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RN의 반물질(Antimatter) 운송 작전!
CERN의 반물질(Antimatter) 운송 작전!
  • 조송현 조송현
  • 승인 2018.02.24 18:51
  • 업데이트 2018.02.25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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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RN의 반물질(Antimatter) 운송 작전!

유럽입자물리연구소가 최초로 반물질(반양성자) 운송 작전에 돌입했다. 반양성자 결합력 개념도. 출처: Brookhaven National Laboratory

반물질을 잡을 수 있을까? 반물질을 용기에 담을 수 있을까?

잘 알다시피 반물질은 보통 물질과 만나면 빛(에너지)을 남기고 소멸해버린다. 우리 몸은 보통 물질로 이뤄져 있다. 만약 반물질을 손으로 잡는다면 반물질과 접촉한 우리 손의 일부는 폭발하면서 사라질 것이다!

반물질을 어떤 용기 담으면 어떻게 될까? 용기는 당연히 물질로 만들어진다. 따라서 반물질을 담은 용기는 온전치 못하게 될 게 뻔하다. 이처럼 반물질은 다루기가 극도로 까다로운 존재다.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가 사상 처음으로 반물질을 포획해 운반하는 담대한 프로젝트를 시작했다고 과학전문 학술지 네이처(Nature)가 24일 보도했다.

입자와 반입자는 질량은 같고 전하 자기모멘트 등의 물리량은 반대부호를 갖는 쌍둥이다. 전하가 중성인 입자의 반입자는 중성이다. 중성자별과 블랙홀로 인한 제트 플라즈마는 반입자를 만드는 천연 공장으로 알려져 있다. 또 번개가 칠 때 지구 대기에서도 형성된다고 한다.

빅뱅 이후 물질과 반물질이 만들어졌는데, 이론적으로 둘이 만나 소멸되어야 한다. 그런데 물질이 반물질보다 조금 더 많아(물질-반물질 비대칭성) 오늘날 별과 은하 그리고 우리 인간이 존재하는 것이다. 우주의 가장 큰 수수께끼다. 반물질은 우주의 많은 신비를 이해하고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를 규명하는 열쇠로 간주된다.

반입자는 인공적으로도 생성된다. 강입자가속기를 보유한 CERN은 지구상의 최대 반물질 ‘제조공장’이다. 1930년대 전자의 반입자인 포지트론(positron)이 실험적으로 관측되었다. 이어 1995년 CERN은 수소원자의 반물질인 반수소원자(Antihydrogen)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2010년까지 반물질을 포획하는 방법을 알지 못했다. 가속기에서 생성된 반물질은 금방 사라져버리기 때문에 연구에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었다. 2011년 CERN은 반수소 원자를 16분 동안 사라지지 않고 생존하도록 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CERN의 사상 첫 반물질 운송은 PUMA(antiProton Unstable Matter Annihilation)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이 프로젝트의 목표는 반양성자(antiproton)를 가속기에서 만들어 이를 포획, 특수용기에 넣은 다음 트럭에 실어 인근 이졸데(ISOLDE, 동위원소 검출 장치)로 운송하는 것이다. 이른바 ‘반물질 처녀 항해’를 실행하는 것이다.

‘처녀 항해’의 첫 목적지인 이졸데는 반양성자가 생성된 곳에서 수백 미터 거리에 있다. 반양성자(반물질)에 대한 본격적인 실험적 연구는 이곳에서 실시될 예정이다.

반양성자 용기와 양성자-반양성자 충돌실험 개념도. 출처: PUMA, Nature

그렇다면 반양성자를 넣을 ‘용기(bottle)’는 어떻게 만들까? 반양성자가 일반 물질과 접촉하지 않도록 하는 게 기본 전제다. 그렇다면? 유럽입자물리연구소는 바로 강력한 자기장과 전기장을 이용해 반양성자를 용기의 한 가운데(중앙)에 매다는 방법을 설계했다.

이 용기는 거의 진공상태인 우주 공간과 비슷한 환경으로 제작된다. 즉, 거의 진공상태에 절대온도 3도 정도로 냉각한다. 이 용기는 한 번에 약 10억 개의 반양성자를 담아 수주일간 보관할 수 있도록 설계된다.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이론핵물리학자 찰스 호로휘츠는 “트럭에 반물질을 싣고 달리는 것은 마치 공상과학소설의 한 장면과 다름없다”면서 “멋진 발상”이라고 말했다.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의 반물질 물리학자인 클로에 말브루노는 “10억 개의 반양성자를 수주일간 보관하면 많은 실험을 할 수 있다"면서 "아직 베일에 쌓인 우주를 이해하는 새로운 실마리와 아이어들이 쏟아져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어쩌면 반물질을 통한 물리학의 새로운 분야가 열리게 될지 모른다고 그는 덧붙였다.

CERN은 이번 프로젝트를 실행하는 데 4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 ‘처녀 항해’가 성공하면 이후 더 멀리 반물질을 운송해 보다 많은 과학자들이 반물질 연구에 참여하게 될 전망이다.

#기사 출처 : NewAtlas, Nature, doi: 10.1038/d41586-018-022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