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확증편향 환자?
박근혜 대통령, 확증편향 환자?
  • 조송현 조송현
  • 승인 2016.11.22 17:22
  • 업데이트 2016.12.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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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확증편향 환자?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는 박근혜 대통령.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는 박근혜 대통령.

최순실 씨 국정농단 사건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확인됐다. 최근 검찰의 중간수사발표에서 박근혜 대통령-최순실 씨의 공범 관계가 밝혀졌기 때문이다. 설마 했던 시민들은 “아무리 친해도 그렇지 어떻게 일개 강남 아줌마에게 국정을 맡기다시피 할 수 있느냐?”며 충격을 감추지 못한다.

사태가 이 지경에까지 이른 것은 박 대통령이 다른 사람들의 말을 듣지 않고 최 씨의 말만을 듣고 따랐다는 방증이다. 일국의 대통령이라면 자신의 참모뿐 아니라 다양한 시민계층에 귀를 열고 여론을 수렴해 국정을 펼쳐야 한다는 것은 상식이다. 그런데 박 대통령은 국민 여론은 고사하고 참모의 말도 거의 듣지 않고 최 씨 한 사람한테만 의존했음이 드러났다. 이런 점에서 박 대통령은  ‘확증편향(Confirmation bias) 환자’가 아니었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확증편향’이란 인지심리학 용어로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 경향’을 말한다. 이는 자신의 신념이나 믿는 바를 유지하려는 본능이며, 자신의 믿음에 구멍이 뚫리는 것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갖게 되는 심리이다. 영국의 심리학자 웨이슨(Peter Wason)이 1960년에 제시한 개념이다.

누구나 사람들은 어느 정도 확증편향을 갖는다. 새누리당 지지자는 새누리당 후보의 정책만을 듣고, 민주당 후보의 공약을 아예 무시하는 경향이 있음은 누구나 안다. 최근 최순실 씨 사태에 관련해 SNS에서 나타나는 반응도 좋은 예다. 야권 지지자들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관련 소식이 넘쳐나는 SNS를 평소보다 더 자주 이용하는 반면 새누리당 혹은 박근혜 대통령 지지자 중에는 최근 SNS를 중단한 사람도 있다고 한다.

하지만 박 대통령의 경우 지금까지 드러난 최순실 씨와 관련된 사실로 볼 때 그 정도가 매우 심하다. 박 대통령은 확정편향의 증상이 심각한 ‘확정편향 환자’라 하겠다. 최 씨만를 절대적으로 믿었고, 또 이와 관련된 행위가 하등의 잘못이 아니라는 확증편향에 빠지지 않았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확증편향은 미신적 사고와 일맥상통한다. 즉 확증편향 심리가 강한 사람은 자신이 원하는 바를 합리적으로 따져보지 않고 미신(迷信)을 믿듯이 앞뒤 가리지 않고 믿는다는 것이다. 박 대통령이 최 씨에 대한 마음과 태도가 이런 것이었지 싶다.

박 대통령이 그동안 최순실 씨 관련 의혹에 대한 발언들을 보면 ‘확정편향 환자’ 심증은 더욱 굳어진다. 박 대통령은 지난 9월 22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최 씨 의혹에 관해 이렇게 말했다. “이런 비상 시기에 난무하는 비방과 확인되지 않은 폭로성 발언들은 우리 사회를 뒤흔들고 혼란을 가중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박 대통령의 발언은 제기된 의혹에 대해 단순히 부인하는 의사표시 이상으로 느껴진다. 자신이 평소 문제 없고 당연하다고 여긴 일에 대한 의혹 제기 자체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심리가 깔려 있는 듯하다. 잘못의 유무나 경중을 따져보겠다는 생각보다 아예 부정하고 보는 것이다. 그 의혹 자체만이라도 인정하는 순간 지금까지 지녀왔던 신념이 붕괴되기 때문일 것이다.

청와대 대변인의 멘트에는 박 대통령의 의중이나 지시가 들어 있다고 봐야 한다. 9월 20일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최순실 씨의 비선실세 의혹 보도에 대해 “일방적인 추측성 기사에 언급할 가치가 전혀 없다”고 했다. 다음 날에는 민주당 조응천 의원의 의혹 제기에 대해 정 대변인은 “근거 없는 찌라시보다 못한 폭로, 완전히 무차별하고도 근거 없는 폭로”라고 했다. 의혹의 실체가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한 10월 중순에 들어서도 부정의 기조는 변화가 없다. ‘일방적인 의혹 제기’(최 씨의 비밀회사 설립 의혹에 대해), ‘말도 안 되는 소리, 있을 수 없는 일’(최 씨의 박 대통령 연설문 고치기 보도에 대해) 등. 이들 거짓말도 최 씨에 대한 박 대통령의 확증편향을 드러낸 것이라고 볼 수 있겠다.

박 대통령과 청와대는 ‘최 씨와 공범’이라는 검찰의 수사결과에 대해 “상상과 추측을 거듭한 환상의 집”, “사상누각”이라며 반발하면서 검찰의 조사도 거부하겠다고 한다. 박 대통령은 아직도 자신이 듣고 싶은 것만 듣고, 보고 싶은 것만 보겠다고 한다.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이 잘못됐다는 국민의 목소리와 100만 퇴진 촛불을 들으려고도, 보려고도 하지 않는다. 심각한 확증편향 환자다. 아니, 아직도 미몽에서 깨어나지 못한 '미신자(迷信者)'라고 해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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