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무지(道无知)의 채근담 읽기 (13) 지름길은 먼저 양보하고 맛난 것은 나눠 먹어라
도무지(道无知)의 채근담 읽기 (13) 지름길은 먼저 양보하고 맛난 것은 나눠 먹어라
  • 허섭 허섭
  • 승인 2021.01.13 05:20
  • 업데이트 2021.01.14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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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재 정선 - 인왕제색도

013 - 지름길은 먼저 양보하고 맛난 것은 나눠 먹어라

지름길 좁은 길에서는 한 걸음 멈추어 남이 먼저 지나가게 하고
기름지고 맛있는 음식은 3분의 1을 덜어 다른 사람이 먹도록 양보하라.

이것이 바로 세상을 안락하게 사는 최고의 방법이다.

  • 徑路(경로) : 좁은 오솔길 또는 지름길
  • 窄處(착처) : 좁은 곳 窄은 ‘좁다’ 의 뜻.
  • 滋味濃的(자미농적) : 맛있고 기름진 음식. 的은 앞의 말을 명사로 만드는 어조사.
  • 讓人嗜(양인기) : 다른 사람에게 양보하여 맛보게 함. 人은 ‘他人’ 을 뜻함. 嗜(즐길, 좋아할 기)로 기호식품(嗜好食品) 할 때의 嗜好(기호)이다.
  • 涉世(섭세) : 세상살이. * 『채근담』에서 ‘涉世’ 라는 단어는 종종 나온다.
  • 一極(일극) : 一極은 ‘最上(최상)’ 의 뜻.
  • * ‘~的’ 은 ‘~한 것’ 으로 형용사를 명사로 만들어 주는 우리말의 파생접사에 해당하는 기능을 갖고 있음. 마치 영어에서 ‘the+old → 늙은이’ 가 되는 것과 같은 경우이다.
판교 정섭(板橋 鄭燮, 청, 1693-1765) - 난죽책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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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근담에 나오는 3분(三分)에 대하여

원래 분(分)은 반쪽의 뜻을 지닌 명사이다. 전체를 반으로 나눈 것이 반분(半分)이고 양분(兩分)인 것처럼. 따라서 3분(三分)은 ‘전체의 3분의 1’ 을 말한다. 정확히 말하면 ‘3할(割) 3푼(分) 3리(厘)’ 에 해당한다. * 할은 1/10, 푼은 1/100, 리는 1/1,000 이다. 그런데 푼의 한자 표기인 分을 여기서 말하는 分과 혼동하면 안 된다.

이 ‘三分’ 은 채근담 전체를 관통하는 키워드이다. 이 용어는 모두 3개 장에 걸쳐 나온다. 전집 제15장에 나오는 ‘帶三分俠氣(대삼분협기)’ 는 인간관계의 기본적인 의리를 뜻하며, 전집 제35장에 나오는 ‘讓三分之功(양삼분지공)’ 처세의 기본이 되는 겸양의 도리를 말한다. 이밖에도 전집 제19장에서도 ‘分些與人(분사여인)’ 과 ‘引些歸己(인사귀기)’ 을 언급하고 있는데, 여기서 ‘사소(些少)한 것’ 을 뜻하는 些는 채근담 식 용어로 보자면 ‘三分(삼분)’ 에 해당하니 이 또한 ‘與三分’ ‘歸三分’ 이라 달리 칭할 수 있을 것이다.

결론을 말하자면 채근담은 시종일관(始終一貫) ‘명예나 공로를 독차지하지 말라’ 고 경계하고 있으며 아울러 ‘죄와 허물도 남에게 전적으로 미루지 말고 나누어 가질 것’ 을 충고하고 있다.

<배움의 공동체 - 학사재(學思齋)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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