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유의 법관탄핵, 헌재의 시간…이달 내 결론 가능할까(종합)
초유의 법관탄핵, 헌재의 시간…이달 내 결론 가능할까(종합)
  • 이세현 기자,류석우 기자 이세현 기자,류석우 기자
  • 승인 2021.02.04 18:31
  • 업데이트 2021.02.04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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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계 "이달 처리 사실상 불가능…각하 가능성 높아"
반대의견 통한 판단 주목…"탄핵시도 잦아질 것" 우려
[제휴통신사 뉴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과 이탄희 의원이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민원실에서 임성근 판사 탄핵소추 의결서 정본을 제출하고 있다. 2021.2.4/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이세현 기자,류석우 기자 =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열린민주당 등 범진보정당 의원 161명이 발의한 임성근 부산고법 부장판사 탄핵소추안이 4일 가결됐다.

임 부장판사는 28일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어, 국회는 이날 헌법재판소에 의결서 정본을 제출하는 등 신속히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헌정 사상 첫 법관 탄핵안이 헌법재판소로 넘어가는 가운데 헌재가 어떤 결론을 내릴지 주목되고 있다.

국회는 이날(4일) 오후 2시 본회의를 열고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비롯한 161명의 의원이 공동발의한 임 부장판사의 탄핵소추안에 대해 재석 288인 중 찬성 179인(반대 102인, 기권 3인, 무효 4인)으로 가결했다.

탄핵소추의 의결을 받은 임 부장판사는 헌재의 심판이 있을 때까지 권한행사가 정지된다.

헌재는 앞서 '임 부장판사에 대한 탄핵소추와 관련한 입장'에 대해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답변서에서 "재판소는 구체적 사건이 청구되었을 때 재판부의 심리를 거쳐 결정을 통해 의견을 밝힐 수밖에 없음을 양해해달라"고 밝힌 바 있다.

법조계에서는 임 부장판사 사건이 헌재로 넘어가더라도 오는 28일이면 임 부장판사의 판사 임기가 끝나기 때문에 심판에 회부되지 못하고 사전심사에서 각하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헌재에서 2월말까지 결정이 내려질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본다"며 "이미 퇴직한 사람을 파면하는 것은 소의 이익이 없으므로, 원칙적으로 각하"라는 의견을 밝혔다.

지방법원 부장판사도 "우리나라 판사들은 특이하게 10년 계약직"이라며 "임 부장판사의 경우 계약기간이 지나고 재계약을 안해서 나가는 상황인데, 나간 다음에 탄핵은 의미가 없다"며 각하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만약 헌재가 이번 사건에서 직에서 떠난 사람을 파면할 수 있다고 해석해 파면 결정을 한다면, 전 대통령이나 전 총리, 전 법관 등 모두를 탄핼할 수 있다는 의미"라며 "탄핵 대상을 절대 그렇게 확장해석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파면될 경우 선고가 있은 날로부터 5년 내에 공무원이 될 수 없기 때문에, 이 부분을 소의 이익으로 볼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비위 판사가 명예롭게 퇴직해 전관변호사로 활약하거나 다시 공직에 나가도록 해서는 안 된다는 이유에서다.

헌법재판소법 제54조 2항은 '탄핵결정에 의하여 파면된 사람은 결정 선고가 있은 날부터 5년이 지나지 아니하면 공무원이 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지방법원 부장판사는 "기본적으로 공직은 자동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임명절차가 있다"며 "그런 단계들이 존재하는데 혹시나 그 사람이 나중에 공직에 다시 들어올지도 모르기 때문에 그 이익을 박탈하기 위해 파면을 선고하는 것이 유의미한 소의 이익이 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법조계는 '헌법적 해명의 필요성이 있기 때문에 본안판단으로 갈 수 있다'는 주장도 회의적으로 봤다. 사건의 구조가 새롭지 않다는 것이다.

장 교수는 "임 부장판사 사건은 기본적으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사건과 구조적으로 유사하다"며 "노 전 대통령도 선거개입이 문제가 됐지만, 조직적 동원이 있었던 것이 아니기 때문에 파면시킬 정도의 중대한 사안은 아니라는 것이었다. 임 부장판사 역시 1심 판결에서 (임 부장판사의 행위가)재판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확인했기 때문에 같은 논리로 봤을 때 불법의 중대성이 없다고 보인다"고 밝혔다.

다만 헌재가 결론적으로 임 부장판사에 대한 탄핵소추를 각하하더라도 반대의견 등을 통한 재판관들의 판단은 주목된다.

헌재는 지난 28일 야당 의원 100여명이 제기한 공수처법 위헌확인 사건에서 공수처의 수사대상을 정한 규정, 공수처 설치 규정 등은 합헌, 공수처의 구성에 관한 규정과 사건 이첩에 대한 규정 등에 대해서는 각하 결정했다.

그러나 이은애·이종석·이영진 재판관은 반대의견에서 "공수처법은 고위공직자범죄 등의 수사와 관련해 공수처장에게 일방적으로 이첩을 요청할 권한을 부여해 다른 수사기관과의 상호 협력적 견제관계를 훼손한다"고 밝히는 등 각하된 조항에 대한 헌법적 견해를 밝힌 바 있다.

한편, 일각에서는 앞으로 법관에 대한 탄핵 시도가 잦아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지방법원의 한 판사는 "기본적으로 탄핵이라는 것은 공직자가 중대한 잘못을 하고도 그 직위를 유지하고자 할 때, '이 사람은 도저히 안 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을 때 쓰는 것"이라면서 "앞으로 정치권의 성향과 맞지 않는 판결이 나올 때마다 정치권에서 재판장에 대한 탄핵을 추진할 것이 자명하다"고 말했다.

임 부장판사의 법률대리인 윤근수 변호사는 이날 기자들에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공소장과 아직 확정되지도 않은 1심 판결문의 일부 표현만으로 사실상, 법률상 평가를 한 다음 국회 법사위원회의 조사절차도 생략한 채 탄핵소추를 의결한 것은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고 심히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이어 "향후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과정에서 1심에서 무죄판결을 받았던 임 부장판사에게 탄핵이 될 만한 중대한 헌법, 법률위반행위가 없었다는 점을 충분히 설명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임 부장판사는 세월호 침몰 당일 박근혜 대통령의 '추문설'을 보도해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일본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의 재판 등에 개입한 의혹을 받는다.

s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