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폭염 보고서] ① 111년 사상 최악…최장·최고기록 경신
[2018 폭염 보고서] ① 111년 사상 최악…최장·최고기록 경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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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8.18 09:42
  • 업데이트 2018.08.18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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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도 이상 역대 7번 중 6번이 올해…전국 관측소 64% 최고기온 경신
"지구 온난화로 기록적 폭염 또 찾아올 것"…극한 폭염 일상화 우려

올여름 기상 관측 111년 만의 최악 폭염(extreme heat)이 한반도를 덮쳤다. 살인적인 폭염이라 불릴 만큼 무자비한 폭염에 열사병으로 인한 사망자가 속출했고, 가축과 양식장 어패류는 떼죽음을 당했다. 기후학자들은 이런 폭염이 자주 찾아올 것이라고 경고한다. 이에 올여름 폭염 원인을 분석하고 역대 최악의 피해 상황, 폭염 관련 대책 등을 정리한 [2018 폭염 보고서] 3편을 18일부터 20일까지 하루 1편씩 연재한다. 또 연속기획으로 한반도 곳곳에서 관찰되거나 진행되는 아열대화, 열대화 징후들을 살펴보고 우리의 대응 방안은 무엇인지를 짚어보는 총 6편짜리 [한반도 이상징후]를 18일부터 20일까지 연재한다. <편집자 주>

더위 식혀주는 분수대(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폭염이 절정을 향해 치닫고 있는 1일 오후 열화상 카메라로 촬영한 서울 광화문 광장 분수대 부분이 주변 건물에 비해 낮은 온도를 표시하고 있다. 온도가 높을수록 붉은색, 낮을수록 푸른색으로 표시된다. 2018.8.1superdoo82@yna.co.kr
더위 식혀주는 분수대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폭염이 절정을 향해 치닫고 있는 1일 오후 열화상 카메라로 촬영한 서울 광화문 광장 분수대 부분이 주변 건물에 비해 낮은 온도를 표시하고 있다. 온도가 높을수록 붉은색, 낮을수록 푸른색으로 표시된다. 2018.8.1superdoo82@yna.co.kr

(전국종합=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지난 7월 31일까지만 해도 100년이 넘는 우리나라 기상 관측 사상 낮 최고기온이 40도까지 오른 적은 딱 한 번뿐이었다. 1942년 8월 1일 대구가 40.0도였다.

불과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은 18일 현재 '40도 이상'을 기록한 지역은 대구 1곳에서 7곳(중복 포함)으로 늘어났다.

지난 1일 하루에 강원도 홍천(41.0도) 등 무려 5곳의 수은주가 40도를 돌파했다.

14일에는 경북 의성(40.3도)에서도 40도를 넘었다.

기상관측소가 세워진 시기는 지역마다 다르다. 부산, 인천, 목포가 1904년으로 전국에서 가장 이르고 서울, 대구는 1907년 관측을 시작했다.

역대 최악 폭염일로 기록된 지난 1일 서울은 39.6도까지 올랐다. 서울의 111년 관측 사상 기존 최고기온이던 38.4도(1994년 7월 24일)보다 1.2도나 높다.

공식 관측소가 있는 전국 95곳 중에서 64.2%에 해당하는 61곳의 역대 최고기온이 올해 새롭게 작성됐다.

올 여름철(6월 1일∼8월 16일) 전국 평균기온과 최고기온은 각각 25.5도와 30.7도에 달해 1973년 통계작성 이래 가장 높았다.

2018년 우리나라 폭염 역사가 완전히 새로 작성됐다.

아침부터 내리쬐는 뜨거운 태양 [연합뉴스 자료사진]
아침부터 내리쬐는 뜨거운 태양 [연합뉴스 자료사진]

정관영 기상청 예보정책과장은 "폭염을 위한 조건이 여럿 있는데, 올해는 모든 박자가 맞아떨어졌다"고 기록적인 폭염 이유를 설명했다.

장마가 지난달 11일 이례적으로 일찍 끝난 것이 올해 가마솥더위 시작점이었다.

이후 더위를 식힐 만한 비가 내리지 않는 가운데 우리나라 여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북태평양 고기압에 티베트 고기압까지 더해지면서 고기압 세력이 엄청나게 강해졌다.

히말라야 산맥이 있어 고도가 높은 티베트 일대 공기가 데워진 뒤 동쪽으로 이동하면서 우리나라 상층 기온까지 올라간 것이다.

결국, 상층 티베트 고기압과 중·하층에 자리 잡은 북태평양 고기압이 합세해 한반도를 뜨겁게 달궜다.

정 과장은 "견고한 고기압이 우리나라에 자리 잡으면서 날씨가 맑아져 강한 일사(햇빛)가 내리쬈다"며 "이로 인해 육지는 물론이고 한반도 주변 바다 수온까지 올라가 밤사이 최저기온이 별로 떨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지난해까지 하루 최저기온이 30도 이상을 유지한 적은 2013년 8월 8일 강릉(30.9도)이 유일했다.

올해는 서울 최저기온이 이달 2∼3일 이틀 연속으로 30도 이상(각각 30.3도, 30.0도)을 유지해 '초열대야' 현상이 나타났다.

밤사이 최저기온이 높았던 상태에서 다시 해가 뜨고 지표면이 가열되면서 수은주는 폭염 주의보 기준인 33도는 물론이고 폭염 경보 기준인 35도도 훌쩍 넘겨버렸다.

최강 폭염에 솟아오른 고속도로 [연합뉴스 자료사진]
최강 폭염에 솟아오른 고속도로 [연합뉴스 자료사진]

한반도에 비구름을 몰고 와 더위를 식혀줄 만한 태풍은 번번이 견고한 고기압에 가로막혔다.

이런 가운데 제12호 태풍 '종다리'는 오히려 불볕더위를 부채질했다.

5곳의 수은주가 40도를 넘은 지난 1일 우리나라 북쪽에는 고기압이, 남쪽에는 제12호 태풍 '종다리'가 소멸해 변한 저기압이 놓여 있었다.

고기압은 시계방향, 저기압은 반시계방향으로 각각 돌면서 한반도에는 동쪽에서 바람이 불었다.

동풍은 태백산맥을 넘으면서 '푄 현상'으로 서쪽에서 더욱 뜨거워져 서울과 영서 지방 기온을 끌어올렸다.

문제는 올여름 같은 극한 폭염이 어쩌다 찾아오는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라 일상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미국 국립기상학회 연례기후보고서에 따르면 지구 온난화 주범인 온실가스 배출량은 지난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세계 이산화탄소 농도는 산업화 이전과 비교해 45% 증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보고서를 보면 온실가스 감축 노력이 없으면 지구 연평균 기온은 2081∼2100년에 현재보다 2.6∼4.8도 더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변영화 국립기상과학원 기후연구과장은 "온실가스 배출이 증가하면서 올해 같은 극한 기온이 나타나는 빈도가 늘어나고 강도도 세질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많다"며 "당장 내년이나 내후년은 아닐지 몰라도 몇 년 안에 올해 수준 폭염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쏟아내리는 태양 [연합뉴스 자료사진]
쏟아내리는 태양 [연합뉴스 자료사진]

ksw08@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