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유럽의 오늘과 내일을 이해하는 키워드, 포퓰리즘④--"세계화 OK, 이민자 NO!"
미국과 유럽의 오늘과 내일을 이해하는 키워드, 포퓰리즘④--"세계화 OK, 이민자 NO!"
  • 조송원 조송원
  • 승인 2016.11.22 23:15
  • 업데이트 2016.11.2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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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유럽의 오늘과 내일을 이해하는 키워드, 포퓰리즘④--"세계화 OK, 이민자 NO!"

2015년 2월 독일 드레스덴에서 열린 '유럽의 이슬람화를 반대하는 애국적 유럽인들(PEGIDA, 페기다)' 주최의 '반이민, 반이슬람' 시위. 2015년 2월 독일 드레스덴에서 열린 '유럽의 이슬람화를 반대하는 애국적 유럽인들(PEGIDA, 페기다)' 주최의 '반이민, 반이슬람' 시위.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가 활용한, 첫 번째이자 가장 중요한 이슈가 이민 문제였다는 것은 그리 놀랄 일은 아니다. 게이의 권리 같은 사회적 이슈에 관해서는 우파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라져 있었고, 세상의 흐름이 자신들에게 불리하다는 것까지 인정하고 있었다. 요즘 어떤 보수 정치인도 동성애자를 차별해야 한다고 주장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민 문제만큼은 포퓰리스트들끼리 의견이 일치하고, 적대적인 엘리트들의 반발을 사는 폭발적인 이슈이다. 포퓰리스트의 이민 문제에 대한 레토릭 배후에는 어떤 현실이 존재한다. 곧 우리는 진실로 대량 이민 시대에 살고 있다는 사실이다. 상품과 서비스와 정보의 세계화로 인해 세상은 바뀌었다. 이 세상을 변화시킨 세 가지 요인 각각은 제 몫만큼 대중들에게 고통을 주기도 했고, 거부를 당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사람의 세계화를 목도하게 되었고, 사람들은 더 강하게 더 본능적으로 더 감정적으로 그에 반발하고 있다. 서구 사람들은 외국의 상품과 아이디어와 예술 그리고 요리법까지 유입되고 있는 현실을 이해하고 받아들였다. 그러나 외국인 그 자체의 유입은 쉽게 이해할 수도, 기꺼이 받아들일 수도 없었다.

인류 역사의 대부분 동안에 사람들은 자기 출생지의 몇 킬로미터 내에서 살고 여행하고 일하다 죽었다. 그런데 최근 몇 십 년 동안에 서구 사람들은 생판 다른 땅에서 이질적인 문화를 가진 사람들이 대거 유입되는 사태를 맞게 되었다. 2015년에 세계적으로 약 2억5천만 명의 이민이 발생했고 6천5백만 명이 강제로 자기 삶터에서 추방되었다. 유럽은 이 중 7천6백만 명이나 되는 이민자를 받아들였는데, 걱정거리를 가진 대륙이 되었다. 그래서 이 걱정거리에 대한 대처 방법이 불평등이나 저성장 같은 이슈보다 유권자들의 선택에 훨씬 더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대중의 우려 수준은 이민자의 숫자나 특정 지역 출신의 이민자 집중과는 별 관계가 없음을 여론조사는 보여준다. 프랑스는 난민과 테러리즘과의 상관관계를 다른 유럽 국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한다. 독일도 지난 10년간에 걸쳐서 무슬림에 대한 부정적인 태도는 실질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그러나 대중의 공포와 이민자 유입 속도와는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것은 복잡한 상황 속에서 결정적으로 중요한 요소는 다름 아닌 정치라는 점을 시사한다. 곧 주류 정치인들이 시민들의 관심사에 유념하지 않거나 적절히 대처하지 못하는 나라에서는 공포와 잠복해 있는 편견을 부추기는 정상배에 의해 포퓰리즘이 기승을 부리게 된다.

이에 반해 적극적으로 자신감을 갖고 현실에 소용이 닿는 리더십으로 이민 문제와 국민 통합을 잘 관리하는 국가에서는 포퓰리스트가 발붙이지 못한다. 이 점에서는 캐나다가 역할 모델이다. 이 나라는 인구의 1%에 가까운 30만 명 이상의 이민을 받아들이지만 반발이 거의 없다.

확실히 포퓰리스트는 자신의 주장을 정당화하기 위해 종종 사실을 왜곡하고 날조하기까지 한다. 미국으로 유입되는 멕시코 이민자는 최근 몇 년 간 줄어들고 있다. 다른 말로 하면 불법 이민자 문제가 증대하기는커녕 사실은 감소하고 있다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옹호자들은 대중을 겁박하려고 현혹시킬 만한 통계나 노골적으로 거짓통계를 많이 사용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 문제를 단순히 선동 정치인의 조작이라고 치부해 버리면 안 된다.

역사적으로 항상 유럽으로 많은 이민자들이 들어갔다. 미국의 경우, 외국 태생의 미국인 비율이 1970년에는 5%에 못 미쳤는데 오늘날은 거의 14%로 증가했다. 최근 좀 약화되긴 했지만, 미국으로서는 불법 이민자는 골치 아픈 현실 문제이다. 여러 나라에서 이민 문제를 관리하고 이민자를 자국민으로 통합시키기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고안된 제도들이 망가지고 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이 정부들은 이를 시정하려 하지 않는다. 값싼 노동력에 대한 경제적 이익 때문인지, 공무원들이 멍청하게 보이거나 외국인 혐오증 환자로 비칠까봐 두려워하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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