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득수 시인의 명촌리 사계(四季) 35 봄날은 간다 - 감나무 순, 연두빛에 취하다
이득수 시인의 명촌리 사계(四季) 35 봄날은 간다 - 감나무 순, 연두빛에 취하다
  • 이득수 이득수
  • 승인 2021.05.10 07:00
  • 업데이트 2021.05.12 18:5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여린 연두빛 감나무 잎 [사진 = 이득수]

5월은 단지 장미의 계절이 아니라 감잎의 계절이기도 합니다.

다른 나무들보다 좀 늦게 잎이 피는 감나무는 모과, 대추, 오동나무 같은 대부분의 나뭇잎이 진한 초록, 신록(新綠)으로 자리 잡을 때 비로소 새순을 피우는데 햇빛에 노랗게 반사되는 연두빛 이파리가 세 살배기 어린아이의 살 냄새처럼 싱그럽습니다.

우리가 무르녹는 단풍을 보면 마치 술에 취한 듯 황홀해지는데 비해 연두빛 새순을 보면 세상이 다 여리고 싱그러워 보이는 것은 아무리 세상이 복잡해져도 인간의 마음 밑바닥에는 아직 저렇게 순수하고 여린 마음이 남아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색의 원리로 따지면 노란 황금빛에서 연두빛이 나왔겠지만 어쩌면 사람을 현혹시키는 눈부신 황금빛은 티 없이 순수한 연두빛의 타락이라는 생각이 다 듭니다.

천천히 감상하면서 싱그럽고 오롯한 느낌을 즐기시기 바랍니다.

平里 이득수
平里 이득수

◇이득수 시인은

▷1970년 동아문학상 소설 당선
▷1994년 『문예시대』 시 당선
▷시집 《끈질긴 사랑의 노래》 《꿈꾸는 율도국》 《비오는 날의 연가》 등
▷포토 에세이집 『달팽이와 부츠』 『꿈꾸는 시인은 죽지 않는다』 등
▷장편소설 「장보고의 바다」(2018년 해양문학상 대상 수상작)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