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서평-평균의 종말 : 평균이라는 허상은 어떻게 교육을 속여왔나
금주의 서평-평균의 종말 : 평균이라는 허상은 어떻게 교육을 속여왔나
  • 김동일 김동일
  • 승인 2018.09.01 16:43
  • 업데이트 2018.10.16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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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의 종말 : 평균이라는 허상은 어떻게 교육을 속여왔나

저자 : 토드 로즈(미국 하버드대학교 교육대학원 교수)

서평자 : 김동일 (서울대학교 교육학과 교수, 교육심리학 박사)

(우리의 교육적 이상은) 자기 나름의 관점에 따른 최고의 자신이 되고자 하는 꿈이자 자신이 정한 기준에서의 훌륭한 삶을 살아가고자 하는 꿈이다. 노력을 쏟을 만한 가치가 있는 꿈이다. 그리고 이루기 어려운 꿈일테지만 지금 현재야말로 그 어느 때보다 그 꿈의 실현에 가까이 다가와 있다. (중략) 우리 앞에는 밝은 미래가 펼쳐져 있으며 그 시작점은 평균의 종말이다. (273~274p.)

당신은 정상(적)입니까? : 교육의 ‘프로크루스테스 침대(Procrustean bed)’를 넘어서

‘평균이라는 허상은 어떻게 교육을 속여 왔나’라는 도발적인 부제를 붙인 이 책의 핵심적 주장은 바로 당신을 포함한 누구에게나 몸에 맞지 않는 옷처럼 평균적인 것은 아주 불편하다는 것이다. 당신과 내가 ‘평균에서 벗어나는 게’ 오히려 정상(적)이라는 울림 있는 주장을 하고 있다. 평균을 의미 있게 활용할 수 있는 것은 집단을 비교할 때이며, 개인에 대한 의사결정을 할 때 허구적인 평균에 집착하는 것이 오히려 해악이 클 수 있다는 것이다.

아돌프 케틀레는 사회학에 차용한 평균의 개념에서, 개별 측정값 전체를 포괄하는 전체 오류값이 평균을 통해 최소화될 수 있다고 믿으며 평균적인 사람을 이상적인 대푯값으로 간주하였다는 설명은 흥미롭다. 여기에서 더 나아가 프랜시스 골턴은 평균을 최대한 향상시키려 힘쓰는 것이 인류의 의무라고 믿으며, 평균보다 높은 “우월(Eminent)”, 평균적인 “평범(Mediocre)”, 평균에 못 미치는 “저능(Imbecile)” 집단을 고정화하였다고 이책의 저자는 주장한다. 그리고 우리 교육이 고착화된 평균주의에 매몰되어 테일러식 표준화 시스템을 교육과정, 교과서, 수업에 접목시킨 공장식 학교 교육을 왕성하게 시행해 왔다고 비판한다.

고정된 평균주의에 의거한 프로크루스테스식의 교육 틀에 학습자의 재능과 교육의 장으로서의 학교를 두드려 끼워 넣는 것을 버리고, 개인의 성장을 지향하는 참교육에 대한 대중의 의식을 일깨울 필요가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교육학전공자가 전체적으로 감수와 번역·교정에 본격적으로 참여하였다면 다르게 제시될 수 있었던 몇 가지 전문 어휘 및 배경 설명에 대한 아쉬움은 있지만, 대학입시를 비롯한 여러 난제(!)에 대한 교육적 의사결정을 시민공론화 절차로 진행하고있는 지금의 대한민국 상황에서 필요한 교양서임은 틀림없다.

‘학습의 장’으로서의 학교를 설계하려면, 학생들의 수행에 대하여 상대적 성적순으로 줄을 세워 오차가 없는 완벽한 수행에 목을 매고 운영되는 공장식 학교 교육이 아니라, 내재적 동기에 기반을 두고 참다운 배움을 지향하며 교육적 실패를 허용할 뿐만 아니라 또 다른 기회의 사다리(second chance)를 제공하는 배움터를 구현해야 한다. 배움터로서의 학교에서는 지능과 재능이 고정된 것으로 보지 않는다. 지능이 고정적이라고 믿는 사람은 늘 똑똑해 보이는 데에만 신경을 쓰고, 완벽해 보여야 하기 때문에 실패하지 않을 수 있는 쉬운 일만 찾게 된다.

또 노력은 무능력자나 한다는 ‘헛똑똑이가 가지는 멍청한’ 생각에 빠져 노력을 싫어하고 학습 기회를 회피하는 ‘자기손상화’ 기제를 활용하게 된다. 지능이나 재능이 고정적이 아니라 성장을 할 수 있다고 믿는 학습자는 도전적인 일을 통해 배우고 성장하며 즐거움을 얻으며 진정으로 똑똑하다는 것을 지속적인 자기계발과 자기발견의 과정에서 드러낸다.

학습자의 지능과 능력의 다양성에 기반을 둔 다중지능 이론은 이미 개별화와 다원화라는 두 가지 관점으로 교육 현장에 뿌리내리고 있다. 첫째, 개별화 관점으로 바라본 학습자는 개인 간 개인차(inter-individual difference)와 개인 내 개인차(intra-individual difference)를 모두 가지고 있으며 개개인의 지능 능력 프로파일에 관해 유연하고 성장 가능한 특성을 이해한다는 것이다.

둘째, 다원화 관점으로 교사는 학습자의 다양한 능력을 발현할 수 있는 개별적합화 방식으로 가르치고 평가하는 데 애쓰고 있다. 다중지능의 이론적 틀로 보면, 우리 사회에서 지금까지 비교적 소외되었던 특수아동이나 다문화 학습자에 대하여 보다 적극적인 교육적 관심을 가질 수 있다. 문화적 다양성을 지닌 영재아동을 위한 교육 사례와 언어 능력 및 논리·수학 능력은 상대적으로 뒤떨어지나 공간 능력 등은 오히려 강점으로 나타나는 학습장애 아동의 교육에 대한 새로운 도전이 요청된다.

우리는 특정 분야나 영역에 대해 들쭉날쭉하게 약점이나 강점을 드러내게 되어 있다. 그러므로 약점을 강조하면 어느 누구도 “특수학습장애(Specific LearningDisability)”라는 명칭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모든 학습자의 강점을 찾아서 이를 북돋아 주는 교육이야말로 우리의 현재 지향점이다. 흥미, 장점, 재능에 초점을 맞춘 “특별한 능력(Specific Learning Ability)” 교육으로의 과감한 의식 전환과 실제적인 적용을 위한 미래 교육 마인드가 그 어느 때보다도 요청되고 있다.

이 책의 마지막 장에서도 ‘우리는 왜 공부를 하는가’에 대한 교육의 이상을 다시 한번 제시하고 희망의 끈을 놓지 않으며, 매우 어렵지만 그 어느 때보다도 이러한 이상을 실현할 수 있는 ‘현재’를 강조하고 있다.

#금주의 서평은 국회도서관의 승인을 받아 전재한 것임을 알려드립니다. www.nanet.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