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전통문화 꽃밭에서 새로운 미래문화를 일구자
[기고] 전통문화 꽃밭에서 새로운 미래문화를 일구자
  • 김명자 김명자
  • 승인 2019.12.19 12:29
  • 업데이트 2019.12.19 12: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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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안동하회마을보존회

인간의 문화체계는 변동이라는 본질적 속성이 있다. 이는 자연 속 시냇물같이 외부에서 흘러드는 다양한 요소들을 만나게 되므로 서로 섞여 상호작용을 통해 끊임없는 변화를 축적, 오늘의 인류 역사를 이루었다. 그러나 그냥 방치하면 오염된 물줄기가 시냇물로 흘러들어 그 전체를 썩게 하므로 그 속의 생물들은 변종되거나 소멸된다. 이에 따라서 외부로부터 흘러드는 여러 형태의 요인들을 분석하고 이를 정화 또는 차단하는 인위적 전략이 우수한 전통문화를 건전하게 유지·발전시키는 데 필수적이다.

먼저 전통문화와 새로운 외래문화의 융복합(融復合, convergence) 전략 측면을 본다. 우리의 훌륭한 전통문화는 지키면서 바람직한 외래의 문화들은 동화(同化, assimilation)라는 작용을 통해 우리 속으로 받아들여 점진적 변화를 유도해야 하고, 오염된 문화 유입은 차단해야 한다.

일제 강제점령 36년간은 우리말 등 우리 고유문화 일부를 상실했지만, 혁신적인 부분의 동화도 조금은 있었다. 이어진 1948년 정부 수립 후 70여 년 동안 서구사회 문화가 홍수처럼 밀려 들어와 상호 정상적인 융복합과 동화작용을 이루지 못하고 일부는 외세 흐름에 흡수되어 퇴행하기도 했다.

예를 들어 기업명칭 표기를 보자. LG, SK 같은 글로벌 기업의 경우 국제적인 브랜드 홍보를 위한 기업명의 영어사용이 이해되지만, 국내 전용의 한국수자원공사가 K-water로, 한국철도공사가 KORAIL로 표기하는 것은 무슨 이유에서일까? 심지어 소도시 번화가의 간판들 절반 이상이 영문자로 표시되는 퇴행 현상이 나타났다. 한민족의 가장 큰 자부심의 상징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한글이 독창적인 문화로 자랑스럽게 활용되지 못하고 외면 받는 현실이 안타깝다.

1년에 한 번씩 치르는 가족이나 자녀들 생일 축하잔치도 본래의 의미에서 변질된 느낌이다. 축하라는 일반적 의미는 긍정적인 성과를 거둔 데 들인 땀과 고통 등 노고를 칭찬하는 것이다. 누구나 이 세상에 태어나 성장하면서 부모님의 지극한 보살핌을 받았을 것이다. 따라서 생일 축하를 받아야 할 사람은 오늘의 그 사람을 있게 하는 데 노고를 아끼지 않은 부모님이 아니겠는가. 우리나라 전통적인 선비 가문에서는 자녀의 생일에 당사자들이 잔치 준비를 하여 부모님의 무한한 은혜와 사랑에 깊이 감사드리는 큰절을 올리며 참다운 출생의 의미를 실천하고 있다.

물론 생일잔치를 스스로 준비할 능력이 없는 어린이들의 경우, 부모님들이 대신 준비해 사랑스럽고 귀한 자식을 둔 행복한 마음을 가족, 이웃들과 함께 나누는 것이 옳다. 그러나 성인이 되어 가정을 이룬 자녀들이 부모님은 시골집에 계시게 하고 친구와 지인 등 자기들끼리만 무의미한 생일잔치를 즐기고 있다. 이는 사람들이 생일 당사자에게 생일을 축하하는 서구사회의 생일잔치 문화를 여과 없이 받아들인 결과로 보인다.

필자

필자의 경우에 친정 부모님이 돌아가신 이후에는 생일상을 차리지 않는다. 다만 자식이 자신의 생일날을 부모님께 보내는 감사를 받고 있다. 그때마다 뱃속의 자식을 낳고 기른 고통과 보람이 가슴 가득 넘치는 듯한 벅찬 행복감에 젖어들게 된다.

이러한 생일잔치뿐만이 아니다. 젊은 세대들이 햄버거 가게나 커피 점에서 산 음식들을 손에 들고 길거리를 활보하며 자랑처럼 먹고 마신다. 음식은 밥상이나 식탁에서 들어야 하고, 길거리에 다니면서 먹고 마시지 않는 것이 우리의 식사예절이지만 그 옛날 논밭에서 열심히 일을 하다가 배를 채우는 형태가 이제는 추락하여 고귀한 선비문화를 오염시키고 있다. 그러다 보니 물불 가리지 않고 남을 속여서라도 돈만 많이 벌면 된다는 천민자본주의 사상들이 넘쳐서 우리나라를 문화실조 국가로 추락시키고 있다. 이런 형태의 사회변천 과정들을 보면 우리들의 속은 실망감으로 뒤틀린다.

아름답고 향기 짙은 전통문화를 꽃피우던 그 꽃밭을 주인이 정성 들여 가꾸지 않으면 온통 잡초 밭이 된다. 지구촌의 자연스러운 변천 과정에서 외래문화를 우리 노력으로 융·복합 하거나 동화하여 아름답고 새로운 모습으로 다듬어나가는 것이 이 땅을 지켜나갈 주인들의 소중한 책무라 생각한다.

이제 사회의 각 분야에서 소중한 역할을 수행하는 우리 모두가 향기로운 전통문화 꽃밭에서 새로운 미래문화를 함께 손잡고 가꿔가기를 소망해본다.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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