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尹과 관계 조정기?…'적폐수사' 등장하며 '밀당 양상'
국민의힘, 尹과 관계 조정기?…'적폐수사' 등장하며 '밀당 양상'
  • 유경선 유경선
  • 승인 2021.04.29 11:48
  • 업데이트 2021.04.29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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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잠행 길어지며 독자행보 가능성에 '검증' 나서는 분위기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2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1동주민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투표를 하고 있다. 2021.4.2/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유경선 기자 = 국민의힘 내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한 '검증'이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야권에서 대권주자 선호도 1위를 달리는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과 손을 잡을 것이라는 기대가 컸지만, 그의 잠행이 길어지고 있는 데다 독자 행보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당내 기류가 조정기를 거치는 모양새다.

29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당내에서 과거 적폐청산 수사를 지휘했던 윤 전 총장을 겨냥한 비판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사실상 '정치인 윤석열'에 대한 '검증'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본격적인 포문은 자신을 '적폐청산 수사 피해자'로 지칭한 김용판 의원이 열었다. 그는 전날(28일)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 당이 그렇게 비난한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을 실제 한 행동대장은 윤 전 총장이 아닌가"라며 당과 윤 전 총장 간 풀어야 할 껄끄러운 과거가 있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

김 의원은 서울지방경찰청장이던 지난 2013년 '국정원 댓글조작 사건' 수사를 축소·은폐했다는 혐의로 수사를 받았다. 당시 윤 전 총장이 특별수사팀장이었다. 김 의원은 이후 불구속 기소됐다가 대법원에서 최종 무죄판결을 받은 바 있다.

그는 윤 전 총장을 향해 "진정으로 우리나라의 정치지도자가 되겠다는 결심을 했다면 최우선적으로 할 것은 사과할 일에 대해서는 진정성 있게 사과해야 한다"며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도 "억울한 내용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주호영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공직 수행 과정에 있었던 결정 때문에 본의 아니게 피해를 입었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다. 직업상 어쩔 수 없는 것"이라면서도 "본인이 그런 문제를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의견을 보탰다.

김 의원은 그가 높은 대권주자 선호도를 보이고 있는 것에 대해 "윤 전 총장은 정권교체의 기대를 높여주는 소중한 우파 자산"이라고 인정하면서도 "윤석열만이 답이고 대안이라는 데 동의하기 어렵다"며 국민의힘이 윤 전 총장만 바라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김기현 의원도 비슷한 견해를 밝혔다.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한 그는 전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윤 전 총장의 정치참여나 합류를 쳐다보고 있는 건 아니다"라고 자강론을 말하며 "제가 할 일은 그 일에 집중하는 것이지, 당 바깥에 있는 사람들에게 눈을 돌리는 것은 부차적인 문제"라고 덧붙였다.

서병수 의원은 앞서 '탄핵 유감'을 말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 20일 대정부질문에서 "박 전 대통령이 탄핵될 만큼 위법한 짓을 저질렀는지 이해하기 힘들다"고 말했고, 탄핵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일자 "(탄핵을) 납득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고, 그 생각을 대변한 것"이라고 했다. 박 전 대통령 탄핵을 고리로 윤 전 총장에 대한 당내 반감이 분명히 존재한다는 점을 짚은 것이다.

이런 가운데 당내 대권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과 원희룡 제주도지사도 윤 전 총장을 향한 견제에 나섰다.

유 전 의원은 지난 8일 국민의힘 전·현직 의원 모임인 '더 좋은 세상으로'(마포포럼)에서 "지금 지지도는 그대로 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지금 지지도는 현재 상황에서의 인기투표같은 것이고, 여름에서 가을이 되면 몇 번 출렁일 계기가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원 지사도 지난 27일 라디오에서 "(윤 전 총장이) 자기 검증과 국민에 대한 자기 증명을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며 "(민주화 이후) 역대 대통령 중 선거를 한 번도 안 해 본 분은 거의 없었다"고 했다.

최근 제주도에서 원 지사를 만났다는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도 윤 전 총장의 지지율에 대해 "지지율이라는 것은 3개월, 6개월 뒤를 생각하면 허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고 원 지사는 전했다.

다만 아직까지는 윤 전 총장이 입당하는 것이 국민의힘이 정권교체를 할 수 있는 가장 유력한 길인 만큼 이 같은 기류가 대세를 이룬 것은 아니다.

박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한 반감은 대구·경북 지역에서 높은 데다, 당시 친박·비박 등 계파 간 갈등에 휘말리지 않았던 초선의원들의 비중이 절반 이상인 만큼 윤 전 총장 카드는 아직까지 국민의힘이 탐낼 만한 선택지다.

권성동 의원은 전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용판 의원의 문제제기에 "당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개인의 문제"라며 "윤 전 총장이 신이 아니지 않나. 실수했을 수도 있고, 검사 윤석열과 정치인 윤석열은 별개"라고 말했다.

kays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