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휴먼전문가 서평 - 대변동 : 위기, 선택, 변화 / 재레드 다이아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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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12.15 23:02
  • 업데이트 2020.01.09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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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변동 : 위기, 선택, 변화
저 자 : 재레드 다이아몬드
서평자 : 이 백 농어촌연구원 전임연구원[baeglee@googlemail.com]

우리에게는 선택권이 있다. 역사에서 교훈을 얻는 방향을 선택하는 편이 더 낫다. 위기는 과거에도 국가를 곤경에 빠뜨렸고,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현대 국가와 현 세계는 앞으로 위기에 대응하려고 어둠 속에서 헤맬 필요가 없을 것이다. 과거에 효과를 발휘한 변화와 그렇지 않았던 변화가 올바른 방향을 제시해줄 것이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나라안팎으로 복잡하고 난해한 여러 위기를 겪고 있다. 위기에 대한 해결방안을 모색할 때 지침서가 될 만한 책이 출간되었다. 『총, 균, 쇠』, 『문명의 붕괴』, 『어제까지의 세계』의 저자인 세계적 석학 재레드 다이아몬드 교수가 6년 만에 최신작 『대변동: 위기, 선택, 변화』을 출판했다. 최근 한국을 방문해 독자들과 대화의 시간도 가졌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다이아몬드 교수의 역사학, 인류학, 지리학, 언어학, 생물학, 심리학 등 학문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들면서 개인과 국가가 맞닥뜨린 위기에 대처할 지혜와 해법을 만날 수 있다.

이 책은 총 3부, 11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부(1장)는 개인의 위기를 소개하면서 개인의 위기해결에 영향을 주는 12가지 요인과 이를 국가의 위기해결 요인으로 확대 적용해 12가지 요인을 제시하고 있다. 2부(2~7장)는 6개 국가(핀란드, 일본, 칠레, 인도네시아, 독일, 오스트레일리아)를 사례로 어떻게 위기를 극복했는지 설명하고 있다. 외부로부터의 위협에 갑작스런 격변을 맞이한 두 국가(핀란드와 일본), 내부갈등의 위기에 처한 두 국가(칠레와 인도네시아), 점진적으로 확대된 위기에 시달린 두 국가(독일과 오스트레일리아) 등 근현대의 격동기에 이들은 어떻게 위기를 극복했는지 자세히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마지막 3부(8~11장)는 일본, 미국 등 국제사회가 직면한 현재진행형 위기와 장래에 해결해야 할 과제들을 소개한다. 그리고 저자는 각 장의 마지막에 ‘위기의 기준틀’이라는 공간을 마련해 개인 및 국가적 위기 12가지 요인을 적용시켜 국가가 위기를 어떻게 극복했는지 다시 한 번 요약정리해주고 있다.

저자는 위기란 ‘일반적인 대처법과 문제 해결법으로는 극복할 수 없는 중대한 도전에 직면한 상황’이라고 정의하고, 국가적 위기 해결을 위한 12가지 핵심 요인을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

1. 국가가 위기에 빠졌다는 국민적 합의, 2. 무엇인가 해야 한다는 책임의 수용, 3. 울타리 세우기. 해결해야 할 문제를 규정하기 위한 조건, 4. 다른 국가의 물질적이고 경제적인 지원, 5. 문제 해결 방법의 본보기로 삼을 만한 다른 국가의 사례, 6. 국가 정체성, 7. 국가의 위치에 대한 정직한 자기평가, 8. 역사적으로 과거에 경험한 국가 위기, 9. 국가의 실패에 대처하는 방법, 10.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하는 국가의 능력, 11. 국가의 핵심 가치, 12. 지정학적 제약으로부터의 해방

1939년 소련의 대대적인 공격을 받은 핀란드는 자국의 힘으로 조국을 지켜야함을 깨닫고 철저하게 소련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파시키비-케코넨 원칙’이라는 정책을 추진했다. 이 정책에 따라 핀란드는 소련한테 핀란드 영토의 일부분을 내어 주고, 대통령부터 하위 공무원까지 직급에 맞는 소련공무원과 대화를 지속적으로 이어나가는 등 상호 신뢰관계를 구축하는 데 노력했다. 그 결과 오늘날 핀란드는 자유 민주주의를 유지하고 세계적 산업국가로 성장했다.

일본은 미국으로부터 개항의 요구를 받아 일본의 쇄국정책은 1853년에 종식됨에 따라 위기가 들이닥쳤고 1868년 메이지유신으로 선택적 변화를 반세기 동안 추진함으로써 위기를 극복하였다. 메이지 시대 일본이 펼친 서구화는 당시 일본의 상황에 적합하게 수정해 추진했다. 특히 법 체제, 국가 교육 체제, 헌법 확립의 경우, 하나 이상의 외국 모델을 수년의 실험을 통해 신중하게 적합한 모델을 채택했다. 그리고 일본은 전통적인 고유문화(유교적 도덕관, 황제 숭배, 민족의 동질성, 신도, 일본의 고유 문자 등)를 유지하도록 했다.

3부에서 저자는 일본과 미국이 처한 위기들을 소개한다. 현재 일본의 위기는 급격히 감소하는 출산율로 인한 인구 문제, 지나치게 많은 정부 부채와 자연 자원의 관리에 대해 지적하고 있다. 일본은 자원 빈곤국임에도 원양어업과 포경업에 대한 규제를 앞장서 반대하는 등 지속 가능한 방식의 자원 활용에는 적극적이지 않다고 평가한다. 그리고 한국 및 중국과 관련한 과거사 문제
에 대해 논하고 있다. 일본이 긍정적 미래를 맞이하기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시급한 과제라고 역설한다. 외부의 침략에 대한 사후 위기 해결 측면에서 독일과 일본의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독일의 빌리 브란트총리가 핀란드 바르샤바 게토를 방문해 나치의 전쟁 범죄를 인정하고 무릎 꿇는 등 진정성 있는 사죄를 했고, 독일 국민은 조국이 과거에 저지른 잘못을 인정하는 법을 배우고 있다. 반면, 일본은 역사시간에 제2차 세계대전을 거의 다루지 않는다. 오히려 두 발의 원자폭탄으로 약 12만 명의 일본인이 죽었다며 피해자로 자신들을 묘사하고 있다.

마지막 11장은 미래에 세계가 해결해야 할 과제로 핵무기 폭발, 기후변화, 세계적 자원고갈, 세계적 차원의 생활수준 불평등의 네 가지를 제시한다. 국제사회가 이 과제들을 해결하는데 도움을 주는 요인은 거의 없지만, 양자 간 협상과 다자간 협상, 지역별 국가 간 협정, 그리고 국제기관을 통한 세계협정은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선택하느냐에 따라 많은 것을 변화할 수 있다는 것
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역설한다. 저자는 냉철한 진단을 통해 우리의 위기상황을 명확히 확인하고, 인류가 함께 나아갈 미래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고 일관성 있게 주장한다.

2019년 10월 서울에서 열렸던 다이아몬드 교수의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한국의 가장 큰 위기는 북한이며, 해결 방안으로 핀란드의 사례를 소개했다. 한국의 평화와 위기를 해결하는 지름길은 북한과의 신뢰회복을 위해 지속적인 대화를 이어나가는 것이라고 했다. 또한 미국과 중국 간의 관계에서 러시아와 서방 사이에서 좋은 관계를 유지했던 핀란드를 들면서 한국의 상황과 이해관계에 따라 균형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위기는 마치 공기처럼 우리들 주변에 산재되어 있고 우리는 그 해결방안을 모색하면서 살아간다. 개인이나 국가는 완전히 변할 수도 없고 과거의 정체성을 규정하던 모든 것을 버릴 수도 없다. 물론 그런 변화는 바람직하지도 않다. 위기를 맞이한 개인과 국가 모두에게 중요한 것은 변화가 필요한 부분과 유지해야 할 부분을 명확히 알아내는 것이다. 개인적 위기에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사람, 한국의 위기에 대한 해결책을 강구하는 사람, 보다 나은 미래를 맞이하고 싶은 사람들이 일독하길 권한다. 이 책으로부터 많은 시사점과 깊은 울림을 받을 것이며 삶의 지침서가 될 것이다.

# 이 서평은 국회도서관의 승인을 받아 '휴먼전문가 서평'을 전재한 것임을 알려드립니다. http://hn.nanet.go.kr 02-788-4053 국회휴먼네트워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