단 편견은, ‘자신이 소속되어 있는 집단은 외부의 집단보다 우월하다’고 굳게 믿어버리는 인지認知의 왜곡현상입니다. 옥시토신에 대한 감수성이 높아지면, 공동체 내의 멤버는 결속을 강화합니다. 그리고 외부의 적을 공격하고 혹은 공동체 내의 ‘배신자’를 희생의 제물로 바침으로써 더욱 결속을 강하게 하려고 합니다.

대재해 등으로 공동체의 결속을 강화하는 현상은 인류사회에서 보편적이고, 그 자체로서는 오히려 긍정적인 측면이 있습니다. 다만, 부정적인 측면에도 유의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외국에의 적개심을 선동한다든지 내부의 반역분자를 숙청한다든지 합니다. 이것은 체제유지를 위해, 본능적으로 군중의 옥시토신에의 감수성을 높이려고 연출하는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렇게까지 극단적이지는 않지만, 불륜 때리기의 폭주는 그다지 건전하다고는 말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불륜은 없어지지 않는다

그러나 이 정도로 잃는 것이 큼을 알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불륜이 조금도 감소할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금후의 인류사회에 있어서 불륜이 없어지는 일은 아마 없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왜냐하면, 인류의 뇌구조와 유전자는 ‘일부일처제’에 맞춰져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근년 뇌과학의 극적인 진보에 의해, 성행동에 큰 영향을 미치는 유전자와 뇌내물질의 존재도 밝혀지게 되었습니다. 또, 한 사람이 가진 유전자 가운데 다만 한 개의 염기배열의 다름에 의해서, 성적 행동이 일부일처의 ‘정숙형’에서 ‘불륜형’으로 될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연구성과에 의해서 알 수 있는 것은 ‘인류의 뇌는 그다지 일부일처제에 맞춰져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애초 포유류의 세계에서는 일부일처형은 소수파입니다.

인류의 역사를 보아도, 일부일처제가 법률과 도덕으로서는 어쨌든 실태로서는 엄격하게 지켜져 온 적은 거의 없었다고 말해도 좋을 것입니다. 이뿐인가, 일부다처와 난혼亂婚을 허용하여 온 집단 쪽이 오히려 인구 유지에 유리한 측면도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과학적인 팩트(fact) 앞에서는 겸허해야 하지 않을까요?

※*데스먼드 모리스/김석희 옮김, 『털 없는 원숭이』(정신세계사, 1991), 5쪽. **앞의 책, 69쪽. ***로버트 윈스턴 책임편집/김동광·이용철 옮김, 『인간』(사이언스북스, 2006), 17쪽. ****옥기원, 「미 요양병원 ‘식물인간 여성’ 출산에 발칵」, 『한겨레신문』, 2019년 1월 11일. *****中野信子, 「なぜ不倫はなくならないのか」, 『2019年の論点100』, 122~12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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