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가 아름다울 수 있는가? ㊦트럼프를 보는 한국과 일본의 두 시선
무기가 아름다울 수 있는가? ㊦트럼프를 보는 한국과 일본의 두 시선
  • 조송원 조송원
  • 승인 2017.12.20 19:42
  • 업데이트 2017.12.2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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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가 아름다울 수 있는가? ㊦트럼프를 보는 한국과 일본의 두 시선

폭탄투하 폭격기의 폭탄 투하 장면. 출처: YouTube

명의名醫 편작扁鵲이 진秦나라 무왕을 만났다. 무왕이 자기 병을 설명하자 편작이 치료해 주겠다고 했다. 그러자 좌우의 신하들이 말려서 말했다.

“대왕의 병은 귀 앞 눈 아래에 있습니다. 치료한답시고 잘못하다가는 오히려 귀가 멀거나 눈이 멀지도 모릅니다.”

임금이 걱정이 되어 이 말을 편작에게 전하자, 편작이 노해서 석침石針을 내동댕이치고는 말했다.

“임금이 지혜로운 자와 의논을 잘해 놓고는 나중에 지혜롭지 못한 자의 얘기를 듣고 일을 그르쳤으니 이런 걸로 보면 이 진나라는 정치도 그럴 겁니다. 그러다간 일격에 이 나라를 망치고 말 것입니다.” 1)

이종석 : 트럼프가 보는 한국은 일본과 달랐다고 봐요. 일본에서는 트럼프의 방문에 대해서 환영 일색이지 않습니까? 그런데 한국 사회는 트럼프의 방한에 찬성하는 사람도 있지만 국민 상당수가 두려워하고 우려했어요. 그런 점에서 가는 데마다 방한에 대한 환영 집회도 있었지만 반대 집회도 있었잖아요. 한국 사람들이 굉장히 자존심이 강한 민족이란 말이죠.

제가 정부에 있었을 때도 미국 사람들은 자기들이 하는 말이 한국에 대한 내정간섭으로 비칠까 굉장히 조심하더라고요. 그러니까 한국에 존재하는 반트럼프운동이 부담이 되었을 겁니다. 그래서 저는 한국에서 트럼프의 행동을 제어하고 절제시키는 데 시민사회의 트럼프에 대한 비판과 반전 시위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봅니다.

신기주 : 미국 또는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시민사회의 비판 여론이 문재인 정부가 선방하는 데 보이지 않는 역할을 했다는 말이군요.

이종석 : 전쟁을 불사하겠다는 트럼프이 발언이나 한미FTA나... 거기에 대해 한국인들이 문제의식을 갖고 있으니까 그런 게 영향을 미쳤겠죠. 시민들이 표출 안 하고 가만히 있으면 의미가 없어요. 그런데 강하게 표출했잖아요. 국제 정치에서도 국가적 이익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국제 협상에 나가는 대표단의 입지를 강화해주거든요. 왜냐하면 대표단이 어떤 협상을 하면서 A라는 사안을 양보하라고 했어요. 그럼 ‘내가 이걸 양보하면 인천공항에 내리자마자 우리 국민들에게 맞아 죽는다’ 이렇게 표현할 수 있잖아요. 그걸 투 레벨 게임(two-level theory)이라고 해요. 문재인 정부에도 부담이 되었는지 모르지만, ‘노 트럼프 노 워(No Trump No War)'를 외친 사람들이 반미가 아니라 미국의 정책을 문제 삼고 있잖아요. 반전쟁과 반FTA... 그게 일본에서는 보기 어려운 풍경이지요.2)

(㊥편에 이어) 이케가미 : 오시라크 원자로 공격이지요. 후세인 정권이 프랑스의 원자로를 도입하여 플루토늄을 얻으려고 했습니다. 공격에 의한 방사능오염을 피하기 위해 연료봉이 반입되기 직전에 이스라엘 공군기가 요르단 상공을 통과하여 이라크까지 장거리비행・폭격을 하고, 전기全機 무사히 귀환한, 유명한 ‘바빌론 작전’이지요.

루트왁 : 당시는 이란・이라크 전쟁이 개시 직후여서 이라크 공군도 대부분 임전태세였고, 대공포도 레이더도 있었습니다. 게다다 정밀유도폭탄도 아니고 육안으로 통상폭탄을 목표물에 명중시킨 것입니다.

일본은 이미 또 하나의 주력전투기 F2에 탑재할 수 있는 JDAM(통상폭탄을 정밀유도형으로 교체할 수 있는 장비)을 가지고 있으므로, F15에도 JDAM을 장착할 수 있도록 개조하면 좋습니다. JDAM을 탑재한 일본의 전투기라면 보다 용이하게 작전을 성공시킬 수 있겠지요.

이케가미 : JDAM은 대지對地정밀유도폭탄이지요. 몇 킬로미터나 떨어진 곳에서 발사하여도, GPS유도로써 목표물을 명중시킬 장치가 되어 있습니다.

루트왁 : 개조가 알려져도 보잉사에는 ‘다만 실험하고 있을 뿐이다’고 말하면 됩니다. 이스라엘도 대지용對地用으로 개조한 것에 대해 ‘이는 테크놀로지 상의 실험’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실제의 작전에는 전시戰時멘탈리티(mentality, 정신상태)가 필요합니다. 관료적인 멘탈리티로서는 ‘방공시스템을 파괴하고 안전을 확보한 후에 목표를 공격한다’가 됩니다. 일본의 방위관계자도 그렇게 말하고 있습니다만, 그러면 실패합니다.

바빌론 작전 때 이스라엘은 이라크의 전투기도 미사일도 완전히 무시하고 기습을 감행해, 일직선으로 최단거리로 목표물에 다가간 것입니다. 이것이야말로 리스크를 받아들이는 전시 멘탈리티입니다. 실제로 전투를 하지 않아도 됩니다. 어쨌든 이런 멘탈리티가 필요합니다.

지금 일본에 필요한 것은, 평시 멘탈리티에서 대지공격능력에 관해 합의를 도출해내려 할 것이 아니라 전시 멘탈리티로 JDAM을 추가구입하는 것입니다. JDAM은 육해공 삼군이 공통으로 사용할 수 있어 범용성이 높다는 이점이 있습니다. 이것을 ‘연구를 위해’라고 말하며 구입하면 진정한 메시지가 됩니다.

이케가미 : 과연! 이웃에 사이 나쁜 집이 있으면 이쪽이 가까운 가게에서 큰 칼을 몇 자루 산 것을 상대가 알 수 있도록 하는 것만으로 좋다는 것이군요.

루트왁 : 그렇습니다. 다만 이러한 일을 국민의 연대감을 잃지 않도록 진행해 나가야 합니다.

이케가미 : 그렇지만 그것은 민주주의 국가, 언론의 자유가 있는 국가에서는 몹시 어렵습니다.

루트왁 : 확실히 그렇습니다. 그러나 정면으로 의론하여 국론을 양분해서는 안 됩니다. 소액이라도 좋으므로 계약서를 교환하여 서류상의 절차를 진행시키는 것만으로도 외교상의 메시지가 됩니다.

이케가미 : 그러나 그렇게 되면 북조선도 ‘일본에 당하기 전에 하자’며 선제공격을 하여 오지는 않을까요?

루트왁 : 북조선에 그런 능력은 없습니다.

이케가미 : 서커드와 노동 미사일이 있습니다.

루트왁 : 핵탄두가 없으면 서커드미사일은 위협이 되지 않습니다. 정밀도 문제도 있어 큰 리스크는 아닙니다. 걸프전 때 이라크가 이스라엘에 40발 정도의 서커드미사일을 쏘았습니다만, 희생된 것은 경보를 무시하고 해변을 걷던 캐나다 여행자와 개 한 마리뿐이었습니다. 미사일은 핵탄두가 없으면 쓸모없는 것입니다.

이케가미 : 일본인 대부분은 그렇게 생각하고 있지 않습니다.

루트왁 : 일본이 대지공격용의 부품을 구입하기 시작하면, 반드시 미국과 중국이 알게 됩니다. 북조선이 어떨까는 모르겠습니다만, 가령 북조선도 알게 된다고 합시다. 그러면 서커드미사일을 일본에 쏘게 됩니다. 이 공격으로 다소의 피해가 나온다고 하여도 다음날에는 미국의 대반격을 당해 북조선은 존속불가능하게 됩니다. 요컨대 미사일이 일본에 도착한 시점에서 ‘북조선 패배, 일본의 승리’인 것입니다. 북의 비핵화가 실현되기 때문입니다.

이케가미 : 전쟁을 몇 번이나 경험하고 있는 이스라엘 국민이라면 몰라도, 70년 이상 전쟁을 한 적이 없는 일본 국민은 그러한 냉철한 계산을 좀처럼 할 수가 없습니다.

루트왁 : 가장 중요한 것은, 핵미사일을 가진 김정은이 말하는 대로 되어도 좋은가 하는 것입니다. 북의 핵미사일은 러시아와 중국의 그것과는 완전히 의미가 다릅니다. 북조선은 타국의 해안에서 사람을 납치하는 나라입니다. 이런 나라는 이 세상 어디에도 없습니다.

중국보다도 북조선이야말로 위협

이케가미 : 그런데 지난 10월 5년마다 개최되는 중국공산당대회를 어떻게 보았습니까?

루트왁 : 시진평은 후계자를 지명하지 않았습니다.

이케가미 : 중국 국가주석은 2기 10년이 임기인데 통상이라면 새로 선출된 50대 상무위원이 유력한 후계자가 됩니다만, 연령적으로 해당자가 없었습니다.

루트왁 : 후계자를 지명하지 않는 것으로써 시진핑은 당을 완전히 장악한 것이 됩니다. 그러나 그가 장악할 수 있는 것은 중국사회의 지극히 일부입니다. 당대회에서는 모택동 사상, 등소평 이론, 시진핑 사상 등의 사상이 의론되었습니다만, ‘그런 사상 따위는 죽은 쥐보다 쓸모가 없다’고 시민은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케가미 : 중국 사회는 ‘위에 정책이 있으면 아래에 대책이 있다’고 하는 세계이지요.

루트왁 : 그대로입니다. 게다가 중국의 외교적 무능은 금후도 계속되겠지요. ‘전략 이외는 모든 게 뒤떨어지는데 전략만은 뛰어나다’는 러시아에 대해, ‘전략 이외는 모든 게 뛰어난데 전략만은 뒤떨어진다’는 것이 중국입니다.

중국은 전통적으로 전략과 외교에 하수下手입니다. 우선 대외인식이 부족합니다. 16년 간 아프가니스탄에서 싸운 미국도 상대를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중국도 북조선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미국이 먼 곳의 아프가니스탄을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어쩔 수 없다손 치더라도 중국은 이웃마저 이해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중국은 최근 스스로 대국화大國化를 과시해 왔습니다만, 그것으로 도리어 미국, 일본, 인도, 베트남, 인도네시아, 필리핀, 오스트레일리아에 의해 ‘대중포위망’이 형성되었습니다.

게다가 이번에 시진핑은 당내黨內 독재체제를 강화한 셈이지만, 폐쇄적인 시스템이다 보니 외부의 시그널이 들어가지 못하게 됩니다. 중국의 상무위원은 러시아가 입장을 약간 반중국적으로 바꾸었다는 것도 아마 알아차리지 못할 겁니다.

그러므로 나는 일본에 대하여 ‘중국은 그다지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보다도 북조선 쪽이 문제인 것입니다. 중국과 대치하는 데에는 이제까지의 ‘전후시스템’으로 충분합니다만, 북조선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습니다. 종래의 멘탈리티를 바꾸지 않으면 안 되는 것입니다.

이케가미 : 어떻게 바꾸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입니까?

루트왁 : 우선, 일본은 지금 터닝 포인트(turning point, 전환점)에 서 있다는 것을 인식하여야 합니다.

일본은 전략적으로 뛰어난 나라입니다. 내전內戰의 전국시대를 거쳐 막번체제幕藩體制가 생겼습니다만, 이것은 관문과 참근교대參勤交代3) 등의 장치로 전쟁을 방지하는 총체적 시스템이었습니다. 성장盛裝한 귀족이 베르사이유 궁전에 모이는 것으로 평화를 유지하려고 한 프랑스 왕정보다 완벽한 시스템입니다.

그리고 에도시대에서 메이지시대로 일본은 다시 과감한 전환을 달성합니다. 헤어스타일에서 복장, 교육, 군대, 관료제까지 모든 것을 바꾸어 근대화에 적응한 것입니다. 게다가 태평양전쟁 후의 부흥은 종전 다음날부터 시작하여, 단기간에 부흥을 이루어 전전戰前보다도 풍요롭게 되었습니다.

이케가미 : 일본에서 1945년에 간행된 베스트 셀러는 『일미회화수첩』이었습니다. 이미 미국과는 잘 지내려고 한 것입니다.

루트왁 : 내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이러한 일본의 적응력입니다. 전쟁에서 전후 부흥으로 단숨에 변한다는 것입니다.

‘전후시스템’이란 것은, 미국의 보호 아래에서 (당시의) 방위청(군사)보다 통산성(경제)이 중심이 되어 외무성은 실질적으로 ‘대미관계성對美關係省’이었습니다. 그것이 전후 70년 잘 기능하여 왔습니다. 이 시스템의 하에서는, 중국은 심리적으로야 어쨌든 군사적, 전략적인 위협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북의 핵미사일의 위협에는 ‘전후시스템’만으로는 충분치 않다는 것을 인식하여야 합니다.

게다가 전략을 근본에서 생각해 보면, 저출산(少子化)대책이야말로 금후 국가로서의 승리에의 길과 연결된다고 확신합니다. 스웨덴, 프랑스, 이스라엘은 저출산 대책의 선진국, 곧 ‘젊은 국가’입니다. 불임치료와 육아・교육제도를 충실히 하여 높은 출생률로써 차세대의 ‘세금을 낼 국민’과 ‘국가로서의 활력’을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스웨덴은 러시아 푸틴 대통령이 군사적으로 위협하기 시작하자 즉각 반응하여 거의 이론異論 없이 징병제의 재도입을 결정했습니다. 스웨덴이 최후로 싸운 것은 1814년, 오래전의 일입니다. 이것은 ‘젊은 국가’이기에 가능했습니다.

프랑스의 인기 없는 올랭드 전 대통령도 테러리스트가 침입한 아프리카 말리에 군사 개입을 했습니다. 미국에도 NATO에도 EU에도 UN에도 일체 상담하지 않았습니다. 인기가 없는데도 이때만큼은 국민에게 지지를 받았습니다. 이것도 ‘젊은 국가’이기 때문입니다. 이스라엘이 하이테크, 군사기술의 일대 거점인 것도 ‘젊은 국가’여서 혁신이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이케가미 : 일본의 최대 위협은 저출산이라는 것이군요. ‘젊은 일본’이 필요하다는 말씀이군요.

루트왁 : 그대로입니다. 다만 ‘젊은 일본’을 만드는 것은 장기적으로 노력해야 할 과제입니다만, ‘북의 핵미사일’이라는 목전의 위협을 제거하는 것에는 지금이 최후의 찬스. 일각의 유예도 허용치 않습니다. <끝>

※1)임동석 역해, 『戰國策』, 고려원 2)『인물과 사상』 2017년 12월호.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 인터뷰. 3)에도 시대에 막부가 다이묘(大名)의 통제책으로 다이묘를 1년 걸러 에도에 출사시킨 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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