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성자별 충돌, 블랙홀로 부활?
중성자별 충돌, 블랙홀로 부활?
  • 조송현 조송현
  • 승인 2018.06.03 05:14
  • 업데이트 2018.06.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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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성자별 충돌, 블랙홀로 부활?

지난해 8 월 처음으로 관측된 중성자별 충돌 개념도. 출처 : NASA/CXC/Trinity University/D. Pooley et al. Illustration: NASA/CXC/M.Weiss

엄청난 밀도에 고속으로 자전하는 두 중성자별이 충돌하면 무엇이 될까? 혹은 그런 충돌 사건은 무엇을 만들어낼까?

최근 미국항공우주국(NASA) 연구팀은 찬드라 X-선 우주망원경의 관측 자료를 통해 흥미로운 분석을 내놨다. 두 중성자별의 충돌 결과 작은 블랙홀이 탄생했다는 것이다. 연구팀의 논문은 5월 31일자 천체물리학 저널 레터스(The Astrophysical Journal Letters)에 실렸다.

NASA 연구팀은 지난해 8월 발생한 중성자별 충돌을 분석했다. 그 우주 사건의 발견은 지난해 과학계의 가장 큰 뉴스로 꼽힐 정도로 관심을 끌었다. 1억3800만 광년 떨어진 곳에서 중성자별 2개가 서로 중력에 이끌려 빠르게 회전하면서 충돌, 엄청난 에너지를 방출했다.

이 에너지는 시공간의 구조를 변화시키는데, 그 시공간의 변화는 중력파 형태로 물결처럼 온 우주로 퍼져나갔다. 또한 이와 동시에 강력한 감마선과 엑스선 그리고 가시광선 등 전자기파도 방사됐다.

마침내 지난해 8월 17일 미국과 이탈리아의 레이저간섭계중력파관측소(LIGO & Virgo)가 중력파를 탐지했고, 약 2초 뒤 엄청난 에너지 분출을 의미하는 감마선을 관측했다. 우주에서 일어난 극적이자 장관인 사건을 지구에서 포착한 것이다.

전 세계 70개의 천체관측소와 수천 명의 과학자들이 이 중성자별 충돌 사건을 주목하고 분석했다. 충돌의 파장이 잦아들 즈음 뭔가 이상한 물체가 생성되었음을 천문학자들은 감지했다. LIGO에서는 그곳에서 뭔가 큰 일이 일어나고 있음을 포착했다. 중력파의 진원지, 즉 충돌이 발생한 곳은 GW170817이란 공식 명칭이 붙었다.

중성자별 충돌로 발생한 섬광은 금방 꺼질 것으로 예상되었다. 하지만 실제로는 사건 이후 수개월 동안 오히려 더 밝아졌다.

충돌이 처음 감지되었을 때와 110일 후 관측된 밝기 비교. 출처 : NASA/CXC/Trinity University/D. Pooley et al. Illustration: NASA/CXC/M.Weiss

이 천문학적 사건은 단순히 충돌에서 끝나지 않고 뭔가 새로운 것을 만들었음에 틀림없다. 그렇다면 충돌에서 생긴 물체는 무엇이란 말인가?

기존 이론에 의하면, 두 중성자별이 충돌, 융합해 블랙홀 혹은 더 단단한 중성자별이 만들어질 수 있다. LIGO의 관측 자료에 따르면, 어느 경우든 새로 생긴 물체의 질량은 태양의 2.7배 정도다.

그런데 이 같은 수치(태양 질량의 2.7배)는 더 큰 의문을 던진다. 만약 새로 생긴 물체가 중성자별이라면, 그것은 이제껏 발견된 중성자별 중 가장 무거운 게 된다. 아직 그렇게 질량이 큰 중성자별은 발견된 적이 없다는 것이다.

반면 그게 블랙홀이라면, 그것은 이제껏 발견된 가장 작은 블랙홀의 절반 크기(질량)밖에 안 된다. 따라서 LIGO 자료에 따르면 새로 생긴 물체가 블랙홀이라고 단정하기에도 석연찮다.

그렇다면 새로 탄생한 물체의 질량이 ‘태양의 2.7배’라는 결론에 이르게 한 LIGO의 관측 자료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닐까?

이 같은 의문을 풀기 위해 NASA 연구팀은 우주의 X-선 관측장비인 찬드라 X-선 우주망원경의 자료를 분석했다. 찬드라는 충돌 후 2 ~ 3일 동안 그곳에서 오는 X-선 신호를 잡지 못했지만 9, 15, 16일 후에 오는 모든 신호를 수신했다. 찬드라는 또한 충돌 후 50일 X-선이 더욱 강해지는 것을 관측했고, 충돌 110일 후에는 더 밝은 신호를 감지했다.

연구팀은 이 관측 자료를 뉴멕시코 주의 우주전파관측군집(Very Large Array; VLA) 테이터와 비교한 끝에 진원지(GW170817)에서 나온 X-선의 정체를 설명할 수 있었다. 그것은 새로운 천체 주변에서 고속으로 회전하는 가스층, 이른바 강착원반에서 방출되는 X-선이었다.

이 같은 사실은 충돌 후 생긴 새로운 물체가 중성자별이 아니라 블랙홀임을 암시한다.

이번 연구 논문의 공동저자인 파완 쿠마르(Pawan Kumar)는 “천문학자들은 오랫동안 중성자별이 융합되면 블랙홀을 형성하고 방사선 폭발을 일으킬 것이라는 이론적 예측을 의심쩍어 했는데, 이번에 그런 의문을 해소해주는 실제 사례를 확인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제까지 블랙홀 중 가장 체급이 낮은 항성블랙홀의 최소질량은 태양의 3.8배로 추측되었다. 이번 연구는 이보다 훨씬 작은 블랙홀의 존재 가능성과 형성 메커니즘을 알려준다.

하지만 현재로선 그것이 블랙홀이라고 확신하기에는 이르다. 만약 블랙홀이라면 충격파가 약해짐에 따라 진원지(GW170817)에서 방출되는 X-선의 신호도 점차 약해져야 한다. 그러나 만약 앞으로 수년간 X-선이 약해지지 않고 진원지(GW170817)가 더 밝아진다면 GW170817은 중성자별이라고 결론내릴 수밖에 없다고 논문의 공동저자인 휠러(J. Craig Wheeler)는 설명했다.

# 기사 출처 : The Astrophysical Journal Letters, GW170817 Most Likely Made a Black Hole NEW ATLAS, NASA sheds light on strange object created in cosmic collision PHYS.ORG, Gravitational wave event likely signaled creation of a black ho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