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무지(道无知)의 채근담 읽기 (70) 화를 멀리하고 복을 불러들이는 근본 방법은 항상 스스로 기쁜 마음을 기르며 (남들이 잘 되기를 바라는) 좋은 마음을 갖는 것이다
도무지(道无知)의 채근담 읽기 (70) 화를 멀리하고 복을 불러들이는 근본 방법은 항상 스스로 기쁜 마음을 기르며 (남들이 잘 되기를 바라는) 좋은 마음을 갖는 것이다
  • 허섭 허섭
  • 승인 2021.03.11 06:50
  • 업데이트 2021.03.12 13: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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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재(謙齋) 정선(鄭敾 조선 1676~1759) - 「인왕제색도(仁王霽色圖)」(79.2×138.2), 리움미술관

070 - 화를 멀리하고 복을 불러들이는 근본 방법은 항상 스스로 기쁜 마음을 기르며 (남들이 잘 되기를 바라는) 좋은 마음을 갖는 것이다

복은 억지로 얻을 수 없는 것이니
즐거운 마음을 길러 복을 부르는 근본으로 삼을 따름이요
재앙은 마음대로 피할 수 없는 것이니
마음속의 살기를 없애 화를 멀리하는 방도로 삼을 따름이다.

  • 徼(요) : 맞아들이다, 구하다. 邀(맞을 요)와 같은 뜻이다.
  • 養(양) / 去(거) : 보듬어 기르다 / 거두어 제거(除去)하다.
  • 喜神(희신) : 즐거운 정신, 곧 기쁜 마음.
  • 殺機(살기) : 남을 헤치려는 마음, 殺氣(살기)와 같은 뜻이다.
  • * 機는 채근담에서 종종 氣와 같은 뜻으로 쓰고 있다.
  • 召(소) : ‘招(부를 초)’ 와 같은 뜻이다.
  • 以爲(이위) : ~로써 ~로 삼다(여기다).
  • 本(본) : 근본, 기틀.
  • 方(방) : 방도, 방법.
  • 而已(이이) : ~할 따름이다, ~뿐이다.
070 김농(金農 청 1687~1763) 번마도(蕃馬圖) 70+55 1762년 개인소장
김농(金農, 청, 1687~1763) - 번마도(蕃馬圖)

◆함께 읽으면 더욱 좋은 글 

▶본장을 읽으며 떠올리게 되는 성경 말씀
<데살로니가 전서 5:16~18>
항상 기뻐하라 / 쉬지 말고 기도하라. / 범사에 감사하라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를 향하신 하느님의 뜻이니라

<마태복음 7:11~12>
너희가 악한 자라도 좋은 것으로 자식에게 줄 줄 알거든 하물며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서 구하는 자에게 좋은 것으로 주시지 않겠느냐 / 그러므로 무엇이든지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라 이것이 율법이요 선지자니라

<로마서 8:27~28>
마음을 살피시는 이가 성령의 생각을 아시나니 이는 성령이 하느님의 뜻대로 성도를 위하여 간구하심이라 / 우리가 알거니와 하느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의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느니라

도무지의 <惜福績德(석복적덕)>
- 타고난 분복(分福)을 아끼고 오로지 덕을 쌓을지어다.

새해 덕담으로 하는 가장 흔한 말이‘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인사말이다.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골고루 복이 내린다면 얼마나 좋을까마는, 짧게 살아온 내 인생 경험으로도 그것은 가당찮은 일임에 분명하다. 세상 살면서 많이들 ‘어이구 복 많은 년, 복 많은 놈!’ 하고 남 잘사는 것에 배 아파 시샘하지만, 복 많은 사람들을 자세히 보면 그들이 복 많은 이유가 나름대로 다 있을 것이다. 최소한 당자들이 복을 짓지 않았다면 선대 조상들이라도 못난 자손을 생각하여 착한 업(業)을 닦았음을 알 수 있다. 사실 누구나 하늘로부터 타고난 복(分福)은 거기에서 거기로 별반 차이 없이 마찬가지일 것이다. 단지 그 복을 아껴 쓰고 모아 쓰는 자가 있음에 반해, 그 복의 소중함을 모르고 적다고 없다고만 푸념하며 펑펑 써버리는 자가 있을 뿐이다.

이 세상에 인간으로 태어나 한 세상을 사는 것만으로도 천지를 덮고도 남을 대단한 복인데 그까짓 조금 ‘잘 살고 못 살고’가 그렇게 대단하단 말인가? 그것은 이 세상에 나와 한 세상 누리는 그 인연법(因緣法)을 깨닫지 못했기 때문이리라. 돈이 모든 가치 기준이 되어버린 요즘 세상이지만, ‘3대(代) 거지 없고 3대(代) 부자 없다’는 속담이 왜 생겼는지를 생각해 보면, 함부로 못난 부모와 조상을 탓하지 못하리라. 아득한 그 옛날 내 할아버지의 할아버지로부터 아버지 어머니에 이르기까지 그 수억 겁의 인연을 따라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났음을 생각해 보라. 그 인연이 없었다면 나는 아직도 어느 허공을 떠도는 불쌍한 영혼이거나 아수라장에서 축생(畜生)의 삶을 살고 있을지도 모르지 않는가? 즉, 바퀴도 없는 바퀴벌레로 지금 어느 집 씽크대 밑을 기어다닐 수도 있다는 것이다.

또 한 가지, 덕을 쌓되 인연법에 따라 때를 기다려 삼가 몸을 낮추고 신중(愼重)에 신중을 기하여 결코 상대의 마음을 상하게 해서는 아니 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積德> 이라 쓰지 않고 일부러 <績德> 이라 적었다. 빈 곳간에 곡식을 쌓는 마음으로 덕을 쌓는 것이 아니라, 누에가 실을 뿜어내어 고치를 만들고 그 명주실로 우리가 비단을 짜듯이 날과 씨를 분별하여 올곧게 고르게 촘촘하게 덕을 쌓으라는 것이다. 당연히 이에는 ‘분별할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할 것이다. 나아가‘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하라’는 예수님 말씀이나 부처님께서 최상의 보시(布施)로 말씀하신 <무주상보시(無住相布施)> -‘마땅히 그 어디에도 매이지 않고 널리 베풀라(應無所住行於布施)’는 가르침에까지 이르러야 할 것이다.

禍兮 福之所倚(화혜 복지소의) 福兮 禍之所伏(복혜 화지소복)
화는 복에 올라타서 오고, 복은 화에 숨어 엎드려 온다.

『노자(老子) 도덕경』제58장에 나오는 이 말의 뜻을 제대로 안다면 함부로‘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인사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여 나는 새해를 맞는 나의 지인(知人)들에게 ‘새해 복 많이 지으세요’라는 인사를 대신하여 오히려 이렇게 악담(惡談)의 인사를 건네고자 한다.

부디 그대에게 화(禍) 있을진저!
그리고 전화위복(轉禍爲福) 하는 지혜의 복을 마음껏 누리시길 …

<배움의 공동체 - 학사재(學思齋)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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