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추가제재 조치는 성공할 수 있을까?
대북 추가제재 조치는 성공할 수 있을까?
  • 조송원 조송원
  • 승인 2017.09.09 17:41
  • 업데이트 2017.09.09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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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 추가제재 조치는 성공할 수 있을까?

영국의 국제 정치 경제 문화 주간지 <이코노미스트> 9월 2일자 '이 주일의 세계' 만평.

북한은 2006년 제1차 핵실험을 감행했다. 그 때로부터 20여 년 간 남한과 미국과 유엔안보리는 북핵을 저지하기 위해 다각적인 제재 조치를 취해왔다. 그러나 2017년 8월 3일 제6차 핵실험을 막지 못했다. 지금까지는 모든 제재 조치가 실패한 것이다.

이번 제6차 핵실험에 대한 응징으로 미국은 “가능한 가장 강력한 조치”를 취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군사적 제재를 제외하면 그 수단은 무엇일까? 북한에 대한 원유 금수조치이다. 북한 경제의 숨통을 죌 수 있는 가장 엄중한 수단으로 간주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 조치도 별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미국 에너지청(Energy Information Administration)은, 북한이 중국으로부터 약 1백만 톤의 원유와 석유제품을 수입하고 있으며, 러시아로부터는 약 30만 톤의 원유를 들여오는 것으로 추정한다. 그리고 일일 원유 소비량은 우리가 260만 배럴이고 중국이 1250만 배럴인데 반해 북한은 1만5000배럴에 불과하다.

실효성 있는 가장 강력한 제재로서 원유 금수 조치는 중국과 러시아가 협력해야 그 효과를 낼 수가 있다. 그러나 이 두 나라는 북한의 최근 핵실험에 대해서 비난을 하면서도 완전한 원유 금수 조치에는 반대하고 있다. 북핵 위기는 대화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을 견지하고 있다. 나아가 북한의 경제적 붕괴는 한반도를 대혼란 상태에 빠트려 더 심각한 안보 위기에 이르게 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북한에 대한 원유 공급 중단을 반대하는 이유가 이뿐이 아니다. 중국은 기존 안보리 결의에서도 “북한 인민들의 삶에 악영향을 끼쳐선 안 된다.”고 언급했다. 지난 6일 정상 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에 대한 원유 공급 중단에 대해 협조해 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러시아 푸틴 대통령은 “북한은 아무리 압박을 해도 안보를 지키기 위해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원유 중단은 북한의 병원 등 민간에 대한 피해를 입힐 것을 우려하고 있다.”며 완곡히 거절했다.

도쿄 신문 보도에 따르면, 북한은 이미 지난 4월에 원유를 비축량 목표치를 1백만 톤으로 정해 놓고 있었다. 이 비축량은 북한의 1년 수입량의 1/2~2/3에 달한다. 이 사실을 고려할 때 북한은 제6차 핵실험을 하기 전에 추가제재 조치를 이미 예상하고 있었다고 추론할 수 있다.

이처럼 2006년 첫 핵실험 이후 유엔 안보리는 7차에 걸친 제재를 하였으나, 그때마다 교묘하게 빠져나갈 방법을 마련해 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The Korea Herald. 2017.9.6.)

경제적 제재가 불가능하다면 최후의 선택으로 군사적 옵션 혹은 군사적 제재는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까? 한반도를 초토화하고 인간 생존이 불가능한 불모지로 만들어도 좋다는, 빈대 한 마리가 미워 초가삼간을 태워도 좋다는 억하심정이 없이는 군사적 제재라는 발상 자체를 할 수 없는 일이다.

북한의 핵시설을 선제 타격하면, 물론 분산・은닉되어 있는 모든 핵시설을 파괴할 수도 없지만, 체제 위기와 생존의 위협을 받은 김정은은 서울을 향해 장사정포를 발사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세계 최고로 밀집되어 있는 원자력 발전소에도 미사일을 쏠 것이다. 그 결과는 더 말이 필요 없을 정도로 자명하다.

그러나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훨씬 더 심각한 후과가 기다리고 있다. 사람들은 흔히 원자폭탄을 파괴력이 굉장한 큰 폭탄쯤으로 이해한다. 수많은 인명을 살상하고 시설물을 대량 파괴하는 것으로 끝이다, 라고 생각한다는 말이다. 그러나 핵무기는 2차 피해가 더 무섭다. 북한 도처에도 원자로가 있다. 주고받는 포격으로 남북한의 원자로가 파괴되면 후쿠시마형(Fukusima-type) 방사능 오염이 한반도 전체를 뒤덮을 것이다. 생존이 불가능한 땅으로 망가지게 되는 것이다.

블룸버그 칼럼니스트 페이 플램(Faye Flam)은 북한에 대한 선제 타격이 갖는 심각한 함의를 다음과 같이 제시했다. 만약 미국이 북한에 대해 선제 타격을 가한다면 중국과 러시아가 고의적이든 실수로 인한 것이든지 간에 전쟁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보장은 할 수 없다는 것이다.

혼란과 공포의 상태에서 다른 나라의 행위를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은 어렵다. 1999년에 과학 실험에서 거짓 경보를 보냈는데 러시아는 핵공격으로 오인해 거의 보복 공격을 할 뻔한 일이 있을 정도이다. (The Korea Herald. 2017. 9. 2-3.)

그러므로 북한에 대한 군사적 제재는 한반도 전역을 방사능 오염으로 인간이 생존할 수 없는 땅으로 만든다. 나아가 핵강국들의 핵전쟁을 유발해 지구 자체를 불모지로 만들 가능성을 결코 배제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북핵 위기라는 문제의 본질은 무엇일까? 한 남북 관계 전문가는 “문제의 본질은 북한이 미국의 적대시 정책, 군사적 위협에 대응해 체제의 안정성을 확보할 때까지 핵・미사일을 개발한다는 것을 명시적 목표로 한다는 점”이라며, “한・미가 엉뚱한 데서 해법을 찾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대북 제재만으로 문제를 풀 수 없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며 “중국이 더 강력한 제재에 동참하더라도 북한은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겨레신문.2017.9.5.)

곧 북한은 핵강국이 되어야 생존할 수 있다는 절박성 때문에 어떤 제재로도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그러면 우리는 북핵 위기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물론 한-미 공조와 유엔안보리 제재에 동참하여 북한을 압박해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있을 수 없다. 그러나 한미동맹에 기초하여 북핵에 대응해야 한다는 점은 분명한 일이지만, 미국의 행보에 유념하지 않으면 안 된다.

지금까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군사적 옵션과 외교적 해결 사이를 종작없이 왔다갔다하고 있다. 오죽했으면 <이코노미스트>(2017.9.2.)가 “일본과 남한에서 많은 사람들이 김정은보다 트럼프가 더 예측불가능하다고 우려하는 것은 인상적이다.”라고 했을까.

지난 3일 북한의 제6차 핵실험 후 몇 시간만에 트럼프는 트위터에서 북한뿐 아니라 남한까지 비난했다. 이에 대해 미국 주요 언론들은 고조되는 북핵 위기로 한-미 양국의 협력이 절실한 시점에 트럼프가 한국을 질타하고 압박한 데에 대해 비판하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층 결집을 위해 북핵 위기를 이용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AFP는, 북한에 대한 남한의 유화적 대화를 비난하고 문재인 대통령을 냉대하며, 몇 십 년 동안의 동맹을 약화시킬 수 있는 무역협정을 폐기하겠다고 위협하면서 남한에 비난의 화살을 돌리고 있다. 이는 북한과 한통속이 되는 것이라고 보도하고 있다.(The Korea Herald. 2017.9.6.)

북핵 위기는 미국에게는 태평양 건너의 위협이지만 우리에게 담장을 사이에 둔 직접적인 위협이다. 그러므로 위기의 불똥이 어떤 형태로든 군사적 충돌로 비화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 이정철 숭실대 교수는 “지금은 다음 단계의 에스컬레이션(긴장 고조)에 대비해 내부의 돌발적인 대응이나 불필요한 자극적 액션을 자제하며 상황 관리에 집중할 때”라며 “휴전선 부근에서 (벌어질 수 있는) 충돌에 대응해 자의적 행동 등이 일어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도 “정부가 미국의 대북 제재에 동참하면서도 미국에 공식적으로 ‘북에 대화 제의를 하라’고 요청할 필요가 있다.”며 “김정은 위원장을 어떻게 관리할지 방책을 찾기 위해서는 일단 접촉해 봐야 한다. 북-미 직접 대화가 우선”이라고 지적했다.

북핵 위기에 대응해 한-미-일 3각 협력 구도는 상당히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한-미-일’ 대 ‘북-중-러’라는 냉전적 대결구도로 귀착되기 때문이다. 김연철 인제대 교수는 “지금은 한-미-일 3각 협력을 강화해서 북핵 문제에 대응하는 방식인데, 이는 중국・러시아와 일종의 대결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며 “제재든 압박이든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에 필수적인 중국과의 협조를 위해서는 한-미-일 구도에 갇혀 있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한겨레신문. 2017.9.5.)

세계에는 지구를 몇 십 번 파괴하고 남을 핵무기가 존재한다. 러시아 1만2천여 개, 미국이 9천4백여 개를 보유하고 있다. 프랑스 중국 영국에 각각 300, 240, 185여 개가 있다. 이뿐이 아니다. 이스라엘도 80여 개 보유하고 있고 파키스탄도 70-90여 개, 인도도 60-80여 개를 보유하고 있다. 이에 비해 북한은 10개 미만이다.

보유가 곧 사용은 아니다. 현실은 인정해야 한다. 국제 사회가 인정하든 않든 북한은 핵보유국임은 엄연한 사실이다. 하여 북핵을 안정적으로 관리하여 한반도의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서는 대화와 타협밖에는 방법이 없다.

그 길은 지난한 일일 것이다. 그 원인 중 가장 큰 것은 지난 10년 정권에서 대화의 통로를 모두 막아버린 데 있다. 특사를 보내든 경제 협력을 강화하든 인내심을 갖고 대화 통로를 회복해야 한다.

사드 배치나 전술핵 도입은 북핵 위기에 대응하는 방책으로서는 하지하책(下之下策)이다. 오히려 한반도를 핵 참화의 진원지로 만들 빌미만 제공할 뿐이다. 이는 굳이 군사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국제 관계의 기본을 이해하는 식자들은 모두 알고 있는 사실이다.

한반도 평화를 위한 노력에는 여와 야가, 진보와 보수가 따로 있을 수 없다. 생존이 걸린 문제인데 당리당략이 통할 법한 일인가.

상대를 절멸시키더라도 내가 수족이 다 잘린 불구자가 된다면 대결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대북 압박에 동참하면서도 일관되게 대화에 더 방점을 두는 현 정부에 힘을 보태야 하지 않겠는가. 한반도는 미국이나 중국의 이해관계로 좌지우지되어야 할 땅이 아니라 우리의 소중한 삶터이다. 이 삶터는 평화로만 지킬 수 있다.

이 평화는 남북한의 대화와 타협으로만 보장된다는 사실에 누가 이의를 제기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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