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상성단에서 비활성 블랙홀 첫 발견
구상성단에서 비활성 블랙홀 첫 발견
  • 조송현 조송현
  • 승인 2018.01.29 09:30
  • 업데이트 2018.01.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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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성단에서 비활성 블랙홀 첫 발견

구상성단 NGC 3201에서 블랙홀과 항성이 공통의 질량중심으로 도는 연성계 상상도. 출처: ESO/L. Calçada

유럽의 천문학자들이 구상성단 NGC 3201에서 비활성 블랙홀을 최초로 발견했다고 우주·천문학 전문 매체인 유니버스 투데이(Universe Today)영국왕립천문학회 월간 고지에 실린 논문을 인용해 최근 보도했다.

구상성단(globular cluster)은 공 모양으로 뭉쳐 은하를 도는 수십만~수백만 개의 별 집단(성단)이다. 우리은하는 150개가량, 안드로메다은하는 500개 정도의 구상성단을 거느리고 있다고 한다. 구상성단의 특징은 늙은 별들로 구성되어 있고, 성단 내 별의 밀도가 높으며 그래서 성단 전체가 강한 중력에 의해 단단히 유지되고 있다. 그래서 블랙홀은 일찍이 성단 밖으로 밀려나 구상성단 안에서는 블랙홀이 거의 남아 있지 않을 것으로 생각되었다.

그러나 이번 발견은 구상성단에 블랙홀이 생각보다 많이 존재할 가능성을 제시하면서 우주 초기에 형성된 구상성단과 블랙홀의 관계에 대한 새로운 신비를 더해주었다.

독일 괴팅겐의 게오르그-오구스트대학 벤자민 기저스 교수팀은 벨라(Vela) 별자리에서 1만6300광년 떨어진 구상성단 NGC 3201에서 흥미로운 현상을 발견했다. 별 하나가 뭔가의 주위를 167일의 주기로 돌았는데, 마치 시속 수백km의 속도로 내던져지는 것처럼 보였다.

연구팀은 중력효과 관측을 통해 보이지 않는 ‘뭔가’가 바로 블랙홀일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간파했다. 주변을 빠르게 도는 별은 태양 질량의 0.8배였다. 이를 통해 블랙홀의 질량은 태양 질량의 4.36배임을 알 수 있었다. 블랙홀 중 가장 작은 범주에 속하는 항성질량(stellar mass) 블랙홀에 해당한다. 구상성단에서 비활성(inactive) 블랙홀을 중력효과 직접 관측으로 처음 발견한 순간이다.

비활성 블랙홀이란 은하중심의 초대질량 블랙홀(supermassive blackhole,초거대 블랙홀)처럼 주변 물질을 끌어당기거나 강착원반에 둘러싸여 플라즈마 제트를 방출하지 않고 숨은 듯 조용히 있는 블랙홀을 말한다. 그러니 이런 블랙홀을 발견하는 유일한 방법은 중력효과를 관측하는 것이다. 초대질량 블랙홀을 발견하는 것보다 어려울 수밖에 없다. 구상성단의 블랙홀은 일찍이 대부분 사라졌으며, 특히 블랙홀-별 이중성 구조는 아예 존재하지 않을 것으로 최근까지 여겨졌다. 하지만 이번 발견으로 지금까지의 생각은 틀렸음이 확인되었다.

이번 발견은 구상성단과 블랙홀의 관계, 구상성단의 형성과 블랙홀 및 이중성의 진화, 중력파의 원천을 연구하는 데 귀중한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연구에는 기저스 교수 외에 리버풀 존무어스대학, 런던 퀸메리대학, 라이덴관측소,천첸물리 및 우주과학연구소, 취리히 연방공과대학, 포츠담 라이프니츠천체물리연구소 연구자들이 참여했다. 이들은 유럽남부천문대(ESO) 소속으로 칠레 파날천문대에 있는 초거대망원경(VLT)을 이용했다. VLT에는 다중단위분광탐색기(MUSE)가 장착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