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권을 바라보는 일본의 두 시선⑤ “냉전적 이분법 해소가 역사적 소명”
문재인 정권을 바라보는 일본의 두 시선⑤ “냉전적 이분법 해소가 역사적 소명”
  • 조송원 조송원
  • 승인 2017.07.17 16:05
  • 업데이트 2017.07.1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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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권을 바라보는 일본의 두 시선⑤ “냉전적 이분법 해소가 역사적 소명”

문재인 대통령 신한반도 평화구상 지난 7월 6일 독일 베를린에서 신한반도 평화구상을 밝히는 문재인 대통령.

인류사에 유례를 찾기 힘든 ‘촛불혁명’의 연장선상에 문재인 정권이 들어섰다. 시민혁명을 역사상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일본은 우리의 이 역사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일본의 보수와 진보 진영은 같은 너무나 판이하게 해석한다. 보수성향의 월간지 《문예춘추》와 진보성향의 월간지 《세계》를 통해 다섯 차례에 걸쳐 살펴본다.<편집자 주>

시리즈 마지막인 이번 기사는 ‘소수 여당’의 대통령, 냉전형 이념 대립, 미・중 샌드위치, 한일 관계 등 문재인 정부가 처한 국내 정치적, 외교적 환경과 전망에 대한 《세계》의 분석을 담았다.

《세계》는 여소야대라는 정치적 환경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매우 어려움을 줄 것이라고 진단하면서 내년 지방선거에서 반드시 승리해야만 향후 정국의 주도권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계》는 미국과 중국의 틈바구니에서 어떻게 남북관계를 개선하느냐가 문재인 정부 외교의 핵심 과제라고 분석했다. 즉 미국, 중국과 협의해 나가면서 토대를 확실히 한 후 북한과 대화의 가능성을 모색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미중 관계와 관련해 《세계》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중압박일변도는 아니며 미중 관계의 새 틀을 짜려는 의지가 있는 만큼, 그에 따라 사드 문제에 따른 중국의 압박이 새로운 국면을 맞을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을 제시했다.

한일 관계의 현안인 ‘위안부 합의’에 대해 《세계》는 문재인 정부가 파기나 재협상보다 ‘재검토’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전망했다. 박근혜 정부의 진행 방식이 불투명했기 때문에 그 프로세스를 검토하고 싶어 한다는 분석이다.

특히 《세계》는 한국 정치를 가장 속박하고 있는 것은 보수-진보, 친북-반북의 냉전적 이분법이라며, 내정과 외교에서 이를 어떻게 해소할 것인가가 세 번째 진보정권인 문재인 정부의 역사적 과제라고 평가했다.

다음은 ‘한국, 세 번째 진보 정권 탄생의 의미’라는 제목의《세계》 2017년 7월호 대담기사이다.일본 월간지 <세계> 7월호

대담 : 이종원(와세다대학대학원 아시아태평양연구과 교수·국제정치·동아시아 국제 관계론·이하 “이 교수”) 아베 마코토(일본무역진흥기구아시아경제연구소 그룹장·한국기업·산업론·이하 “아베 연구원”)

‘소수 여당’의 지도자

이 교수 : 이야기해 왔듯이 경제정책도 좀처럼 용이하지 않습니다만, 정치도 상당히 곤란합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소수파 정권의 키를 잡았습니다.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의석은 300석 가운데 119석에 지나지 않습니다. 한국에서는 여야가 대립하는 법안의 성립을 위해서는 의원 3/5의 찬성이 필요합니다.

야당들, 보수파도 끌어들이지 않으면 의원 3/5인 180석에 이르지 못해 정책을 실행할 수 없습니다. 대선 중에 반복하여 호소해 온 국론의 통합과 협치를 위한 노력을 게을리해서는 안 되겠지요.

총리에 임명된 이낙연 총리는 민주당입니다만 전라남도를 기반으로 하고 ‘국민의당’에도 네트워크를 가진 사람입니다. 이렇게 어느 정도 연립정권적인 인사체제를 토대로 하여 금후는 당 내외의 반발을 억누르고 설득하면서 검찰개혁과 정보기관을 포함한 정치개혁을 실행해 나가지 않으면 안 됩니다.

그것도 시간이 너무 없습니다. 내년 6월에는 지방선거가 있습니다. 사법기관을 총괄하는 민정수석에 지명된 조국 교수도 취임 초기 1년에 개혁을 실행할 것이라고 선언하였습니다. 그 외의 공약도 일정한 로드맵을 작성해두지 않으면 ‘이 1년 동안에 무슨 일을 했지?’ 하면서 여당은 열세가 되어버리겠지요. 지방선거에서 패배하면, 눈 깜빡할 새에 레임덕에 빠져버립니다. 그렇게 되면 국민 사이에 실망감이 만연하게 되어 이번에는 포퓰리즘이 발호할지도 모릅니다.

외교에 있어서는 박근혜 정권의 결과로서 잘 되고 있는 분야가 없으므로 전방위적인 회복이 요구됩니다. 여기서는 우선순위가 중요하겠지요.

문재인 대통령은 기본적인 방향성으로 남북관계의 개선에 중심축을 둘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국가정보원장 서훈은 김대중・노무현 시대에 북과의 파이프 역을 맡았고, 2회의 정상회담을 결산한, 국정원 토박이 관료로서 남북대화를 강하게 의식한 인사로 보여집니다.

다만 어떤 상황에서도 한국이 단독으로 움직일 수는 없고, 현실적으로는 아마 미국과 협의를 하고, 그것을 기초로 하여 압력과 대화의 두 가지 모두를 행사하려는 중국과 제휴를 모색하면서, 요컨대 미중과 협의해 나가면서, 토대를 확실히 한 후 북조선과 대화의 가능성을 모색하게 되겠지요.

미국은 4월 말까지 꽤 강경노선을 취하여 군사력 행사까지 전술적으로 시사했다고 생각합니다만, 그 효과가 있었는지 결과적으로 북조선은 4월 말까지 대대적인 행동은 취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트럼프 대통령, 국무장관은 즉시 잇달아서 김정은과 정상회담, 직접 교섭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이것도 다분히 북조선을 압박하면서 흔들고, 설득하기 위한 미중 제휴 플레이의 일환이겠지요. 그렇다고 하더라도 문재인 정권이 일정한 외교를 전개할 여지가 생겨난 것입니다.

미중의 틈새에서

이 교수 : 아메리카와의 관계에 있어서, 북조선 문제에서는 협조의 가능성도 나타났습니다만, 경제에서는 FTA 재검토 문제가 있습니다.

아베 연구원 :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FTA 폐지 내지 재교섭’이 즉각적으로 한국경제에 심대한 영향을 미친다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그러나 재교섭을 하게 되면, 미국이 한국에 대하여 요구를 되풀이할 것이기 때문에 그것이 국내 정치적 문제가 되어 곤란한 국면을 맞이할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한국경제가 전체적으로는 글로벌화의 혜택을 받고 있다는 사실은 틀림없습니다. 작금의 보호주의・반글로벌리즘적인 조류가 계속되면 한국에는 마이너스로 작용하게 됩니다.

그리고 미군의 미사일 요격 시스템인 THAAD(사드·종말단계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의한 중국 정부의 실질 제재에 의해 오랫동안 믿고 의지했던 중국시장이 흔들리고 있어 한국은 대단히 혹독한 상황입니다.

이 교수 : 트럼프 대통령은 배치 비용 10억 달러의 부담을 언급하며 한국을 뒤흔들고 있습니다. 배치로 인한 중국의 보복도 분명히 현안입니다만, 사드는 따지고 보면 미중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중압박일변도는 아니고, 미중의 새로운 틀을 짜려고 하는 의지도 있습니다. 오래지 않아 알게 되겠지만, 새로운 틀 짜기와 북조선 문제에서 일정 정도 제휴하여 진전이 보이면 사드 문제의 비중을 더욱더 상대화할 수 있겠지요.

일한 관계개선에 필요한 ‘시간’

이 교수 : 한국에서 보면 미국, 중국, 북조선과의 외교가 매우 중요한 과제입니다만, 문 정권은 마찰을 안고 있는 일본과의 관계회복을 서두르겠다고 합니다. 5월에 내일(來日)한 문 대통령의 특사는 ‘셔틀 외교’의 재개를 요청했습니다. 북조선 문제에서 만약 외교의 기운(機運)이 나타난다면 정상, 외교부 장관 레벨에서 협의는 증가하여 가겠지요.

큰 쟁점이 되어 있는 위안부 문제에 관하여 문 정권의 스탠스는 지금 곧 한일합의를 어떻게 한다고 결론을 내리기보다는 우선 그 내용을 검토하고 싶다는 것이 아닐까요. 위안부 문제가 뒤틀린 것은 합의 내용 그 자체에 대한 국민의 비판이 뿌리 깊기도 합니다만, 박근혜 정권의 진행 방식이 불투명했다는 문제도 있습니다. 관계자와의 협의도 거의 하지 않은 채 섣달 그믐날 직전에 밀어붙이듯이 전격적으로 합의가 발표되었습니다. 그 프로세스를 검토하고 싶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닐까요?

통상적으로는 대통령 선거 후 2개월 정도 인수위원회가 있습니다만, 이번에는 선거 다음날에 정권이 스타트했습니다. 이제 막 출범한 정권에 일본 측이 곧바로 합의를 이행하라고 압력을 가하면 도리어 그것이 대립적인 쟁점이 될지도 모릅니다. 어느 정도 시간을 두면서 일한관계의 대국을 생각한 환경 만들기를 하여 갈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베 연구원 : 통화 스와프 협정의 협의도 부산 일본총영사관 앞에 소녀상이 설치된 이래 사실상 동결되어 있습니다. 이 협정을 실제로 필요로 하는 것은 일본보다 한국이라는 점도 있고, 일본은 ‘해줘도 괜찮다’고 하는 식으로 위에서 내려다보는 시선인 듯해 그것이 한국 측의 자존심을 상하게 해 좀처럼 진전되지 못하는 면도 있습니다.

그러나 2008년 리만 쇼크에서 원화가 폭락한 데 반해 엔화가 상승하여 대단한 엔고・원저가 되었습니다. 이렇게 되자 일본과 경합하는 한국 제품의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현저히 올라가 일본의 전기메이커가 파괴적인 영향을 받았습니다. 한국 통화의 폭락은 일본에게도 결코 플러스가 아니고 협력해야 할 의미는 적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무역관계에서는 일본과 한국은 FTA보다 훨씬 높은 차원의 EPA(경제파트너십협정)의 체결을 지향해 왔습니다만, 교섭은 진척되지 않고 있습니다. 한국은 아메리카와 중국, EU 등 세계의 주요국・지역과 FTA를 체결하고 있습니다만, 그 전략의 기본이 일본과 경합하고 있는 자동차와 같은 분야에서 시장을 획득하는 것에 있기 때문입니다. 일본이 적극적으로 추진해온 TPP에 관해서도 상황만 살피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의 제재 조치와 미국의 한미 FTA 재검토 움직임에 의해 설령 미국이 빠져도 한국은 TPP에 참가하여 보호주의에 대항하여야 마땅하다고 하는 논의가 일부에서는 나오고 있습니다. 문재인도 공약에서 고용 창출을 위해서라도 한일 파트너십을 강화할 것이라고 주창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구상은 명확하지 않습니다만, 최근 젊은 층의 실업이 심각해지는 가운데 인력 부족인 일본에서 취직을 노리는 한국 젊은이가 늘어나고 있는 점만 보아도 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 강화를 생각해 볼 수 있겠지요. 함께 자유 무역을 기초로 하는 나라로서 보호주의가 머리를 쳐들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2국간만이 아니라 다국간(多國間)에서도 다양한 형태로 일한이 협력을 해나갈 여지는 충분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냉전형 이원 대립을 뛰어넘을 수 있을까

이 교수 : 문재인 정권은 민주화 이후 세 번째의 진보파 정권입니다. 김대중은 보수파도 받아들이면서 노련하게 정치를 했습니다. 노무현은 이상 실현을 위하여 약간 지나치게 서두르다 좌절한 면도 있습니다. 그는 자주 ‘반미좌파’라 불리었습니다만, 실제로는 친미적인 정책을 많이 취했습니다.

아베 연구원 : 미한 FTA도 그렇습니다.

이 교수 : 또는 이라크 파병, 주한미군의 유연성 등이 있고, 또 대재벌 삼성과 타협한 것도 있습니다. 문 대통령의 자서전 『문재인의 운명』은 법률사무소시대의 만남에서부터 비서실장으로 근무한 정권기까지 노무현과의 관계에 많은 페이지를 할애하고 있습니다만, 남북대화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제일 큰 문제는 미국과의 협의였다고 꽤 솔직하게 썼다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정치에는 타협도 필요하다는 현실을 보아온 셈이지요.

문재인 정권에 대해 일본에서는 좌파 정권이므로 북조선에 필요 이상으로 융화적으로 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견해가 있습니다만, 국내에서도 강하게 경계하는 일정한 층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의 주장은 개인적인 배경과 이념, 또는 노무현 정권부터의 흐름을 계승하고 있는 것만이 아니라 한국 여론의 반영이기도 합니다. 세 번째 진보파 정권이 당연히 두 번의 전례를 봐가면서 어떻게 현실적으로 가능한 형태로 남북 관계의 진전을 이룰 수 있을까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희망적인 관측을 말하자면, 보수파면 강경 자세, 진보파면 북조선에 어쨌든 융화적이라고 하는 이분법적인 도식에 휘둘리지 않고 제3의 길, 국내의 보수 강경파와 아메리카도 끌어넣을 수 있는 형태로 진전을 도출해낼 수 있다면 종래의 이원대립을 극복할 수 있을까도 모르겠습니다.

아베 연구원 : 이원대립을 뛰어넘으려는 발상은 내정에 있어서도 필요하다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아까 말씀하셨던 격차 문제 해소를 위한 사회적 합의 형성이 하나의 예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결코 용이한 일은 아닙니다만...

이 교수 : 남북관계에 한하지 않고 한국 정치를 가장 속박하고 있는 것은 보수-진보, 친북-반북이라고 하는 냉전적 이분법입니다. 내정에서도 외교에서도 이 점에 어떻게 도전할 것인가가 역사적 흐름 가운데서 문재인이 새 대통령에 취임한 의미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합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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