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담부증여, 자녀에게 재산 증여할 때 고려해보세요
부담부증여, 자녀에게 재산 증여할 때 고려해보세요
  • 박주연 박주연
  • 승인 2018.02.03 02:00
  • 업데이트 2018.02.0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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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담부증여, 자녀에게 재산 증여할 때 고려해보세요

부담부증여는 조건부 증여를 말한다. 부모와 자식 간에도 부담부증여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 출처: 삼성생명 블로그

부모가 자녀들에게 재산을 물려준 뒤에, 자녀가 부모의 부양을 소홀히 하여 오히려 부모가 경제적 형편이 어려워지는 경우가 종종 발생합니다. 부모는 ‘내가 얼마나 너를 위해 고생하고 많은 것을 주었는데’하는 섭섭한 감정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반면, 자녀는 ‘이 정도면 충분히 해 드린 것 아닌가’하고 생각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부모는 최후의 수단으로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여 ‘내가 준 재산을 돌려달라’고 증여재산 반환 청구를 해보지만, 많은 경우 패소하게 됩니다.

그 이유는 바로 ‘증여’를 할 때 그것이 조건부로 이루어졌다는 입증이 잘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실제 사례를 살펴보면, ‘부모 부양 및 조상 제사’를 조건으로 아파트 분양 대금을 증여한 부모가 ‘아들이 돈을 받은 이후 위 조건을 하나도 지키지 않았다’며 증여금 반환 소송을 제기하였으나, 재판부는 "아들이 아파트 분양 대금 등을 증여받은 것은 인정되지만, 조상 제사와 부모 부양 조건이 붙어 있었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부족하다."고 하며, 부모 패소 판결을 내린 바 있습니다.

증여는 무상으로 상대방에게 재산을 주기로 하고, 상대방은 이를 승낙하는 ‘계약’이기 때문에, 일정한 경우 당연히 해제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해제를 할 수 있는 경우(민법은 제555조에서 제557조까지 그 요건을 정하고 있는데, 예를 들어 증여 후 증여자의 재산상태가 현저히 변경된 경우 등입니다)에도 불구하고, ‘이미 이행을 한 부분’에 대해서는 해제를 할 수 없습니다(민법 제558조).

반면, 일정한 조건을 걸고 증여를 한다면(이를 ‘부담부증여’라고 합니다), 상대방이 조건을 이행하지 않는 경우 증여 계약의 이행 여부와 관계없이 증여 계약을 해제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조건의 존재’를 증거로 남겨 놓는 것이 향후의 소송을 대비하는 좋은 방법입니다. 증여 시 상호 증여계약서를 작성하면서, 부양 의무 등 조건을 명확히 적어두고,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을 경우 증여를 무효로 하거나 해제할 수 있다’는 내용을 기재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반드시 계약서라는 형식을 통하지 않더라도 구두 상 계약의 녹취, 제3자(증인)의 진술서 등이 있어도 좋습니다.

부모 자식 간에 계약 사항을 서면으로 남긴다는 것이 다소 삭막하게 느껴질 수는 있겠지만, 내용을 명확히 정리하고 서로 간 양해된 사항을 미리 증거로 남겨놓는 것은 향후 위와 같은 불효소송을 하며 사이가 멀어지는 사태를 오히려 예방할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만일 ‘부담부증여’를 하지 않았다면 부모는 자녀에게 증여재산의 반환 대신 ‘부양료’를 청구할 수도 있습니다. 민법은 재산 증여 여부와 상관없이 직계혈족 간 부양 의무를 규정하고 있습니다(제974조). 부모가 자기의 자력 또는 근로에 의하여 생활을 유지할 수 없는 경우, 자녀에게 부양 의무 이행을 청구할 수 있으며, 법원은 부양을 받을 자의 생활정도나 부양 의무자의 자력 등 여러 제반사정을 참작하여 부양 의무 여부와 부양의 정도 등을 판단합니다(제975조, 제977조).

고령에 별다른 수입 없이 생활하는 부모가 성년인 자로서 일정한 수입과 안정된 직장이 있는 자녀에게 부양료를 청구한 사건에서, 법원은 “청구인은 현재 노쇠하고 병들어 자기의 자력 또는 근로에 의하여 생활을 유지할 수 없는 경우에 이르러 부양을 필요로 하는 상태인데, 상대방 1은 자기의 생활수준을 유지하고도 잉여가 있어 청구인을 부양할 능력이 있다고 인정되고, 상대방 2는 그에 이르지는 못하지만 청구인의 최소한 생활유지 의무를 이행할 정도는 된다고 인정되며, 상대방 3은 별다른 소득이 없지만 청구인과 같이 생활하면서 청구인으로부터 토지를 증여받고 청구인을 실제적으로 부양할 의무를 부담하고 있다는 점에서 상대방들 모두 청구인에 대한 부양의무가 인정된다. 따라서 상대방 1은 매월 20만 원, 2는 매월 10만 원, 3은 매월 10만 원을 청구인에게 부양료로 지급하라.”고 판결한 바 있습니다(청주지방법원 제천지원 2006. 3. 31. 결정 2005느단140 심판).

반면, 자녀의 부양 의무가 인정되지 않은 사례도 있습니다. 법원은 “딸의 경우 현재 시부모와 친모의 부양을 위해 돈을 지급하고 있고, 대출금채무 액수, 월수입 등을 고려하면 다른 부모를 부양할 만한 경제적 여유가 있지는 않다.”고 판시하였는데요(청주지방법원 2012. 9. 27. 결정 2012느단299 심판). 위 사례에서는 부모가 과거 딸을 학대하고 부양 의무를 전혀 이행하지 않았으며 연락도 하지 않고 살아왔다는 점이 참작되어, 이러한 부모의 부양료 청구는 권리남용에 해당한다고 결론 내린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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