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릴레이는 어떻게 낙하운동법칙을 발견했을까?
갈릴레이는 어떻게 낙하운동법칙을 발견했을까?
  • 조송현 조송현
  • 승인 2017.03.11 20:32
  • 업데이트 2018.08.22 17: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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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릴레이는 어떻게 낙하운동법칙을 발견했을까?

청동구슬의 경사면 낙하운동 실험 장면을 그린 그림. 검은색 코트를 입고 손으로 책을 가르키는 사림이 갈릴레이.  by G. Bezzuoli,, 1841. 출처: 케플러 테크 랩
청동구슬의 경사면 낙하운동 실험 장면을 그린 그림. 검은색 코트를 입고 손으로 책을 가르키는 사림이 갈릴레이.  by G. Bezzuoli,, 1841. 출처: 케플러 테크 랩

우주관 오디세이 - 갈릴레이, 낙하운동법칙을 발견하다

갈릴레이는 낙하운동이 어떻게 이뤄지는지를 처음으로 정확하게 밝힌 사람입니다. 그는 사고실험을 통해 아리스토텔레스의 낙하운동 가설이 오류임을 지적했을 뿐 아니라 실험을 통해 정확한 낙하운동법칙을 정립했습니다. 이를 통해 그는 ‘관성의 법칙’의 발견(비록 오류로 판정났지만)까지 나아갔습니다.

갈릴레이는 낙하운동법칙을 세우기 위해 다음과 같은 멋진 실험에 착수했습니다. 그는 청동으로 만든 구슬이 경사면을 ‘낙하하게’(굴러 내려가게) 했습니다. 경사면은 나무판이었고, 그 판에는 일정한 간격으로 작은 홈을 팠습니다. 그래서 청동구슬이 이 나무판에 굴러가면 일정한 길이마다 소리가 나게 됩니다. 갈릴레이는 청동구슬이 일정 시간 동안 굴러가는 거리를 재는 실험을 했습니다. 중력에 의한 물체의 자유낙하는 속도가 너무 빨라 측정하기 힘들기 때문에 경사면으로 중력을 ‘희석시켜’ 측정할 수 있는 속도로 굴러 떨어지게 했던 것입니다.

갈릴레이가 이 장치로 청동구슬이 일정 시간에 굴러 내려가는 거리를 어떻게 측정했을까요? 당시에는 오늘날처럼 정밀한 시계가 없었는데 말입니다. 과학사 학자인 드레이크(S. Drake)는 갈릴레이의 실험일지를 통해 해답을 발견했습니다. 자신이 노래(민요)를 불러 시간을 측정했다고 합니다.

갈릴레이는 박자가 일정한 민요를 부르면서 청동구슬을 나무판에 굴렸습니다. 그리고 첫 박자에 청동구슬이 구른 거리, 두 번째 박자에 구른 거리, 세 번째 박자에 구른 거리(…)를 잰 것입니다. 아마 조수가 한 사람쯤 있었던 것 같습니다. 나무판에 홈을 낸 것도 쉽게 거리를 재기 위함이었습니다.

이처럼 일정한 박자에 청동구슬이 경사진 나무판을 굴러간 거리를 재어보니 아래로 내려갈수록 간격이 넓어졌습니다. 그리고 그 간격은 시간(박자)의 제곱에 비례하여 커지는 것을 발견한 것입니다. 이런 현상은 경사면의 각도에 관계없이 나타났습니다. 즉, 청동구슬은 경사각에 따라 일정한 가속도(등가속도)로 움직인다는 것입니다.

갈릴레이는 이 실험을 통해 청동구슬이 굴러간 거리 S와 걸린 시간 t 사이에 S=at²의 관계식이 성립한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a는 기울기에 따라 달라지는 비례상수인데, 경사각이 90도 즉, 자유낙하일 때는 g/2(g=중력가속도)가 됩니다.

드레이크는 1970년대에 토론토 대학에서 갈릴레이의 실험을 재연했습니다. 갈릴레이 실험의 측정값이, 갈릴레이가 활동한 파도바 지역의 중력가속도 980.7cm/s²에 놀랍도록 가깝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갈릴레이는 이처럼 경사면을 굴러 내리는 물체를 연구하면서 일반적인 운동에 적용되는 중요한 두 가지 법칙을 발견했습니다. 그 하나는 경사면의 각도와 관계없이 청동구슬이 등가속도운동을 한다는 사실입니다. 또 다른 하나는 청동구슬을 경사면 아래에서 위쪽으로 굴릴 경우 등감속도운동을 한다는 사실입니다. 경사면의 경사를 크게 또는 작게 변화시키면 가속도도 커졌다 작아졌다 합니다. 또 가속도가 생기지 않는 각도 있는데, 그 각은 0, 즉 경사가 전혀 없는 수평면입니다.

갈릴레이의 경사면 낙하운동 사고실험 개념도. 마찰이 없을 경우, 경사면을 내려온 구슬은 경사면 각도에 관계없이 같은 높이만큼 올라간다. 만약 경사각이 0도(수평면)일 경우 일정 높이에서 내려온 구슬은 영원히 등속운동을 할 것이라고 갈릴레이는 생각했다.
갈릴레이의 경사면 낙하운동 사고실험 개념도. 마찰이 없을 경우, 경사면을 내려온 구슬은 경사면 각도에 관계없이 같은 높이만큼 올라간다. 만약 경사각이 0도(수평면)일 경우 일정 높이에서 내려온 구슬은 영원히 등속운동을 할 것이라고 갈릴레이는 생각했다. 그런데 갈릴레이의 오류는 구슬이 지구의 표면을 따라 한 바퀴 원을 그리면서 돌아올 것이라고 생각한 데 있다. 마찰이 없을 경우 직선(평면)으로 영원이 움직일 수는 있으나 원을 그리며 영원히 움직일 수는 없다. 원운동은 구심력과 관성력이 합성된 운동이기 때문이다.   

갈릴레이는 이를 통해 다음과 추론을 해보았습니다. ‘수평면 위를 구르는 청동구슬에 가속이나 감속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이 구슬은 영원히 일정한 속도로 구를 것이다. 즉, 구슬의 속도를 변화시키는 어떤 힘(마찰이나 위를 향한 비탈면)이 없으면 수평면 위를 구르는 구슬은 영원히 등속운동을 할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 이론에 따르면 끊임없이 힘이 작용할 때에만 물체는 등속운동을 합니다. 그러나 갈릴레이는 경사면 실험을 통해 중력을 받고 있는 물체는 등속운동이 아니라 등가속도운동을 한다는 사실이 확인한 것입니다. 물체는 방해를 받지 않은 한 속도가 지속되고, 여기에 중력에 의한 속도가 덧붙는다는 것입니다.

만일 중력이 차단될 수 있다면, 물체는 그때까지 유지하고 있던 속도로 운동을 계속할 것입니다. 갈릴레이의 청동구슬이 빗면의 밑바닥에 도달했을 때 이런 현상을 보였습니다. 청동구슬은 매끄러운 수평면 위를 일정한 속도로 운동을 계속할 것입니다. 이러한 고찰로부터 갈릴레이는 ‘힘이 작용하지 않는 한 물체는 정지 또는 등속운동 상태를 지속한다’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이른바 ‘관성의 법칙'입니다.

그러나 갈릴레이는 치명적인 오류를 범했습니다. 갈릴레이는 수평면이 지구의 표면과 평행을 이루고 있으므로 수평면 위의 한 직선을 지구의 둘레를 따라 이으면 완전한 원이 될 것이라고 가정했습니다. 따라서 저항과 외부의 힘을 전혀 받지 않는 상태에서 물체는 영원히 원 궤도 운동을 할 것이라고, 그것이 자연법칙이라고 생각한 것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갈릴레이의 명백한 오류입니다. 지구 표면과 평행을 이루는 수평면 위의 ‘직선’은 완전한 직선이 아닐 뿐 아니라, 원 궤도 운동은 등속운동이 아니라 등가속도운동이기 때문입니다.

이즈음 갈릴레이는 낙하운동에 이어 투사체(projectile)의 포물선 운동에 대해서도 탐구했습니다. 경사진 나무판을 굴러내려 온 청동구슬이 탁자 위를 굴러가다 방바닥에 떨어질 때 어떤 궤적을 그릴까 하는 생각으로 이어진 것입니다. 그는 청동구슬의 궤적은 포물선을 그릴 것이라고 추정했습니다. 그리고 측정과 계산을 통해 구슬이 비행거리와 상관없이 항상 포물선을 그린다는 것을 검증했습니다. 이 발견을 통해 그는 약간의 명성을 더했습니다.

갈릴레이가 투사체의 운동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사회적 배경과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당시 서유럽은 크고 작은 전쟁이 끊이지 않던 시기였습니다. 특히 대포를 비롯한 화기의 사용이 보편화된 때였습니다. 그런데 대포의 위력을 강화하기 위해선 포탄의 정확한 비행 궤적을 알아야 했습니다. 이른바 투사체 운동을 밝히는 문제는 국가적인 문제였던 셈입니다.

갈릴레이는 자신의 발견을 직접 적용해 화포의 조준기술을 개량했습니다. 그가 총알과 포탄의 궤적이 포물선이라는 사실을 밝혀낸 것은 1610년 전후 파도바대학 교수시절입니다. 17세기 초반까지만 해도 많은 사람들은 여전히 대포에서 발사된 대포알은 일정한 거리를 직선으로 날아갔다가 갑자기 수직으로 땅에 떨어진다고 생각했습니다.

관찰력이 뛰어난 사람들은 대포알의 궤적은 곡선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갈릴레이의 작업 전까지는 어느 누구도 그 곡선의 형태가 속도와 대포알의 무게와는 상관없이 항상 같다는 사실은 미처 모르고 있었습니다.

갈릴레이는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가는 포탄이 두 가지 운동을 동시에 하고 있음을 간파했습니다. 비행 물체가 겪는 운동은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중력에 의한 수직방향의 가속낙하운동이며, 다른 하나는 수평방향의 등속운동입니다.

갈릴레이는 경사면 실험을 통해 수직방향은 등가속도운동임을 확인했습니다. 그는 또 같은 실험에서 경사면을 굴러내려 와 탁자 끝에서 날아간 청동구슬의 수평비행거리는 경사면을 급하게 하여 청동구슬의 수평속도를 높일수록 길어진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그러므로 날아가는 동안 청동구슬은 처음의 수평방향 속도를 그대로 유지하는 것입니다. 수평속도와 수직속도는 합성되어 청동구슬의 반포물선 궤적을 만드는 것입니다.

갈릴레이는 수직속도와 수평속도의 합성 원리를 적용해 지상의 대포에서 발사된 포탄의 궤적은 완전한 포물선이라는 사실을 이론적으로 추론했습니다. 또 대포를 45도로 조준했을 때 포탄이 가장 멀리 간다고 논증했고, 증명했습니다.

갈릴레이는 물리적 현상에 대한 수학적 설명을 시도했습니다. 갈릴레이는 연구를 단순화하여 문제의 핵심을 찌르기 위해 측정이 가능한 양일지라도 중요하지 않은 것은 고려의 대상에서 제외시켰습니다. 그는 중력에 의한 물체의 낙하실험을 하면서 공기 저항의 영향을 무시한 것이 대표적입니다.

갈릴레이는 또 잘 다듬어진 빗면과 매끄러운 청동구슬을 사용하여 실험조건을 ‘수학적’으로 만들었습니다. 이렇게 하여 비로소 특수한 실험조건을 초월한 지식, 즉 중력을 받아 낙하하는 모든 물체의 기본적 작용을 설명하는 낙하법칙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그로부터 추상적 이론의 구조를 부여하고 실험을 통해 검증이 가능한 예지적 결론을 주는 이른바 수학적 증명이 응용될 수 있었습니다. 갈릴레이를 근대과학의 창시자로 일컫는 것은 이 때문입니다.

낙하운동이 ‘어떻게’ 이뤄지는지는 밝혀졌습니다. 이제 남은 것은 물체가 ‘왜’ 떨어지는지를 알아내는 것입니다. 이에 대한 해답은 갈릴레이가 죽은 해에 태어난 뉴턴이 제시했습니다.

<'우주관 오디세이' 저자·인저리타임 편집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