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가 있는 인저리타임] 빗방울 하나에도 / Leeum
[시(詩)가 있는 인저리타임] 빗방울 하나에도 / Leeum
  • Leeum Leeum
  • 승인 2020.11.20 14:21
  • 업데이트 2020.11.20 14: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빗방울 하나에도 /Leeum

쏴아

꽃송이처럼 흩뿌려지는 빗소리
솔가지를 흔드는 바람 소리

바지랑대 꼭대기에서
둥지 안을 머뭇거리는 직박구리를
지켜보고 바라보다
떠나기를 기다리는 까치 엄마

아이는
저 까치, 울 엄마 닮았어요.
그랬다

저 빗방울
어떤 날은 소나기도 되고
천둥소리를 내며
바람을 몰고 오고

물길을 넘치고 
흘러 흘러 내게로 왔다

잠에서 막 깬 아기가
살금살금 기어간 마루 끝에 멈춰
토방을 내려다본다

움찔 떨리는 아기 궁둥이 같은 빗방울이
저만치에서 다시 기어 오고 있다

세월은 흘러가는 것이 아니었다
멈추지 않고 다시 나를 찾아 오는 것이지

<시작노트>
휴식보다 더 달콤한 말

하느님은.....
오늘도 온갖 기묘한 방법으로
나를 기쁘게 해주십니다

이른 아침 창밖의 까치의 소리에서
마른 풀잎 들추고 돋아나는
와송의 보드라운 새 순에서

샤워 후 짧은 머리를 털며 나온 아들의
스치던 젖은 타월에서..

가을이 먼지에 뿌옇게 묻었다고
꽃잎 안쓰러워 어쩌지!
마스크 꼭 쓰고 출근하거라
없으면 와 ~ 언니꺼 줄게!! 하는
무선 속 언니의 목소리에서

추워서
너무 추워서 겨울이 싫었다고
해마다 먼저 달려가 봄을 데려다주는 님의 사진 속에서

이끼 낀 확독 고인 물 위에
꽃잎 하나 띄워놓고
숨겨놓은 여린 감성 기어 나와
풋고추 얼갈이배추 찬밥 두 숟갈까지 불러놓고
참깨알 묻혀놓은 굳어진 엄마 모셔놓은 시인의 문장에서

창문을 열고 아침을 길게 마시며
저 까치 엄마 닮았어요, 늘 나를 지켜주는....라고
속삭이듯 툭 던지는 아들의 말이 사랑스럽습니다

아침부터 수다를 떠는 풍경을 받고
주고 또 받고 할 소중하고 가치 있는 하루가 펼쳐지길 소망하며...
마른 줄기끝에 늦가을의 물방울이 맺혔습니다

Leeum 김종숙

◇Leeum 시인은

▷문예마을 시 부문 신인문학상수상(2020)
▷한양문학 수필 부문  신인문학상수상(2020)
▷한양문학 정회원, 문예마을 정회원
▷시야시야-시선 동인
▷동인지 《여백ㆍ01》 출간
▷대표작 《별들에게 고함》 외 다수
▷(주)금호T/C 재직,  기획공연- 다솜우리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