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무지(道无知)의 채근담 읽기 (19) 좋은 것도 혼자서 차지하지 말고, 나쁜 것도 남에게 떠넘기지 말라
도무지(道无知)의 채근담 읽기 (19) 좋은 것도 혼자서 차지하지 말고, 나쁜 것도 남에게 떠넘기지 말라
  • 허섭 허섭
  • 승인 2021.01.19 07:20
  • 업데이트 2021.01.20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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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재 정선 - 인왕제색도

019 - 좋은 것도 혼자서 차지하지 말고, 나쁜 것도 남에게 떠넘기지 말라

좋은 이름과 아름다운 지조는 혼자서만 차지하지 마라.
조금은 나누어 남에게 주어야 재앙을 멀리하고 몸을 보전할 수 있다.

욕된 행실과 더러운 이름은 남에게 떠넘기지 마라.
조금은 끌어다 나에게도 돌려야 빛을 감추고 덕을 기를 수 있다.

  • 完名(완명) : 완전하여 조금도 흠이 없는 이름.
  • 美節(미절) : 아름다운 절의(節義).
  • 不宜(불의) : 마땅치 않음, 해서는 안 됨.
  • 獨任(독임) : 혼자서 차지함.
  • 些(사) : 조금은, 약간, 사소(些少)한.
  • 分些與人(분사여인) : 조금 나누어 남에게 줌.
  • 辱行汚名(욕행오명) : 욕된 행위와 더러운 이름.
  • 全推(전추) : 모두 남에게 미룸, 떠넘김. 推는 ‘밀어붙이다, 떠맡기다, 뒤집어 씌우다’ 의 뜻이 있다.
  • 歸己(귀기) : 자기에게 돌림, 자신의 과오로 돌림
  • 韜光養晦(도광양회) : 빛을 감추고 덕을 기름. 밖으로는 재능을 감추고 안으로는 덕을 쌓아 감. 韜(도)는 ‘칼집’ 을 韞(온)은 ‘활집’ 을 지칭하며, 모두 ‘숨기다, 감추다’ 의 뜻으로 쓰인다. 따라서 韜光은 ‘능력이나 지혜가 밖으로 나타나지 않도록 깊숙이 숨겨두는 것’ 을 뜻한다.
  • *「陶淵明集序(도연명집서)」에 ‘聖人韜光(성인도광) 賢人遁世(현인둔세) - 성인은 빛을 감추고 현인은 속세를 피한다’ 라는 말이 있다.
판교 정섭(板橋 鄭燮, 청, 1693-1765) - 죽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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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김수환 추기경과 <내 탓이오> 운동

가톨릭미사 참회기도문 : 형제 여러분, 구원의 신비를 합당하게 거행하기 위하여 우리 죄를 반성합시다 // 전능하신 하느님과 / 형제들에게 고백하오니, 생각과 말과 행위로 죄를 많이 지었으며, 자주 의무를 소홀히 하였나이다. (가슴을 치며 말한다) 제 탓이오, 제 탓이오, 저의 큰 탓이옵니다. 그러므로 간절히 바라오니 평생 동정이신 성모 마리아와 모든 천사와 성인과 형제들은 저를 위하여 하느님께 빌어 주소서 // 전능하신 하느님, 저희에게 자비를 베푸시어 죄를 용서하시고 영원한 생명으로 이끌어 주소서. // 아멘

중국인들의 <화광동진(和光同塵) / 도광양회(韜光養晦)> 의 정신

<和光同塵> 은 『노자』 제4장에 나오는 유명한 말로 ‘그 빛을 감추어 먼지와 하나가 된다 (和其光, 同其塵)’ 는 뜻이다. 모름지기 수행자는 세상과 함께해야 함을 강조한 말이다. 불교적으로 말하자면 ‘번뇌가 곧 해탈이라’ 는 유마거사의 사자후(獅子吼)와도 통하는 말일 것이다.

<韜光養晦> - ‘빛을 감추고 어둠 속에서 (덕을) 기른다’ 는 이와는 조금 다른 차원의 말이지만 중국인들은 이 두 말을 거의 같은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다. (괄호) 속에 들어가는 말인 ‘덕’ 대신에 ‘실력이나 힘’으로 바꾸면, 이는 곧 현실 속에서 추구하는 실용정신을 의미하게 된다. 등소평의 개혁개방 시대의 모토가 바로 <韜光養晦> 였다.

<배움의 공동체 - 학사재(學思齋)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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