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무지(道无知)의 채근담 읽기 (149) - 물고기 그물 속에 기러기가 걸리고 매미를 탐내는 사마귀 뒤에 참새가 노리고 있는 것이 세상사이다
도무지(道无知)의 채근담 읽기 (149) - 물고기 그물 속에 기러기가 걸리고 매미를 탐내는 사마귀 뒤에 참새가 노리고 있는 것이 세상사이다
  • 허섭 허섭
  • 승인 2021.05.29 06:40
  • 업데이트 2021.05.30 00: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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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재(謙齋) 정선(鄭敾 조선 1676~1759) - 「인왕제색도(仁王霽色圖)」(79.2×138.2), 리움미술관

149 - 물고기 그물 속에 기러기가 걸리고 매미를 탐내는 사마귀 뒤에 참새가 노리고 있는 것이 세상사이다.

물고기 그물 속에 기러기가 걸리기도 하고
사마귀가 (매미를) 탐내자 그 뒤를 참새가 노리고 있다.

계략 속에 계략이 숨겨져 있고 이변 속에 또 다른 이변이 생기나니
어찌 (한갓 인간의) 작은 지혜와 기교를 믿을 수 있으리오.

  • 罹(이) : 걸리다. 병이나 재앙 따위에 걸리는 것을 말함.  罹災民(이재민) 
  • 鴻(홍) : 큰 기러기.  * 흔히 사람 이름에 鴻을 많이 쓰는데, 이때는 그냥 ‘크다(弘)’ 의 뜻이다.
  • 螳螂(당랑) : 사마귀, 버마재비.  螂은 蜋과 동자(同字)임.  
  •  * ‘당랑거철(螳螂拒轍)’ 은 정말 사마귀의 특성을, 그 괴벽(怪癖)을 잘 포착(捕捉)한 성어(成語)이다.
  • 乘(승) : 어떤 계기나 기회를 노림.
  • 機裡藏機(기리장기) : 계략(計略) 속에 또 다른 계략이 숨겨져 있음.  裡는 裏와 동자(同字)이다. 
  • 變外生變(변외생변) : 이변(異變) 밖에 또 이변이 생김.
  • 何足恃哉(하족시재) : 어찌 족히(능히) 믿을 수 있으리오. 
  • * 魚網之設 鴻則罹其中 : 물고기를 잡기 위해서 쳐 놓은 그물에 생각지도 않은 큰 기러기가 걸린다는 뜻으로, 뜻밖의 결과가 생김을 의미함.
  • 『시경(詩經)』 패풍(邶風) 신대(新臺)에 〈魚網之設(어망지설) 鴻則離之(홍즉이지) - 물고기 그물에 기러기가 걸렸네> 라는 구절이 있다.
  •   * 여기서 離는 ‘걸리다, 당하다’ 의 뜻으로 罹와 같은 뜻으로 쓰였다.
  • * 螳螂之貪 雀又乘其後 : 사마귀가 (매미를) 탐하고 있는데 참새가 뒤에서 그것을 노리고 있다는 뜻이다.
149 심사정(玄齋 沈師正 조선 1707~1769) 매월만정(梅月滿庭) 27.5+47.1 간송미술관
심사정(玄齋 沈師正, 조선, 1707~1769) - 매월만정(梅月滿庭)

◈ 『설원(說苑)』 정언편(正諫篇)에

園中有樹(원중유수) 其上有蟬(기상유선) 蟬高居悲鳴飮露(선고거비명음로) 不知螳螂在其後也(부지당랑재기후야) 螳螂委身曲附欲取蟬(당랑위신곡부욕취선) 而不知黃雀在其傍也(이부지황작재기방) 黃雀延頸(황작연경) 欲啄螳螂(욕탁당랑) 而不知彈丸在其下也(이부지탄환재기하야). 

- 동산에 나무가 있고 그 나무 위에는 매미가 있다. 매미는 높은 곳에서 울며 이슬을 마신다. 그러나 매미는 사마귀가 자기 뒤에 있음을 알지 못한다. 사마귀는 몸을 움추려 매미를 잡아먹으려 하지만 참새가 옆에 있음을 알지 못한다. 참새가 목을 늘려 사마귀를 쪼으려 하지만 밑에 포수가 있음을 알지 못한다.

* 이 이야기는『장자(莊子)』산목편(山木篇)에도 실려 있다.
 『장자』를 처음 읽으며 이 대목을 읽은 충격이 새삼스럽게 떠오른다. 활을 던지고 조릉(雕陵)의 밤나무 밭을 도망치듯 뛰쳐나온 장자의 충격이 그대로 나에게도 전해졌다. 대자연의 생태계를 포함한 우리네 인생살이의 축소판을 그 누가 이렇듯 리얼하게 보여줄 수 있겠는가? 이것이『장자』의 세계이다. 그 비유의 핍진성(逼眞性 reality)이 바로 우리로 하여금 그 어렵고 두꺼운 책을 손에서 놓지 못하게 하는 인간 장자의 매력(魅力)인 것이다.

◈ 당랑거철(螳螂拒轍) - 수레바퀴를 막아서는 사마귀

<사마귀가 수레바퀴를 막는다> 는 뜻으로, 자기(自己)의 힘은 헤아리지 않고 강자(强者)에게 함부로 덤비는 만용(蠻勇)의 무모함을 풍자한 말이다.

 《장자(莊子)》에 보면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있다. 

  장여면(將閭勉)이 계철(季徹)을 만나 말했다. 「노(魯)나라 왕이 내게 가르침을 받고 싶다고 하기에 몇 번 사양(辭讓)하다가 ‘반드시 공손(恭遜)히 행동(行動)하고 공정하며 곧은 사람을 발탁(拔擢)하여 사심이 없게 하면 백성(百姓)은 자연히 유순해질 것입니다.’ 라고 말했습니다. 이 말이 과연 맞는 말이었는지 모르겠습니다.」 계철은 껄껄 웃으며 이렇게 대답(對答)했다. 「당신이 한 말은 제왕(帝王)의 덕과 비교하면 마치 사마귀가 팔뚝을 휘둘러 수레에 맞서는 것 같아서(螳螂當車轍) 도저히 감당해 내지 못할 것입니다. 또 그런 짓을 하다가는 스스로를 위험에 빠뜨리게 되고 집안에 번거로운 일이 많아지며, 장차 모여드는 자가 많아질 것입니다.」 이것은 세속적(世俗的)인 충고(忠告)는 제왕(帝王)의 도를 오히려 그르칠 수 있다는 말이다. 

 《회남자》에 나오는 이야기는 아래와 같다. 

  제(齊)나라의 장공(莊公)이 어느 날 사냥을 갔는데 사마귀 한 마리가 다리를 들고 수레바퀴로 달려들었다. 그 광경을 본 장공(莊公)이 부하에게 「용감(勇敢)한 벌레로구나. 저놈의 이름이 무엇이냐?」 「예. 저것은 사마귀라는 벌레인데 저 벌레는 앞으로 나아갈 줄만 알고 물러설 줄 모르며 제 힘은 생각지 않고 한결같이 적에 대항(對抗)하는 놈입니다.」 장공(莊公)이 이 말을 듣고 「이 벌레가 만약 사람이었다면 반드시 천하(天下)에 비길 데 없는 용사였을 것이다.」 하고는 그 용기(勇氣)에 감탄(感歎ㆍ感嘆)하여 수레를 돌려 사마귀를 피해서 가게 했다. 

출전 : 회남자(淮南子)의 인간훈(人間訓) 
유의어 : 螳螂之斧(당랑지부) 螳臂當車(당비당거)

<배움의 공동체 - 학사재(學思齋)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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