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다형 시인의 ‘시 밥상’ (10)평사리의 봄밤 / 최영욱
전다형 시인의 ‘시 밥상’ (10)평사리의 봄밤 / 최영욱
  • 전다형 전다형
  • 승인 2019.06.22 09:09
  • 업데이트 2019.06.22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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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다형

평사리의 봄밤 / 최영욱

구례 지나
지리산이 전해주는 파르티잔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평사리 있다

하동 지나
섬진강이 전해주는 ‘토지’의 한 서린
이야기를 듣다보면 평사리가 있다

그곳에 봄이면 꽃이 피는데
그것도 무더기로 피워대는데

서울의 노동자 부부에게 한 소쿠리
부산의 중년 부부에게도 한 소쿠리

대전 광주에서 왔다는 팔팔한 젊음에게도
한 소쿠리 그것도 고봉으로 퍼주고선
밤이면 쓸쓸하다

햇 봄 묵은 정 다 퍼주고
신이 게으름 피운다는 윤이월 봄밤에
평사리가 참 쓸쓸하다

◇최영욱 시인은 『제3의 문학』으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평사리 봄밤』과 『다시, 평사리』가 있으며 산문집으로 『산이 토하면 산이 받고』가 있다.
현재 토지문학제 운영위원장과 하동 평사리문학관장과 이병주문학관장을 맡고 있다.

ⓒ전다형

▶지리산의 봄은 만화방창(萬化方暢)이다. 윤이월 구비 섬진강 둑길은 벚꽃천지다. 상춘객은 그 꽃길에서 무얼 읽고 갔을까? 시인은 야누스적인 지리산을 말한다. 이 시는 다 말하지 않고 다 말한다. 지리산은 할 말이 참 많기도 하리라. 못다 한 이야기를 한 소쿠리 고봉으로 퍼주고도 쓸쓸하기만 하다. 평사리의 봄밤이 왜 이렇게 슬프게 느껴질까? 고향의 ‘토지문학관’을 지키는 일이 소명이 된 시인의 시살이는 참새혓바닥을 닮은 녹차 잎이 향을 쟁여가는 시간이다.

평사리는 시와 정신의 뼈대를 이룬 곳이다. 평사리에 꽃 피는 봄이 찾아와도 무더기로 꽃이 피어나도 세상 사람들 삼삼오오 꽃그늘 이래로 몰려들어도 쓸쓸함은 사라지지 않으리라. 지리산은 아픈 역사의 현장이며 파르티잔이 마지막 격전을 치렀던 곳이다. 이데올로기 사이 대립과 갈등을 그린 한 서린 평사리 근⦁현대사의 진맥을 짚어주는 이 시를 어루만지며 읽는다. 

전다형

◇전다형 시인은

▷경남 의령 출생
▷부경대학교 대학원 국어국문학과 석사졸업, 박사수료
▷2002년 국제신문 신춘문예등단
▷시집 '수선집 근처'(푸른사상사)
▷연구서 '한하운 시 고통 연구'
▷제 12회 부산 작가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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