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자의 '에너지-시간 얽힘(Energy-Time Entanglement)' 탐지
광자의 '에너지-시간 얽힘(Energy-Time Entanglement)' 탐지
  • 조송현 조송현
  • 승인 2018.02.10 03:28
  • 업데이트 2018.02.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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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자의 '에너지-시간 얽힘(Energy-Time Entanglement)' 탐지

캐나다 월터루대학의 장-필립 맥린 교수가 광자 에너지-시간 얽힘 실험을 준비하고 있다. 출처: 월터루대학

멀리 떨어진 두 입자가 즉각적으로 서로의 상태에 영향을 미친다는 ‘양자 얽힘(quantum entanglement)’은 매우 기묘한 물리 현상이다. 우리의 상식과 직관으로는 도무지 믿기 힘들 정도다. 하지만 오늘날 양자 얽힘 현상을 의심하는 물리학자는 거의 없다. 이미 매우 핫한 연구 분야가 되었다. 양자 얽힘을 이용한 양자암호와 양자통신은 실용화 연구에 들어섰을 정도이다.

1982년 알랭 아스페가 처음 확인한 이래 2015년 네덜란드 로날드 헨슨 연구팀의 실험까지 양자 얽힘은 실제 존재한다는 것이 입증되었다. 그런데 이들 실험은 대부분 두 광자 쌍의 편광을 통해 상호연관성(얽힘)을 확인한 것이었다.

두 광자 쌍은 편광 외에도 여러 가지 방식으로 얽혀 있다. 에너지-시간도 그 중 하나다. 에너지와 시간은 불확정성 원리에서 말하는 '동시에 정확하게 측정할 수 없는' 두 개의 상보적인 물리량이다. 위치와 운동량의 관계식에서 간단히 유도된다. 두 광자 쌍이 에너지-시간으로 얽혀 있을 경우, 광자 하나의 진동수(E=ℎν, 진동수를 알면 에너지를 구할 수 있음) 측정을 통해 다른 광자의 검출기 도착 시간을 알 수 있다.

에너지-시간 얽힘은 편광 얽힘에 비해 매우 먼 거리에서도 튼튼하다. 이는 양자통신에 훨씬 유리한 특징을 갖는다는 의미다. 그동안 광자의 에너지-시간 얽힘을 확인하는 실험이 제법 있었으나 만족할 만한 성과가 나오지 않았다. 그 이유는 에너지-시간 얽힘의 탐지가 매우 까다롭기 때문이다.

최근 캐나다 월터루대학 연구팀이 광자 쌍의 에너지-시간 얽힘을 역사상 가장 확실하게 탐지했다고 영국물리학회(IOP)의 공식매체인 physicsworld.com이 보도했다. 이들의 연구 논문은 세계적인 물리학 저널인 피지컬 리뷰 레터스(Physical Review Letters) 최근호에 실렸다.

에너지-시간 얽힘을 측정하는 데는 단일 광자의 검출 시간을 매우 높은 정밀도로 찾아낼 수 있는 검출기가 필요하다. 월터루대학 장-필립 맥린이 이끄는 연구팀은 1조 분의 1초 이하의 간격으로 광자를 검출하는 초정밀 검출기를 제작해 실험에 성공했다.

논문에 따르면 실험 개요는 다음과 같다. 연구팀은 먼저 레이저 펄스를 비선형 결정에 쏘아 얽힌 광자 쌍을 만들어낸다. 이들 광자 쌍은 각자 다른 경로를 진행하는데, 한 경로는 광자의 진동수(에너지)를 측정하고, 또 다른 경로는 광자의 도착 시간을 측정하도록 설계했다.

광자의 진동수는 격자 기반 분광기를 통해 매우 정밀하게 측정된다. 그리고 도착 시간 측정은 고속 스트로브스코프(규칙적으로 빛을 점멸시키는 장치)와 비슷한 광학 게이팅 기술(optical gating technique)을 사용한다. 이 기술은 단일 광자 신호를 1조 분의 1초 이하 간격의 펄스와 결합하는 게 핵심이다.

만약 광자와 펄스가 일시적으로 겹쳐지면 더 높은 에너지의 광자가 비선형 결정으로부터 방출된다. 이 같은 높은 에너지의 광자를 탐지했다면 이는 곧 광자와 펄스가 겹쳤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광자의 도착 시간은 1조 분의 1초 이하의 정확도로 알아낼 수 있다.

연구팀은 이러한 방법으로 두 광자의 에너지와 도착 시간을 측정했다. 그리고 이들 데이터를 ‘벨의 부등식’에 대입해 계산했다. 만약 두 광자가 얽혀 있다면 벨의 부등식을 만족하지 않아야 한다. 맥린과 동료들의 실험은 벨의 부등식을 만족하지 않았다. 광자의 에너지-시간 얽힘을 확인한 것이다.

연구팀의 실험은 양자 암호 프로토콜에 통합되어 공유 정보가 손상되지 않았음을 검증하는 데 곧바로 응용될 수 있다고 한다. 또 양자통신과 양자정보 실용화에도 유용하게 사용될 전망이다.

맥린 교수는 “지난 20년간 양자통신을 위한 에너지-시간 얽힘 많은 연구가 진행되었으나 큰 진전이 없었다”면서 “우리 연구팀은 초고속의 얽힌 광자 측정 기술을 개발함으로써 양자 얽힘에 대한 응용 연구의 새로운 문을 열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