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세이건의 ‘태양광 돛단배(Light Sail)’, 마침내 항해를 시작하다
칼 세이건의 ‘태양광 돛단배(Light Sail)’, 마침내 항해를 시작하다
  • 이정훈 이정훈
  • 승인 2019.06.28 04:26
  • 업데이트 2019.06.28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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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개미'로 유명한 프랑스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2002년 펴낸 ‘파피용’에는 새로운 지구를 찾아 우주여행을 떠나는 우주범선이 등장한다. 이것은 태양과 같은 항성의 빛을 돛(solar sail)에 받아 추진력을 얻는다. 파피용은 프랑스어로 나비라는 뜻인데, 우주범선의 모양에서 따온 제목이다.

그런데 소설 ‘파피용’은 칼 세이건의 ‘라이트세일(Light Sail)’ 프로젝트에서 모티프를 얻은 것이다.

칼 세이건의 ‘태양광 돛단배(solar sail)’가 마침내 항해를 시작했다.

천문학자 칼 세이건이 주도해 40년 전에 설립한 행성협회(The Planetary Society)가 미래에나 가능할 것 같은 환상을 실현할 태양광 돛단배 라이트세일 2(LightSail2)를 성공적으로 발사했다. 6월25일 새벽 2시30분(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의 케네디우주센터에서 팰컨헤비로켓에 실려 우주로 날아올랐다. 라이트세일2는 다음달 2일쯤 본 궤도에 들어선다.

태양광 돛단배 라이트세일2를 실은 스페이스X의 팰컨헤비로켓이 발사되고 있다. NASA / Joel Kowsky

‘라이트세일’은 햇빛에 의해서만 추진력을 얻는 작은 우주선을 지구 궤도에 올려놓는 행성협회의 프로젝트다. 이것은 태양광 돛(solar sail)으로 움직이는 우주선 이름이기도 하며, 흔히 태양광 돛단배, 우주범선으로 불린다.

행성협회 수석 과학자이자 라이트세일 2 프로그램 관리자인 브루스 베츠는 “수년간 노력한 결과 우리는 발사에 열광하고 태양 항해를 고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라이트세일 2는 빵 한 덩이 정도의 크기를 가진 작은 위성으로 태양으로부터 나오는 광자(빛)가 부드럽게 미는 힘으로만 움직이도록 설계됐다. 1980년, 칼 세이건과 미우주항공우주국(NASA)의 동료 과학자 브루스 머레이(Bruce Murray), 그리고 공학자 루이 프리드만(Louis Friedman)은 행성협회(The Planetary Society)를 설립했다. 협회는 우주 탐사를 사람들에게 권장하고 알리는 것을 목표로, 2005년부터 라이트세일2의 운항방법으로도 알려진, 태양광 항해의 실현 가능성 연구에 들어갔다.

앞선 시험 우주선인 라이트세일 1(Light Sail 1)의 경우 초반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결과적으로 2015년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라이트세일 초기모델로부터 얻은 지식들은 라이트세일 2를 준비하기 위해 필수적이었다.

행성협회의 CEO인 빌 나이(Bill Nye)는 언론보도에서 “40년 전, 칼 세이건 교수는 우주 돛단배를 이용해 우주를 탐사하는 그의 꿈에 대해 얘기해왔다. 행성 협회가 그 꿈을 실현시켜나가고 있다.” 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전 세계의 수천 명의 사람들이 하나가 되어 임무를 도왔다. 그 사람들이 없었다면 이 일을 끝내지 못했을 것이다. 칼 세이건과 그의 동료들인 브루스 머레이 그리고 루이 프리드만은 우리 단체를 조직해 사람들에게 우주 과학과 탐험을 진전시킬 권한을 제공했다. 그리고 이제 마침내 성공적으로 발사했다”고 전했다.

행성협회는 만일 소규모 우주 위성인 큐브샛(Cube Sat)의 임무가 성공한다면, 태양을 이용해 지구의 공전 궤도를 높이는 최초의 우주선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빛의 운동량을 추진력으로 사용한다는 사실로부터, 큐브샛과 같이 작고 표준화된 우주선에 태양광 항해를 적용하는 것이 학술단체, 정부기관, 사설기관가 우주선을 조금 더 합리적인 가격에 구입할 수 있음이 증명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JOSH SPRADLING / THE PLANETARY SOCIETY
JOSH SPRADLING / THE PLANETARY SOCIETY

라이트세일 2는 조지아 테크(Georgia Tech)팀이 다른 우주선에 가까이 접근해서 운용이 가능한지 밝히기 위해 개발한 프록스-1(Prox-1)으로 알려진 수송 장치에 실렸다. 두 프로젝트(프록스-1과 라이트세일 2)는 수년 간 통합과정을 거쳤고 마침내 올해 초인 3월에 완전히 통합되었다.

라이트세일 2는 며칠 동안 궤도를 돈 후 우주선 양 옆에 달린 4개의 양면 태양광 패널을 펼친다. 이어 하루 뒤에는, 4개의 강화 폴리에스터 필름인 마일러(Mylar) 돛을 꺼낸다. 이들 돛을 펼치면 총 면적은 32m²에 달한다. 펼쳐진 돛은 매 공전 주기의 절반 동안 태양을 향해 이동한다. 정확한 위치에 놓이면, 돛은 태양광으로부터 부드럽게 밀려지는데, 행성협회는 미는 힘이 종이클립의 무게보다도 약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그러나 중력이 없는 공간에서는 큰 힘이 될 수 있다. 만약 라이트세일 1 로부터 얻은 경험이 맞다면, 돛을 배치한지 약 30일 뒤에 종이클립이 미는 힘이 축적되고 계속적으로 추진력을 얻어서 라이트세일 2의 궤도를 상당히 많이 높일 것이다.

한편 제2의 지구 후보로 꼽히는 행성 프록시마b를 탐사할 우주선으로 태양광 돛(solar sail)을 장착한 초소형 우주선 나노크래프트(nanocraft)가 과학학술지 네이처(Nature) 소개되기도 했다.

# 기사 출처 : ♠Planetary Society, LightSail 2 Has Launched!
♠Popular Mechanics, Carl Sagan's Solar Sail Is Finally Ready To Fly

<조송현 & 이정훈 객원기자·서울대 석사과정(물리학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