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정우 박사의 관계를 행복하게 만드는 ‘공감’ 대화법 (22)위로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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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정우 배정우
  • 승인 2020.07.24 08:54
  • 업데이트 2020.07.24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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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글에서는 비언어행동의 정의, 기능, 효과에 대해 알아보고 침묵의 필요성, 부정적 효과와 예방책에 대해 배웠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위로의 참뜻, 효과와 역효과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위로의 정의

우리 삶을 전체적으로 살펴보면 대체로 담담하게 살아가지만 기쁨과 즐거움보다는 슬픔과 괴로움을 느낄 때가 더 많을 것입니다. 우리는 슬프고 괴로울 때 남으로부터 위로를 받아 마음의 평안을 되찾고 다시 힘과 용기를 내며 살아갑니다. 그러므로 나도 남이 슬프고 괴로울 때 진심으로 위로해줘야 합니다.

위로(慰勞, consolation)의 사전적 정의는 ‘따뜻한 말이나 행동으로 괴로움을 덜어 주거나 슬픔을 달래 줌’, 또는 ‘고달픔을 풀도록 따뜻하게 대해 줌’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낱말은 ‘따뜻하게’라는 말입니다. 즉 위로할 때는 이성적이기보다 감성적이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상황에 대한 설명이나 제안보다는 상대방의 심정에 대해 ‘무조건적으로’ 공감해야 합니다.

위로의 효과와 역효과

위로를 한다고 했는데 상대방의 마음이 평안해지기는커녕 불편해지고 짜증나거나 화나는 경우가 더러 있습니다. 왜 그런 일이 생기느냐 하면, 진심 없는 형식적인 위로일 때도 그런 문제가 일어나겠지만 진심으로 위로했다고 할지라도 설득이나 감정 싸매기를 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부모상을 당한 친구에게 “너무 슬퍼하지 마. 100세까지 사셨으니 장수하신 거지.”라고 한다면 친구는 속으로 섭섭하고 괘씸해 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부모가 장수했다 하더라도 자식은 조금 더 사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고, 돌아가셨으니 마냥 슬픈 것입니다. 이때는 나의 주관적인 판단이나 평가, 감정 싸매기의 태도를 버리고 무조건적으로 공감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매우 슬프고 아쉽겠구나…. 조금 더 사셨으면 좋았을 텐데….”라고 말하는 게 좋습니다. 우리 조상들은 참 슬기로웠습니다. 상가에 가서 조문할 때 “무슨 말씀을 드려야 할지….”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놀랍도록 적절한 표현이지 않습니까! 제대로 말할 수 없을 땐 슬픈 표정을 지으며 상주의 손을 꼭 잡아주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드라마 「멜로가 체질」의 주제가(OST) ‘위로’의 가사는 어떤 위로가 효과적인 위로인지 잘 말해주고 있습니다. ‘세상과 다른 눈으로 나를 사랑하는/ 세상과 다른 맘으로 나를 사랑하는/ 그런 그대가 나는 정말 좋다// 나를 안아주려 하는 그대 그 품이/ 나를 잠재우고 나를 쉬게 한다/ 위로하려 하지 않는 그대 모습이/ 나에게 큰 위로였다// ... 나와 걸어주려 하는 그대 모습이/ 나를 웃게 하고 나를 쉬게 한다/ 옆에 있어주려 하는 그대 모습이/ 나에게 큰 위로였다’

‘위로하려 하지 않는 모습이 큰 위로였다’는 말은 진심 없거나 엉터리 위로에 상처 받은 적이 있었다는 말입니다. 의사소통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주관적인 판단, 평가, 충고, 조언, 설명, 설득 등을 버리고 경청을 바탕으로 공감, 수용, 칭찬, 인정, 지지, 격려를 하는 것입니다. 좋은, 효과적인 위로도 그렇습니다. 상대방의 심정을 무조건적으로 공감하여 표현해 주는 것이 상대방의 슬픔과 괴로움을 덜어줄 수 있는 위로의 말입니다.

엉터리 위로는 ‘2차 가해’

요즘 ‘미투’(METOO: 성폭력 고발 운동)로 말미암아 남성들의 여성에 대한 잘못된 언행들이 드러나고 해당 남성은 비난받고 있습니다. 잘못을 저지른 자는 비난을 받고 그에 따른 법적 처벌도 받는 게 당연합니다. 그런데 가끔 무고한 ‘미투’도 있었습니다. 그 때문에 ‘미투’가 일어나면 그에 대해 미심쩍어 하며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도 적잖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미투’를 한 피해호소인을 의심하는 언행은 그 여성에게 또 다른 상처를 줄 수 있기에 그 언행은 ‘2차 가해’라고 비판 받습니다.

위로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무리 내가 진심으로 위로했을지라도 그 말을 들은 상대방이 섭섭함이나 짜증을 느끼고 반발하는 말을 하거나 불쾌한 표정을 짓는다면, 순간 당황스러울지라도 ‘아차! 내가 잘못 표현했구나.“라고 재빨리 깨닫고 미안함을 느껴야 합니다. 그리고 그때 사과해야 합니다. ”섭섭한가 보구나. 나의 위로가 오히려 마음 아프게 해서. 당황스럽고 미안하고 부끄럽다.“라고 말하는 게 잘 수습하는 방법입니다.

위로의 역효과를 예방하는 방법

역효과가 일어나는 위로의 말을 하지 않는 방법은 쉬우면서도 어렵습니다. 쉬운 까닭은 인지상정(人之常情), 누구나 모든 사람이 느끼는 보편적인 감정을 지니고 있기 때문입니다. 어려운 까닭은 인간은 개별적인 존재로서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이기적으로 행동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인 존재인지라 상대방의 입장을 생각하는 역지사지(易地思之)의 태도가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슬픔과 고통에 빠진 상대방을 바라보기 힘들기에 내 마음이 빨리 편안해지고 싶은 욕구가 앞서서 상대방의 감정을 싸매는 말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넘어진 아이가 울면 부모가 “아이고, 놀랐지? 아프겠다.”라고 공감하지 않고 “뚝! 괜찮아!”라고 슬픔을 억지로 억누르게 하며 부모 자신이 원하는 행동을 하도록 강요합니다. 그러면 아이는 울음을 그치는 게 아니라 더 큰 소리로 웁니다. 넘어져 부딪힌 놀람과 아픔보다 부모의 말과 태도에 대한 섭섭함과 미움이 더 커서 그런 것이지요. 그러므로 위로의 역효과를 예방하려면 평소에 자기반성적 태도와 공감능력을 길러야 합니다.

일상생활에서 대인관계에서 생긴 일들을 되돌아보면서 ‘나의 말과 행동에 대해 상대방은 어떤 감정을 느꼈을까’라는 역지사지의 질문을 자주 해야 합니다. “감정을 느끼는 것은 인생을 풍요롭게 해준다.”(Daniel Coleman)는 말은 옳습니다. “감정을 알아차리는 것은 우리가 대화에 어떻게 참여할 것인지에 대해 의식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능력을 지지해 준다.”(Oren Jay Sofer)는 말도 옳습니다.

영화 '생일' 포스터

영화로 배우는 효과적으로 위로하는 법

세월호 사고로 아들을 잃은 부모의 슬픔과 고통을 그린 영화 「생일(2018)」을 통해 효과적으로 위로하는 방법을 익혀 보도록 하겠습니다. 줄거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세상을 먼저 떠난 아들 ‘수호’에 대한 그리움을 안고 살아가는 아빠 ‘정일’과 엄마 ‘순남’은 어김없이 올해도 아들의 생일이 돌아오자 그리움은 더욱 커져만 간다. 수호가 없는 수호의 생일. 1년에 단 하루. 수호를 위해 모두가 다시 만나는 날. 가족과 친구들은 함께 모여 서로가 간직했던 특별한 기억을 선물하기로 한다.”

여동생집 거실

●장면 1. 아들 ‘수호’가 죽었을 때 해외 근무 중이었던 ‘정일’이 근무를 마치고 귀국하여 자신이 없을 때 이사 간 집으로 찾아가 초인종을 누른다. 아내 ‘순남’은 아무 응답도 하지 않고 집에 없는 척하며 문을 열어주지 않는다. 집 주소가 잘못됐다고 생각한 ‘정일’이 여동생에게 전화 걸어 “네가 준 주소 맞아? 아무도 없어.”라고 말한 뒤에 여동생 집으로 간 장면.

여동생: (주소록을 살펴보며 오빠 ‘정일’에게 알려준 주소와 대조한 뒤) “주소 맞구만.”
정일: (매제에게 선물을 건네며) “자, 매제!” (여동생을 쳐다보며) “아무도 없었어.”
매제: “제 것도요?” (선물을 풀어보며) “저를 생각해주는 사람은 형님밖에 없네요.”
여동생: (올케 ‘순남’에게 전화를 건다. 받지 않는다.) “벌써 자나? …”
정일: …….

◆바람직한 반응 및 해설(※밑줄 친 대화문은 바람직한 반응이고 괄호 안은 해설임)

여동생: “많이 당황했겠네.”, “주소 맞는데…. 응답 없어 걱정되겠네.” (※올바른 주소로 찾아가 초인종을 눌러도 반응이 없을 때 느꼈을 오빠의 감정을 공감해야 함)
정일: (매제에게 선물을 건네며) “자, 매제!” (여동생을 쳐다보며) “아무도 없었어.”
매제: “제 것도요?” (선물을 풀어보며) “고마워요. 심난할 텐데 저까지 챙겨주셔서.”(※상대의 감정을 공감하고 나의 감정을 표현하는 게 좋다)
여동생: (올케 ‘순남’에게 전화를 건다. 받지 않는다.) “벌써 자나? …”, “오빠, 답답하겠네.”(※오빠의 감정을 공감하는 게 좋다)
정일: …….

여동생집 방

●장면 2. 집에 들어가지 못해 여동생 집에서 하룻밤을 잘 수밖에 없게 된 ‘정일’. 잠 잘 방에 들어와 여동생이 바닥을 걸레질하면서 오빠와 대화하는 장면.

정일: “(네 아이들) 진짜 많이 컸다…. 내가 갈 때 이 허리춤에도 안 왔는데….”
여동생: “걔들만 컸게? 예솔이(*‘정일’의 딸. 죽은 ‘수호’의 여동생)는 얼마나 컸는데…. 보면 놀랄 걸? 아장아장 걸을 때 보고 못 봤지? 몇 학년인지는 알아?”
정일: (아무런 응답을 하지 못하고 짐을 뒤적거린다) “……”
여동생: “이불 갖고 올게.” (방 밖으로 나간다)

◆바람직한 반응 및 해설(※밑줄 친 대화문은 바람직한 반응이고 괄호 안은 해설임)

정일: “(네 아이들) 진짜 많이 컸다…. 내가 갈 때 이 허리춤에도 안 왔는데….”
여동생: “놀랐지? 예솔이도 많이 컸는데 아기 때 이후 자라는 걸 못 봐서 매우 아쉽고 미안하겠구나.” (※오빠의 감정을 공감한다.)
정일: (아무런 응답을 하지 못하고 짐을 뒤적거린다) “……”
여동생: “어쩔 수 없었지. 돈 많이 벌려고 힘든 해외 근무를 한 거잖아. 오빠는 가족을 위해 최선을 다했어.” (※오빠가 자책하지 않도록 사실을 인식시켜준다.)

예솔이 학교 앞

●장면 3. ‘정일’이 여동생과 함께 딸 ‘예솔’이가 하교할 시각에 맞춰 학교 앞에 가서 예솔이가 나오기를 기다리며 대화하는 장면.

정일: “난 저쪽에 가 있을까?”
여동생: (퉁명스럽게) “왜?”
정일: “놀랄 수도 있잖아.”
여동생: (퉁명스럽게) “누군지 알고 놀래?”, “그러고 싶으면 그래.” (턱으로 방향을 가리키며) “저쪽에 가 있어, 그럼. 내가 (예솔에게 아빠가 왔다고) 설명 다 하고 부르면 와.”
정일: “……” (가지 않고 여동생 옆에 그대로 서 있다)
여동생: (예솔이가 걸어오는 장면을 보며) “예솔이 저기 오네!”
정일: (여러 아이들 속에서 누가 예솔인지 알아보지 못한다) “어디?”
여동생: “저기! 저기 오잖아!”

◆바람직한 반응 및 해설(※밑줄 친 대화문은 바람직한 반응이고 괄호 안은 해설임)

정일: “난 저쪽에 가 있을까?”
여동생: “어색한가 보네?” (※아기 때 보고 오랫동안 못 봤던 딸을 만나려니 일어나는 ‘정일’의 복잡한 감정을 공감하는 게 좋다.)
정일: “놀랄 수도 있잖아.”
여동생: “걱정되나 보구나. 어색하고 미안하겠다. 아이들은 금방 이해하고 친해지니 너무 걱정하지 마.” (※‘정일’의 감정을 공감하고, 어색해하며 딸에게 다가가는 것을 머뭇거리지 않도록 위로의 말을 해준다.)
정일: “……” (가지 않고 여동생 옆에 그대로 서 있다)
여동생: (예솔이가 걸어오는 장면을 보며) “예솔이 저기 오네!”
정일: (여러 아이들이 무리지어 오니 누가 딸인지 알아보지 못한다) “어디?”
여동생: “답답하겠네. 아기 때 기억만 있으니 알아볼 수가 없지.” (※‘정일’의 감정을 공감하고, 자책하지 않도록 위로의 말을 해준다.)

예솔이집 문 앞

●장면 4. ‘예솔’이를 앞장 세워 ‘정일’은 여동생과 함께 이사 간 집으로 찾아간다. ‘예솔’이가 현관문을 열고 여동생과 함께 들어가는데도 ‘정일’은 들어가지 않고 문 앞에서 머뭇거리는 장면.

여동생: “왜?” (머뭇거리는 ‘정일’을 의아한 듯 쳐다보며) “들어 와! 오빠 집이야. 들어 와.”
정일: (겸연쩍은 미소를 지으며) “다음에. …” (허리를 낮춰 예솔이를 쳐다보며) “예솔아, 아빠 내일 또 올게~.” (돌아서서 간다)
여동생: (떠나는 오빠 ‘정일’을 제지하지 않고 아무 말 없이 그냥 바라보고 있다)

◆바람직한 반응 및 해설(※밑줄 친 대화문은 바람직한 반응이고 괄호 안은 해설임)

여동생: “머뭇거려지나 보네? 괜찮아. 오빠 집이잖아.” (※‘정일’의 감정을 공감하고, 어색해하지 않고 미안해하지 않도록 근거를 제시한다.)
정일: (겸연쩍은 미소를 지으며) “다음에. …” (허리를 낮춰 예솔이를 쳐다보며) “예솔아, 아빠 내일 또 올게~.” (돌아서서 간다)
여동생: (떠나는 오빠 ‘정일’을 제지하지 않고 아무 말 없이 그냥 바라보고 있다) “오빠, 많이 불편한가 보네. 내일은 마음 편하게 오면 좋겠어. 오빠가 잘못한 건 없어.” (※아들 ‘수호’가 세월호 사고로 목숨을 잃었을 때 해외에서 귀국할 수 없어 장례식에 참석할 수 없었던 일 때문에 죄책감을 느끼지 않도록 공감을 해주면서 사실을 바탕으로 위로해 준다.)

영순의 마트

●장면 5. ‘정일’이 아내 ‘순영’이가 근무하는 슈퍼마켓 앞에 가서 전화를 건다. ‘정일’이 창 안에 있는 자신을 보고 있는데도 ‘순영’이는 등을 보이며 전화를 받지 않는다. 한참 뒤에 전화를 받아 부부가 대화하는 장면.

순영: (사무적인 말투로) “예~”
정일: “응, 나야. 놀랬구나?”
순영: “……”
정일: (간절한 표정과 말투로) “나, 여기, 당신이 일하는 마트 앞인데 잠깐 나올래?”
순영: (차가운 표정과 말투로) “안 돼. 지금 못나가.”
정일: (낙심한 채 씁쓸한 표정으로) “그럼, 이 근처에서 기다리고 있을게.”
순영: (차가운 표정과 말투로) “아니! 나중에 내가 전화할게.”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는다)

◆바람직한 반응 및 해설(※밑줄 친 대화문은 바람직한 반응이고 괄호 안은 해설임)

순영: (사무적인 말투로) “예~”
정일: “많이 원망하고 슬프고 힘들었지? 정말 미안해. 그런데도 예솔이 잘 키우고 잘 버텨줘서 고마워.” (※아무리 회사 사정으로 귀국할 수 없었을지라도 아들을 잃고 충격에 빠진 채 모든 것을 홀로 감당해야 했던 아내의 심정을 무조건적으로 공감해야 줘야 한다. 그리고 미안함을 충분히 표현해야 하며, 고마움도 표현해야 한다.)
순영: “……”
정일: (간절한 표정과 말투로) “언제 퇴근해? 만나서 당신에게 사과하고 얘기 나누고 싶어.” (※근무 중인 아내에게 일방적으로 나오라고 하는 것은 아내를 당황스럽고 곤란하게 만드는 일이다. 그러잖아도 남편에 대해 원망감이 많은데 더 화가 날 수 있다. 그러므로 퇴근시각을 물어 보는 게 좋다. 그리고 용건을 말하는 게 좋다.)
순영: (차가운 표정과 말투로) “안 돼. 지금 못나가.”
정일: (낙심한 채 씁쓸한 표정으로) “곤란한가 보구나. 미안해. 내가 판단 잘못했어. 언제쯤 만날 수 있을까?” (※상대방의 곤란한 감정을 공감하고 사과를 하는 게 좋다. 다시 약속시간을 물을 때는 상대방이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열린 질문’ 형식으로 물어야 한다.)
순영: (차가운 표정과 말투로) “아니! 나중에 내가 전화할게.”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는다)

아내집 식탁

●장면 6. ‘정일’이 아내 ‘순영’이가 퇴근하기 전에 예솔이를 만나 집으로 가서 집안을 둘러보고 수리해야 할 곳을 수리하고 있을 때 ‘순영’이 퇴근하여 들어오다 ‘정일’을 보고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냉랭한 표정으로 노려보고 있다. 방안에 들어가 서류봉투를 꺼내 와서 식탁으로 가서 앉으니 ‘정일’도 따라 가서 식탁에 앉는다. 그때 ‘순영’이 ‘정일’에게 이혼서류가 든 봉투를 주며 말하는 장면.

순영: (봉투를 열고 서류를 꺼내 보는 남편에게 냉랭한 말투로) “많이 생각한 거야.”
정일: (서류를 아내 앞으로 밀어내며 당황스럽고 착잡한 표정으로) “다시 얘기하자.” (일어서 집 밖으로 나간다.)
순영: (말없이 눈을 내리깔고 조금도 움직이지 않은 채 식탁에 앉아 있다)

◆바람직한 반응 및 해설(※밑줄 친 대화문은 바람직한 반응이고 괄호 안은 해설임)

순영: (봉투를 열고 서류를 꺼내 보는 남편에게 냉랭한 말투로) “많이 생각한 거야.”
정일: “많이 원망했고 힘들었구나. 여전히 원망하고 힘들고 그래서 얼굴 보기도 대화하기도 싫은가 보구나. 정말 미안하다.” (※아이를 잃은 충격과 슬픔과 고통의 크기는 대체로 아빠보다는 엄마가 더 크다. 더구나 아내는 남편이 부재중에 모든 걸 감당해야 했기에 남편이 원망스러울 수밖에 없다. 남편은 이 점을 충분히 이해하고 아내의 심정을 무조건 공감하는 표현을 충분히 해야 한다. 그리고 자신이 느끼는 미안함을 충분히 표현해야 한다.)
순영: (말없이 눈을 내리깔고 조금도 움직이지 않은 채 식탁에 앉아 있다)

예솔의 갯벌 체험

●장면 7. ‘정일’이 딸 ‘예솔’이가 학교에서 갯벌체험을 하는데 보호자로서 동행했다. 아이들이 모두 바다를 향해 갯벌로 걸어가는데 ‘예솔’이가 긴장한 표정으로 제 자리에 서있다. 선생님이 함께 가자고 설득해도 거부하자 ‘정일’이 선생님에게 자신이 데리고 가겠다면서 ‘예솔’에게 업히라 하니 ‘예솔’이 싫다고 하자 안고 가려고 번쩍 들어올린다. 그러자 ‘예솔’이가 발버둥 치며 강력히 저항하는 장면.

정일: (예솔이의 태도가 의아한 듯 쳐다보며 꾄다) “아빠가 안아줄게.”
예솔: (고개를 흔들며 거부한다) “……”
정일: (예솔이를 번쩍 들어 안는다) “자! 어랏차!”
예솔: (발버둥치며 운다) “으아앙…”

◆바람직한 반응 및 해설(※밑줄 친 대화문은 바람직한 반응이고 괄호 안은 해설임)

정일: (예솔이의 태도가 의아한 듯 쳐다보며 꾄다) “아빠가 안아줄게.”
예솔: (고개를 흔들며 거부한다) “……”
정일: “예솔아, 들어가기 싫은 이유가 뭔지 궁금하네. 아빠에게 말해 줄 수 있니?” (※예솔이는 오빠가 빠져 죽은 바다에 대해 두려움이 생겼을 것이다. 이 점을 ‘정일’이 알아채지 못한 게 아쉽다. 그렇다 할지라도 아이가 싫다고 하면 강요하지 말고 이유를 물어봐야 한다.)
예솔: (발버둥 치며 운다) “으아앙…”

​<상담심리학 박사, 한마음상담센터 대표, 인제대학교 상담심리치료학과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