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워드
N-워드
  • 조송현 조송현
  • 승인 2016.01.04 01:59
  • 업데이트 2016.12.20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N-워드

N-워드 논란을 일으킨 해리 리드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 N-워드 논란을 일으킨 해리 리드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

DNA의 이중나선구조를 밝혀 1962년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은 제임스 왓슨. 그는 생활고에 시달리다 못해 지난해 노벨상 메달을 크리스티 경매에 내놓았다. 노벨상까지 받은 학자가 생활고를 겪을 만큼 나락으로 떨어진 이유는 단 하나, 흑인 비하 발언 때문이었다. 왓슨은 2007년 영국 선데이타임스 인터뷰에서 '흑인의 지능은 백인보다 낮다'는 인종차별적 발언을 했던 것. 그 후 왓슨은 40년간 근무한 연구소에서 강제 퇴출되었고, 기업 이사회에서도 쫓겨났다. 뒤늦게 "내가 어리석었다"고 후회했지만 그는 미국과 유럽 사회에서 완전히 매장됐다. 미국에서는 내용은 차치하고 흑인을 뜻하는 니거(nigger), 혹은 니그로(nigero) 같은 단어의 언급 자체를 금기시한다. 언론에서는 인터뷰나 기사에 이들 단어가 들어있으면 아예 삭제하거나 'N-워드'로 표시한다고. 'N-워드'는 이들 단어를 뭉뚱그려 대신하는 말이다. 특히 정치권에서는 N-워드가 금기어가 된 지 오래다. 1948년 워싱턴포스트는 흑인비하 발언 정치인에 대해 "N-워드는 흑인(black people)에 대한 세련되지 못한 표현"이라고 비판할 정도. 정치인이나 유명인이 N-워드를 무심코 내뱉었다가 패가망신하거나 낭패를 당한 사례는 많다. 2008년 조지 앨런 전 버지니아 주지사가 연방상원의원 선거에서 대학시절 N-워드 사용 전력 등 인종차별적 발언으로 낙선했다. 프로레슬러 헐크 호건이 N-워드를 입에 올렸다가 퇴출됐는가 하면 축구선수 루이스 수아레스도 경기 도중 상대 선수에게 "검둥이와는 말 안 한다"는 등의 발언으로 8경기 출장 정지와 벌금 7000만 원의 징계를 받았다. 이스라엘 내무장관의 부인은 트위트에 '오바마의 커피는 까맣고 순하다'는 글을 올렸다가 N-워드를 연상케 하는 표현이라는 이유로 지탄을 받기도. 아프리카계 유학생의 얼굴색을 연탄에 비유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발언이 논란을 빚고 있다. 김 대표는 인종차별적 발언이라는 비난이 일자 트위터를 통해 사과했지만 파문은 누그러지지 않고 있다. 로이터 통신 서울특파원 제임스 피어슨은 트위터에 "어이가 없다, (인종차별적 발언으로 악명 높은 미 공화당 유력 대선 후보) 트럼프 같다"고 평가했다. 세계적인 망신이다. 우리나라가 다문화 사회에 들어선 지 이미 오래. 여당 대표이자 차기 대권 주자라는 사람의 인식이 아프리카계 유학생 얼굴을 보고 연탄이나 떠올리는 수준밖에 안 된다니 한심할 따름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