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헌 주면 탄핵 줄게?’…“촛불에 깔려 죽을 것”
‘개헌 주면 탄핵 줄게?’…“촛불에 깔려 죽을 것”
  • 조송현 조송현
  • 승인 2016.11.27 18:21
  • 업데이트 2017.02.0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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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헌 주면 탄핵 줄게?’…“촛불에 깔려 죽을 것”

'개헌 조건부 탄핵'의 부당성을 강조한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 '개헌 조건부 탄핵'의 부당성을 강조한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부산 해운대갑)이 정말 시원한 발언을 했다. 하 의원은 27일 TV조선에 출연해 “탄핵에 개헌을 조건으로 내거는 사람들도 촛불에 깔려 죽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날 자신의 트위터에도 이 같은 취지의 글을 올리고 “저도 개헌 지지자이지만 개헌과 탄핵은 분리해야 한다”고 했다. 하 의원은 “당 내에서 친박 외에도 ‘개헌 조건부 탄핵’ 이야기를 하는 등 아직 정신 못 차리고 있는 분들이 있다”며 김무성 전 대표와 정진석 원내표를 겨냥했다. 개헌 조건부 탄핵은 탄핵에 반대하는 친박 입장과 사실상 다를 게 없다는 게 하 의원은 주장이다. 새누리당을 탈당한 남경필 경기도지사도 하 의원처럼 ‘탄핵-개헌 연계 불가’ 입장을 밝혀 주목을 받았다. 남 지사는 2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탄핵과 개헌을 연계하는 것은 탄핵을 피해보려는 꼼수도 섞여 있고,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고자 하는 어리석음도 들어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탄핵과 개헌은 별개의 문제”라며 “개헌은 탄핵정국 이후에 새롭게 시작하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이것이 여당 (출신) 정치인으로서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농단에 대해 최소한의 책임을 지는 자세다. 26일 서울에서만 무려 190만 개의 촛불이 박 대통령의 퇴진을 외친 상황이라면 더욱 더 그렇다. 그러나 하 의원이 밝혔듯이, 새누리당 내의 비박계 의원 중에 탄핵을 개헌과 연계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는 것은 우려를 넘어 개탄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하 의원 표현대로 아직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는 의원들이 적지 않은 것이다. 탄핵은 국민의 명령이다. 이건 분명히 인식할 필요가 있다. 이것은 이미 백일하에 드러났듯이 박 대통령 국정농단의 대가이다. 국민 주권의 원리에 따라 대통령과 의원들은 국민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 현 상황에서 여당 의원은 국민의 명령에 따라 탄핵 소추안을 의결하는 것이 최소한의 책임을 다하는 것이다. 일단 친박들은 구제불능이므로 논외로 치자. 비박계 일부 의원들이 ‘개헌 조건부 탄핵’을 내세우는 것은 본질을 흐리고 책임을 회피하려는 꼼수 같은 행동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탄핵에 앞장서겠다면서도 실제 마음은 개헌에 가 있는 듯한 김무성 전 대표도 예외는 아니다. 그는 생뚱맞게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탄핵과 개헌을 함께 추진하겠다고 했다. 김 전 대표는 이번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로 단정하고 내각제 개헌을 추진할 요량으로 ‘친박-친문’을 제외한 모든 세력과 연대하겠다고 한다. 내각제 개헌을 위한 연대 추진은 정치적 자유에 속한다. 하지만 김 전 대표는 분명히 해야 할 것이 있다. 첫째, 대통령 선거 불출마 선언과 내각제 개헌은 도대체 무슨 관계인지 해명부터 했으면 좋겠다. 내각제엔 대통령 자리가 없으니 출마하려 해도 못하는데 굳이 불출마 선언을 했는지 모르겠다. 둘째,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은 제왕적 대통령제 폐해가 아니라 새누리당이 대통령의 시녀를 자처해서 벌어진 일이다. 그래서 새누리당 대표를 지낸 정치인으로서 박-최 국정농단의 책임을 분명히 자각하고 져야 한다. 셋째, 그 책임의 하나로 탄핵에 앞장서겠다고 밝힌 만큼 탄핵안이 국회를 통과하는 데 실질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 ‘개헌 조건부 탄핵’ 논의는 책임 회피이자 국민 우롱 처사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개헌 논의 없는 탄핵은 벼락치기 정권교체 시도”라는 발언도 국민의 명령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나온 것에 불과하다. 탄핵 명령은 국민이 내렸다. 다시 강조하지만 박-최 국정농단 사태는 박근혜-새누리당 정권이 잘못해서 일어난 일이다. ‘탄핵은 벼락치기 정권교체 시도’라는 발언은 정 원내대표가 국민의 의사와는 아랑곳 않고 ‘정권 유지’에 집착하고 있음을 드러낸 것에 다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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