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서평-셀러브리티
금주의 서평-셀러브리티
  • 인저리타임 인저리타임
  • 승인 2018.08.24 14:13
  • 업데이트 2018.08.24 14: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금주의 서평-셀러브리티

저자 : 그레엄 터너(The University of Queensland 문화연구학과 교수)

서평자 : 안성혜 (상명대학교 사진영상콘텐츠학과 교수, 미술학 석사)

미디어 상품으로서 제작되고 소비되는 셀러브리티

셀러브리티는 수익을 위해 창출된다. 셀러브리티들의 이름과 이미지는 영화, 디브이디, 잡지, 신문, 방송 프로그램 같은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상품은 물론이고 란제리, 수영복, 향수를 파는 데 이용된다. 심지어 저녁 뉴스도 예외는 아니다. 미디어 기업가는 셀러브리티와 함께 사업을 도모한다. 그렇게 해야 수용자들이 관심을 가진다고 믿기 때문이다. (83p.)

셀러브리티란 명성 그 자체를 의미하기도 하고, 명성 때문에 널리 알려진 사람을 지칭하기도 한다. 셀러브리티는 보통 지위나 성취를 통해 명성을 얻지만, 오늘날에는 특별한 업적이 없어도 일단 공중의 관심을 끌면 금세 유명인이 될 수 있다. 오늘날 셀러브리티는 일차적으로 미디어 재현의 산물이며, 많은 문화 연구와 미디어 연구에서 셀러브리티를 문화적 과정 및 경제적 과정의 생산물로 취급하고 있다.

오늘날 문화는 영속적인 것, 문자화된 것, 합리적인 것을 제치고 순간적인 것, 시각적인 것, 감각적인 것을 중요시한다. 대중들은 이러한 변화된 문화 패러다임 속에서 탄생한 미디어 상품을 욕망과 동경의 대상으로 소비함으로써 특별한 위안을 받기도 하고, 억눌린 불만과 분노를 대변하고 폭발시킴으로써 복수의 심리적 위안을 구하기도 한다.

오늘날 명성은 단순한 상징 자본이 아니라 경제적, 사회적, 심리적 가치로 전환되는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으며, 셀러브리티는 일종의 금융 자산처럼 명성의 상품화에 관련된 모든 사람들에게 수익을 안겨준다. 즉, 명성은 개인의 성취를 넘어서 특정한 산업적 기제를 거쳐 생산되고, 유통되며, 소비되는 것이다. 셀러브리티는 ‘대량 유통되는 신문, 텔레비전, 라디오, 영화에서 촉발된 현상’이며, 요즘에는 웹사이트부터 블로그, 채팅룸, 팬사이트를 거쳐 트위터 같은 소셜 미디어로 이동하고 있다.

셀러브리티의 제작과 유통은 이제 광고 산업과 홍보 산업만의 문제가 아니라 많은 미디어 조직이 요구하는 통상의 전략이 되었으며, 셀러브리티 문화는 일상의 곳곳에 만연해 있다. 게다가 명성을 향유하는 소비자, 곧 수용자는 명성을 재생산하고, 변형하고, 새롭게 창출하기도 한다.

오늘날 명성은 특출함으로 공동체에 영향을 미친 영웅에게 따라붙는 속성이 아니라, 생산과 유통 및 소비과정을 거쳐 만들어지고, 조작되고 부풀려지며, 심지어 축소되는 산물, 새롭게 창안되고 변형되는 산물에 가깝다. 정치인의 당선에도 홍보업자들이 깊숙이 개입한 ‘전형적인 셀러브리티 마케팅’이 동원되는데, 미디어를 통해 대중의 인식을 관리하고 통제, 조정하는 산업적 기법과 영리적 장치가 보편화되었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는 셀러브리티가 지배하는 사회적, 경제적, 정치적, 문화적 환경에 익숙하며, 셀리브리티의 부산물로서 권력을 이해할 필요가 생겼다.

이 책은 오늘날 셀러브리티를 둘러싼 이러한 여러 가지 쟁점을 압축해서 다음과 같이 제시하고 있다. 첫째, 셀러브리티는 특정한 개인이 달성한 업적이나 성취를 넘어선 무엇이다. 둘째, 명성은 스스로 탄생하는 것이 아니라 분명히 산업적 성격을 지닌다. 셋째, 셀러브리티는 그 시대의 사회적, 문화적, 경제적 배경과 영향을 주고받으며, 특히 국가를 비롯한 공동체를 재생산하고 변형하면서 최근에는 국경을 넘어 전 지구화되고 있다.

넷째, 셀러브리티는 일상적 현상이고, 사회의 ‘공통 감각’을 형성한다. 유명인의 성 추문이나 죽음은 가십 등을 거쳐, 또는 가족 간 대화를 통해 ‘옳고 그름’의 도덕적 가치를 재생산한다. 다섯째, 셀러브리티의 생산, 유통, 소비는 역사적 산물이며, 요즘 평범한 사람들이 갑자기 ‘뜬다’든지 스스로 유명세를 추구하는 현상은 흥미로운 역사적 사건이다. 여섯째, 오늘날 명성은 사적 이야기를 공적 쟁점으로 만드는 과정에서 획득된다. 과거에는 유명인의 ‘성격’과 도덕적 품격이 중요했다면, 요즘에는 위악이나 일탈적 행위도 명성을 얻는 데 기여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셀러브리티는 제조된 상품이고, 셀러브리티의 발달은 사업 전략의 일환이며, 셀러브리티의 교환과 거래는 오늘날 문화 산업과 미디어 산업에서 본질적인 과정이라고 주장한다. 셀러브리티 생산 과정이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지, 이런 산업구조가 어떤 조건을 요구하며, 셀러브리티 산업이 경제적, 정치적, 문화적 관계에 어떻게 의존하는지를 다양한 담론들을 통해 설명하고 있으며, 셀러브리티 소비의 문화적, 경제적, 정치적 기능과 더불어 대중들이 셀러브리티 소비를 통해 어떻게 쾌락(게임)과 위안을 얻고, 분노와 복수의 표출로 셀러브리티 문화를 공유하는지를 말해준다.

번역서로서 매끄럽지 못한 부분이 다소 보여 단숨에 읽어 내려가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지만, 이 책은 셀럽 경제가 만연하고 있는 현재 상황에서 학문적으로 무척 흥미롭게 다가온 주제이며, 저자가 편협하지 않은 시각으로 다양한 담론들을 담아내고 있어서 현대 대중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매우 의미 있는 저서라고 생각된다.

#금주의 서평은 국회도서관의 승인을 받아 전재한 것임을 알려드립니다. www.nanet.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