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산양의, 산양을 위한 오색케이블카 취소소송
설악산 산양의, 산양을 위한 오색케이블카 취소소송
  • 박주연 박주연
  • 승인 2018.02.21 02:03
  • 업데이트 2018.02.2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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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 산양의, 산양을 위한 오색케이블카 취소소송

2015년 3월 설악산 오색케이블 설치 예정지 부근에서 발견된 산양. 자연공원케이블카반대 범국민대책위원회 제공.

동물권 연구 변호사단체(PNR)와 산양소송변호사모임, ‘원고’ 산양의 생존권 위해 소송

동물권을 연구하는 변호사단체 피앤알(PNR·공동대표 박주연, 서국화)과 산양소송변호사모임은 문화재청의 설악산 천연보호구역 현상변경 허가처분으로 인하여 생존에 큰 위협을 받는 산양들을 '원고'로 소송을 21일 제기합니다. 직접 소송을 수행할 수 없는 ‘원고’ 산양들을 위해 지난 26년간 설악산과 산양 등 야생생물 보호활동을 해온 산양 연구가가 후견인으로 참여할 예정입니다.

이번 소송이 기존의 인간 중심적 사고에서 나아가 위 처분으로 인한 산양의 고유한 이익의 침해를 중점적으로 다루고, 단순히 자연(물)이 보호의 객체가 아닌 ‘권리’의 주체임을 인정받는 기회가 되며, 지나치게 좁은 ‘원고적격’ 해석의 저변을 넓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입니다.

사실 문화재청의 위 처분으로 인하여 가장 직접적으로 생존에 영향을 받는 개체는 위 사업구간에 서식하고 있는 28마리의 산양입니다. 산양은 문화재보호법이 정한 멸종위기 야생동물 Ⅰ급으로 엄격하게 보호받아야 할 지위에 있습니다.

산양은 다른 동물들에 비해 행동반경이 1㎢ 내외로 매우 좁은 특성이 있습니다. 당연히 케이블카 설치 및 운행으로 인한 소음과 진동, 서식환경 변화로 인해 멸종위기에 처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즉,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설치 문제는 위 산양들의 입장에서는 생존과 종 보전의 문제입니다.

우리 행정소송법과 판례에 따르면, 처분의 취소 또는 부작위위법확인을 받을 ‘법률상의 이익’이 있는 경우에는 원고적격(소송을 제기하여 당해 행정처분의 취소를 구할 수 있는 소송상 지위)이 인정됩니다. 설악산 산양의 경우 생존 및 설악산 지역 내 서식 환경 보존이라는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이익’을 가지고 있지만, 우리 법원은 명문 규정이 없다는 이유로 동물을 포함한 자연물은 소송상 당사자능력이 없다고 단정하여 왔습니다(대법원 2006. 6. 2. 선고 2004마1148,1149 이른바 ‘도롱뇽사건’ 판결 참조).

이러한 제약 때문에 자연물 혹은 자연의 이익은 자연(물) 그 자체를 통해서가 아닌, 그러한 자연(물)을 향유하고 이용할 수 있는 인간의 권리를 통해서만 우회적으로 주장되어 왔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방법은,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 법학교수 크리스토퍼 스톤(Christopher D. Stone)이 설명하듯 그 인근 주민의 이익과 자연(물)의 이익이 완전히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또 간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인간이 주장하는 침해의 정도와 자연(물)이 직접 입는 침해의 정도가 다르다는 점에서 본질적인 한계가 있는 것입니다.

미국의 경우 자연물 원고적격 인정, 소송 사례 다수

미국에서는 일찍이 자연물 자체가 원고로서 소송을 제기한 사례가 여럿 있었으며 법원이 자연물의 원고적격을 인정함에 나아가 자연물에 대한 침해를 금지할 것을 명한 판례도 존재합니다. 대표적인 예로, 1979년 하와이 희귀새 빠리야가 환경단체 등과 함께 공동원고로 소를 제기한 사건입니다.

연방지방법원 및 항소법원은 “빠리야는 멸종위기종보호법에 근거한 멸종위기종으로, 자신의 고유한 권리를 지닌 법인격으로 법률상 지위를 가지며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고 판시하면서, “하와이 주정부가 멸종위기종보호법을 위반하였으므로 빠리야 서식지를 파괴할 가능성 있는 행위를 제거하라.”고 판결한 바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자연(물)의 권리능력 법적 근거 및 후견인제도 인정 여지 충분

우리나라의 경우도 ‘생물다양성에 관한 협약’,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 등을 통하여 생물다양성과 야생생물, 자연의 이익을 법적으로 보호하기 위한 제반조치를 규정하고 있으므로 자연(물)에 대한 권리능력을 인정하는 법적 근거가 마련되어 있다고 할 것이며, 민법과 조리에 따라 자연(물)의 이익을 대변하여 소송활동을 할 수 있는 후견인제도도 인정할 여지가 충분히 있습니다. 설악산은 천연기념물 171호로 지정된 천연보호구역이자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입니다. 또 설악산은 산양, 수달, 황조롱이와 같은 여러 천연기념물이 서식하고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2017년 11월 24일 문화재청은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설치를 위해 양양군수가 신청한 설악산 천연보호구역 문화재현상변경을 허가하고 말았습니다.

앞서 양양군수가 문화재청에 제기했던 현상변경신청에서 문화재청은 동물, 식물, 지질, 경관 등 분야별 소위원회를 구성하여 현지조사와 자료 분석을 마친 결과 ‘케이블카 설치가 문화재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판단하여 2016. 12. 28. ‘불허’처분을 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양양군수는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 위 불허처분을 취소해달라는 행정심판을 청구하였고, 중앙행정심판위원회는 위 처분이 문화재의 활용적 측면을 고려하지 않고 ‘보존과 관리’에 치중하였다는 이유로 부당하다고 판단하였으며, 이를 근거로 양양군수는 문화재현상변경 허가를 재신청하여 결국 문화재청의 조건부 허가를 받아낸 것입니다.

이러한 문화재청의 처분은 독립심의기구인 문화재위원회의 ‘부결’ 의결을 무시하고 설악산 천연보호구역 문화재현상변경 필요성 내지 타당성에 대한 어떠한 추가조사 및 근거자료도 없이 내려진 것으로서 위법한 것입니다. 이에 양양군민, 강원도민, 산악인, 환경운동가 등으로 구성된 시민소송인단이 지난 1월 10일 취소소송을 제기한 상태입니다.

#소송비용(인지대 및 송달료) 후원: 하나은행 189-910033-65904 (예금주 동물권 연구단체 피앤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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