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송원 칼럼] 코로나19, 백신 개발 이후가 진짜 위험하다
[조송원 칼럼] 코로나19, 백신 개발 이후가 진짜 위험하다
  • 조송원 조송원
  • 승인 2020.11.22 12:25
  • 업데이트 2020.11.22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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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백신 개발 이후가 진짜 위험하다

“좀 떨어져 앉자” 산책을 하다 만난 친구가 대뜸 말하고 ‘거리두기’를 한다. 당황스럽다. “대체 무슨 일이고?” 아니 물을 수 없었다. “일이 좀 같잖게 됐다”며 친구의 낯빛이 흐려진다. 저간의 사정은 이러했다.

삼일 전 몇몇 지인들과 식당에서 저녁식사 모임을 가졌다. 한 친구가 딸을 시집보냈다. 시국이 시국인지라 예식장에 참석하지 못해서 가까운 이들끼리 저녁밥이나 같이하자고 마련한 자리였다. 평범한 일이다. 한데 일이 묘하게 꼬여버렸다.

코로나19 청정지역인 내 고향에서 아뿔싸 확진자가 십여 명 나왔다. 이 소식만 해도 뜨끔한 일이다. 한데 설상가상으로 그 식당에서 서빙하는 아줌마의 아들이 그 확진자에 포함되었다는 낭패를 본 것이다. 그래서 보건소에 가서 검사를 받았다. 아직 가타부타 연락은 없다.

“그러니 내가 감염됐을 수도 있으니, 네도 조심해” ‘강 건너 불’은 ‘구경거리’이다. 한데 그 불이 정말 글자그대로 ‘내 발등의 불’이 되었다. 물론 이틀이나 연락이 없는 것으로 짐작컨대 양성반응을 보인 것은 아닐 터이다. 그렇지만 기분이 참 얄궂게 가라앉는다.

다행히 그 아줌마는 음성 판정을 받았단다. 그러나 예쁜 이름과는 달리 코로나19는 괴물의 위력을 갖는다. 읍내 거리에 사람이 없고, 시외버스에 승객도 없다. 친한 친구와 밥이라도 한 번 같이 먹으려 하니, 아내가 말려서 집밖을 못 나간단다. 두려운 일이다. 하루 벌어 하루 먹는 비정규직 알바 아줌마는 어떻게 버틸까. 어제만 해도 추가 확진자가 없다는 문자가 군청에서 왔다. 그나마 다행이라 여겼다. 한데 오늘(21일) 09시 26분에 온 문자는 이러하다.

코로나 팩데믹 [픽사베이]

“하동25, 26, 27 확진자가 추가 발생하였으며, 방역 및 소독, 밀접접촉자 동선 파악중. 개인방역수칙 준수바랍니다”

제약회사 화이자(Pfizer)와 바이오엔테크(BioNTech)가 미국식품의약국(FDA)에 백신 긴급사용 승인 신청을 했다. 승인되면 다음 달 중순부터 본격적인 유통이 이뤄질 전망이다. 반가운 소식이다. 그러나 승인 후 몇 달 간은 코로나19에 감염될 위험은 더 높아진다. 왜 그럴까?

첫째, 백신 개발과 코로나19 퇴치와는 전혀 다른 문제이다. 90% 이상의 효능을 가진 백신이 개발됐다고 해서 ‘내’가 코로나 바이러스에 면역이 생긴 건 아니다. 한데 일부 사람들은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되었다고 착각할 것이다. 하여 그 지긋지긋한 마스크를 벗어버리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무시할 수 있다. ‘백신의 역설’이다. 곧, 감염위험이 더 높아지는 것이다.

둘째, 백신 접종을 받은 사람들이 아직 접종 주사를 맞지 않은 사람에게 감염을 시키는지 여부도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그리고 접종 효과가 어느 정도 지속될지도 아직은 확실하지 않다. 그렇지만 백신 주사를 맞은 사람들은 마스크를 벗고 활개를 칠 것이다. 백신을 맞지 않은 사람도 그들과의 밀착에 스스럼이 없을 것이다.

셋째, 백신 공급 능력 문제이다. 올 연말부터 백신을 공급을 시작한다 하더라도, 내년까지는 공급이 부족할 것이다. 화이자 백신은 두 번 맞아야 한다. 화이자는 올해 5천만 회 주사할 수 있는 백신을 생산할 예정이다. 내년에는 13억 회이다. 78억 인구의 5분의 1에 해당하는 양밖에 안 된다.

조송원
조송원

넷째, 화이자 백신은 섭씨 -70°나 그보다 더 저온으로 보관해야 한다. 대형병원이 아니면 백신은 있으나마나다. 지방에서는 백신 혜택이 한참 늦어질 것이다. 하여 자칫 ‘백신 양극화’를 통해 ‘사회적 분열’을 야기할 수 있다.

다섯째, 어떤 백신이든 효능이 100%인 것은 없다.

코로나19 백신 개발 소식은 분명 고무적이다. 그러나 앞으로 몇 달 간이 지금보다 더 위험하다. 백신은 시작이지 끝을 의미하지 않는다. 백신 개발로 더 위험한 새로운 문제에 봉착하는 것이다. 하여 더 큰 위험에 미리 마음의 준비를 다져야 한다. 최소한 내년까지는 ‘마스크 쓰기’와 ‘사회적 거리두기’는 절대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하여 마스크가 피부처럼 익숙해지도록 쓰고, 좀은 외롭게 살아야 할 날들을 각오해야 하는 것이다.

<작가·인저리타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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