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서평 - 불평등의 세대 : 누가 한국 사회를 불평등하게 만들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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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1.29 23:57
  • 업데이트 2020.01.29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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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청년 세대는 386세대 리더들의 ‘약속 위반’에 분노한다
386세대, 포스트 386세대와 상생할 수 있는 전략 부재

불평등의 세대 : 누가 한국 사회를 불평등하게 만들었는가

저자 : 이철승
서평자 : 이천효(문헌비평가, 한국인재개발컨설팅 인문학연구소장)[chlee207@naver.com]

“다른 세대를 압도하는 고위직 장악률과 상층 노동시장 점유율, 최장의 근속연수, 최고 수준의 임금과 소득점유율, 꺾일 줄 모르는 최고의 소득상승률, 세대 간 최고의 소득 격차. 이 모든 것이 어떻게, 성장이 둔화되어가는 경제에서 가능했을까? (중략) 우리는 이제 그 답을 추론할 수 있다. 바로 386세대의 상층 리더들이 다른 세대에게 돌아가야 할 몫을 더 가져갔기 때문이다.”(130p.)

젊은 청년 세대는 386세대 리더들의 ‘약속 위반’에 분노한다

우리 사회는 교육의 기회 불평등과 자산 불평등에 대하여 분노하고 있다. 이는 금수저와 흙수저 얘기다. 부모 계급의 대물림을 의미한다. 서민들은 계층 이동의 사다리가 끊어졌다고 한숨짓는다. 사회적으로 정의와 평등을 부르짖고 있지만, 시민들은 불공정과 불평등을 실로 체감하고 있다. 마이클 샌델이 저술한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철학적 책이 한국에서 베스트셀러가 된 이유는 한국 사회의 정의에 대한 강력한 갈망 때문이다.

『불평등의 세대』는 사회학적 관점에서 ‘세대’라는 개념을 통하여 ‘불평등’과 ‘계급’의 생성 과정을 명쾌하게 밝혀내는 데 결정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노동사회학, 특히 불평등의 구조를 천착한 저자가 한국 사회의 불평등 현상을 명쾌하게 분석, ‘한국형 위계 구조’라는 새로운 개념을 창안, 한국의 모든 세대가 자기 반성할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에서 훌륭하다. 다양한 개념적 도구에 의하여 세대 간, 세대 내 불평등의 구조를 예리하게 들춰낼 뿐만 아니라, 현재 고통 받고 있는 젊은 청년들을 위한 ‘신규고용협약’이란 새로운 사회적 협상을 제시하고 있다. 복잡한 한국 사회의 구조에서 새로운 독창적 논리를 개발함으로써, 이기일원론(理氣一元論)적 입장을 견지한 저자의 학문적 위상은 빛난다.

왜 386세대의 리더들의 ‘약속 위반’을 들춰내는가? 한마디로 386세대가 포스트 386세대와 상생할 수 있는 전략이 부재한 까닭이다. 저자는 이들이 청년세대에게 자신이 겪어보지 못했던 노동 유연화 장치 즉 아웃소싱, 사내하청, 파견직, 비정규직을 강요함과 아울러 자신들에게 유리한 최고 소득과 정년연장 등과 같은 고용보장을 통하여 자신들의 이익을 추구했다고 주장한다. 불행하게도 교수, 교사, 대기업, 공기업 등과 같은 상위 노동 시장에서도 같은 상황이 반복된다고 말한다.

필자는 사회 구성원 모두가 오로지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집단 무의식’의 결과라고 생각한다. 저자는 386세대와 함께 그 윗세대인 산업화 세대와 베이비 붐 세대가 아랫세대인 포스트 386세대, 즉 70, 80년대 출생자들과 90년대 이후 출생자들에게 앞으로 부과될 경제적 부담에 대한 고통 분담을 주장한다. 필자는 기득권 세력인 교수, 교사 등과 같은 전문가 집단은 물론 공무원·군인·사학 연금 수혜자들에게도 젊은 청년들을 위하여 진심으로 실천적 행동을 촉구하는 무언의 압력이라고 본다.

저자의 가장 중요한 개념은 ‘한국형 위계 구조’로서 “나이와 연공에 따른 권력 사다리의 공유 및 경쟁, 노동 유연화 장치에 따른 엄격한 신분제적 지배 체제의 확립, 탑-다운 방식의 낙수효과를 통한 과실의 불평등한 분배에 의하여 작동된다.”라고 정의한다. 지금 권력에 진입하는 유일한 방법은 과거제도와 다름없는 관료제, 즉 시험 위주의 능력주의다.

산업화 세대가 경제 발전을 이룩하고, 민주화의 주축인 386세대가 완성한 한국형 ‘네트워크 위계’의 희생자는 바로 청년과 여성이라는 점에서 충격적이다. 개척의 화신인 산업화 세대와 베이비 붐 세대도 ‘약속 위반’이다. 이 세대들에게도 강력한 부채 의식이 요구된다. ‘생존의 세대’인 산업화 세대는 자산 폭발이라는 ‘세대의 기회’를 최대한 활용, 최초로 ‘자산 축적’을 이루었지만, 오늘날 청·장년 세대에게 ‘자산 불평등’을 남겨주었기 때문이다.

저자가 제안하는 ‘세대 간 연대전략’ 가운데 하나는 386세대의 2차 희생 요구로서 1차 희생인 민주화 투쟁에 이어서 자식 세대의 고용과 미래를 위한 ‘사회적 합의’로서 일자리·임금·연금 개혁과 주거를 위한 희생을 말한다. 청년 일자리 창출 방안인 ‘신규 고용 협약’에서는 공무원, 공기업, 대기업, 모든 전문가 집단이 임금 동결은 물론 임금 일부분을 청년 고용에 양보할 것을 촉구한다.

다만 ‘신규고용협약’은 세대 간 커다란 파장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쟁점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 필자는 모든 세대가 참여하는 사회적 공론화 과정을 통한 정교한 합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아직도 한국 사회는 개인과 집단의 극심한 이기주의와 시민의식·사회정의·법정의의 불신이라는 늪에서 허우적거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는 다양한 사회학적 개념들이 등장하고 있으므로 독자의 편의상 찾아보기는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자는 시민사회와 젊은 청년 집단이 선거 시 정치적 표의 심판에 의하여 386세대를 통한 ‘대리 정치’의 종식을 강력히 요구한다. 이는 새로운 젊은 세대의 등장을 암시하는 것이다. 하영선 교수도 그의 저서인 『한국 외교사 바로보기』를 통하여 “유연한 사고를 갖춘 젊은 세대들의 조기 등판”을 주장한다. 세계 시민 의식의 자세를 강조한 스테판 에셀에 의하면, “공감하고 연대하는 것! 이것이 세계를 변화시키고, 우리의 사회 참여를 진전시킨다.”라고 호소한다. “세상을 바꿔라!”

시민 의식이 사회정의와 법 정의의 초석이다. 젊은 청년을 위한 새로운 시민 의식을 기대한다.

# 이 서평은 국회도서관의 승인을 받아 '금주의 서평'을 전재한 것임을 알려드립니다. www.nanet.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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