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해훈 시인의 고서로 풀어보는 사람이야기(63)- 19세기의 위대한 저술로 평가받는 『임원경제지』의 저자 서유구
조해훈 시인의 고서로 풀어보는 사람이야기(63)- 19세기의 위대한 저술로 평가받는 『임원경제지』의 저자 서유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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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12.22 22:34
  • 업데이트 2020.12.22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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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 관심 갖고 저술한 113권 52책 분량 백과전서
대대로 문과급제자 많은 관료이자 학자 집안 출신
다산 정약용 경세치용에 대비대는 이용후생 주력

사람들은 대개 중고교 시절에 배워 ‘『임원경제지(林園經濟志)』를 쓴 사람은 풍석 서유구(1764∼1845)이다’라는 사실은 알고 있다. 이번 글에서는 임원경제지란 어떤 책이며, 저자인 서유구는 누구인지 한 번 알아보도록 하겠다.

그는 조선후기 실학자로 농업 분야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농업기술과 방법 등을 현실 속에서 연구하여 농업 위주의 백과전서라고 할 수 있는 임원경제지를 저술하였다. 113권 52책이라는 방대한 양으로 이루어져 『임원십육지(林園十六志)』로도 불리는 박물지라고 보면 된다. 그러니까 19세기 당시 일상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일체의 것을 다룬 책이다. 의식주 자체와 그것을 마련하기 위한 사회적·경제적·문화적 모든 행위에 대한 종합적 시각에서 저술됐다.

특히 우리의 엣 문헌 가운데 건축과 조경에 대해 이처럼 풍부하게 설명해놓은 저술은 이 책이 단연 독보적이다. 임원경제지를 저술하는데 조선과 중국의 저서 900여 종을 참고하고 인용하여 엮어낸 것이다.

그러면 서유구는 어떤 인물일까? 본관이 달성인 그는 정조·순조·헌종 연간에 고위 관직을 두로 역임한 관료이자 학자다. 그의 집안은 대대로 많은 문과 급제자와 고위 관료를 배출하였다. 단순한 관료집안이 아니라 특별한 학문적 성과를 거두고 그것이 대대로 계승되었다.

서유구 초상. 출처=한국민족문화대백과
서유구 초상. 출처=한국민족문화대백과

그의 할아버지는 대제학을 지낸 서명웅이고, 작은 할아버지는 영의정을 지낸 서명선이다. 아버지는 이조판서를 지낸 서호수이고, 작은 아버지는 명고 서형수이다.

할아버지는 『보만재총서』와 『고사신서』, 아버지는 『해동농서』, 작은 아버지는 『명고전집』 등을 저술한 학자였다. 여기에 서유구의 임원경제지까지 보태면 그 집안의 성대한 학문적 업적을 짐작할 수 있다.

그는 1790년(정조 14) 문과에 급제해 관찰사와 이조판서, 우참찬을 거쳐 대제학에 이르렀다. 서유구는 정조의 어명에 따라 농업에 대한 개혁 정책을 펴나가던 중 정조가 갑자기 사망하고 작은 아버지 서형수의 귀양으로 가문이 몰락하자 홍문관 부제학에서 물러나 은거하였다. 이후 18년간(1806~1824) 임원경제지를 저술하였다. 이 책은 당시에 나와 있던 국내의 여러 농서들과 중국 문헌 등 900여 종을 참고하여 편찬한 것으로, 당대 농업의 실상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이다.
12부로 이루어진 이 책은 농업 위주의 백과전서이지만 도가적 양성론을 편 「보양지」, 지방의 관혼상제 등 의식을 다룬 「향례지」 등 다양한 분야의 내용들도 포함되어 있다. 의학을 다른 부분도 28권에 달한다.

19세기 전반기에 조선에는 위대한 학자 세 사람이 있었다. 다산 정약용(1762~1836), 풍석 서유구(1764~1843), 오주 이규경(1788~1856)이다. 세 사람 중에서 정약용과 서유구는 여러 측면에서 대비되면서 쌍벽을 이뤘다.

임원경제지. 출처=한국민족문화대백과
임원경제지. 출처=한국민족문화대백과

두 살 차이의 정약용과 서유구는 여러 면에서 유사한 점이 많았다. 이를테면 방대한 저작을 남겼다는 점, 20년 가까이 정계에서 축출당하여 귀양지에 억류되었다거나 재야에서 고생하였다는 점 등이다. 그러나 두 사람의 학문은 서로 다른 길을 걸었다.

정약용은 경제와 제도, 국방 등 국가 제도의 개량을 주방향으로 삼은 반면, 서유구는 실생활에 필요한 농업과 의학, 산업의 발전을 주방향으로 선택하였다. 다시 말해 정약용이 경세치용(經世致用)에 주력하였다면, 서유구는 이용후생(利用厚生)에 주력하였던 것이다.

<역사·고전인문학자, 교육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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