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무지(道无知)의 채근담 읽기 (164) - 옛 벗에 대한 정은 더욱 새롭게 하고, 숨은 일일수록 더욱 명백하게 하고, 불쌍한 사람일수록 더욱 융숭하게 대해야 한다
도무지(道无知)의 채근담 읽기 (164) - 옛 벗에 대한 정은 더욱 새롭게 하고, 숨은 일일수록 더욱 명백하게 하고, 불쌍한 사람일수록 더욱 융숭하게 대해야 한다
  • 허섭 허섭
  • 승인 2021.06.13 06:20
  • 업데이트 2021.06.13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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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재(謙齋) 정선(鄭敾 조선 1676~1759) - 「인왕제색도(仁王霽色圖)」(79.2×138.2), 리움미술관

164 - 옛 벗에 대한 정은 더욱 새롭게 하고, 숨은 일일수록 더욱 명백하게 하고, 불쌍한 사람일수록 더욱 융숭하게 대해야 한다.

옛 친구를 만나거든 마음가짐을 더욱 새롭게 하고

은밀한 일에 처하면 마음자리를 더욱 분명히 나타내고

불우(不遇)한 사람을 대접함에는 은혜와 예우를 더욱 융숭하게 해야 한다.

  • 故舊之交(고구지교) : 옛 친구.  交는 ‘벗(友)’ 의 뜻.
  • 意氣(의기) : ‘마음’ 이라는 뜻으로 쓰이나, 여기서는 사람을 대하는 ‘정의(情誼)’ 를 말함. 
  • 隱微之事(은미) : 숨겨져 나타나지 않는 것. 즉 은밀한 일, 비밀스런 일.
  • 愈(유) : 더욱.   
  •  * 兪(점점, 더욱 유) / 愈(나을 유) / 癒(병 나을 유) 로 兪와 愈는 서로 통용하고 또 愈의 ‘병이 낫다’ 의 구체적 의미를 별도로 취한 글자가 癒인 셈이다.
  •  * 愉(즐거울, 게으를 유)는 별개의 글자로 ‘즐기다’ 의 의미로는 愈와 통용하는데 첩어로 愉愉는 ‘즐거워 하는 모양’ 이고 愈愈는 ‘더욱 심해지는 모양’ ‘걱정하는 모양’ 을 나타낸다.
  • 心迹(심적) : 마음의 자취, 마음가짐.
  • 衰朽之人(쇠후지인) : 몰락하고 늙은 사람. 운수가 다해 쇠락(衰落)한 인물.
  • 恩禮(은례) : 은혜를 베풀어 예우(禮遇)함. 
  • 隆(융) : 융숭(隆崇)함.
  • 要(요) / 宜(의) / 當(당) : (마땅히) ~해야 한다.
164 김홍도(檀園 金弘道 조선 1745~1806) 단원도(檀園圖) 1784년 135+78.5 개인소장
김홍도(檀園 金弘道, 조선, 1745~1806) - 단원도(檀園圖)

※ 이 장의 주제는 세 부분이 각기 다를지라도(첫 번째와 세 번째는 하나로 묶을 수도 있을 것이다) 읽으면 읽을수록 어쩌면 이토록 옳은 말씀인가 감탄하게 된다. 
1. 허물없이 친한 오랜 벗일수록 항시 새로운 마음을 지니고 만나야 한다. 이 말을 서로 만만하고 편한 친구라고 소홀하게 대하면 우정에 금이 갈 수 있다는 충고로 받아들인다면 이는 매우 저차원적 이해라 할 것이다. 나는 이 말을 ‘日日新 又日新’의 차원에서 이해하고자 한다. 비록 노골적인 책선(責善)은 못할지라도 서로 감화(感化)를 줄 수 있는 친구라면 얼마나 좋은 친구인가! 항상 그저 그런 무덤덤한 관계가 아니라 언제나 새로움 신선한 감동을 안겨주는 관계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자원(字源)을 보자면 友는 두 손을 맞잡은 형상으로 되어 있다. 언제 보아도 반갑고 기쁘고 고마운 존재이다. 

2. 비밀스런 일을 할수록 더욱 마음가짐을 분명하게 공평하게 가져야 할 것이다. 그래야 남들의 의심과 시기를 받지 않을 것이다. (이 대목에서 개인적인 작은 경험의 한 토막을 이야기 하고자 한다. 옛날 학교에 재직하고 있을 때, 인사위원으로 천거되어 처음으로 인사위원회 회의에 참석한 자리에서 있었던 일이다. 학교장이란 자가 ‘오늘 이 회의에서 나왔던 말은 절대 밖으로 새어나가면 안 된다’고 못을 박기에 내가 그 자리에서 바로 논박하여 본의 아니게 무안을 준 일이 있었다. - ‘지금 이 순간부터 오늘 이 자리에서는 바깥에 나가서 그 누구 앞에서도 떴떳하게 말할 수 없는 이야기는 한 마디도 내놓지 말라’)

3. 불우한 처지에 있는 사람일수록 더욱 따뜻한 마음으로 정성을 다해 대접해야 할 것이다. 이미 여러 모로 상처받은 사람에게 자격지심을 일으키지 않도록 더욱 세심한 배려가 필요한 것이다. 남을 돕더라도 도움을 받는 사람이 비참함을 느낀다면 그 도움은 진정한 도움이 아니라는 이야기이다. 부처님이 말씀하신 무주상보시(無主相布施)와 예수님이 하신‘오른손이 하는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하라’ 는 말씀이 바로 그 말인 것이다.

<배움의 공동체 - 학사재(學思齋)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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