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무지(道无知)의 채근담 읽기 (172) - 쥐를 위하여 밥을 남기고 나방이 가여워 등불을 켜지 않는다 하니 …
도무지(道无知)의 채근담 읽기 (172) - 쥐를 위하여 밥을 남기고 나방이 가여워 등불을 켜지 않는다 하니 …
  • 허섭 허섭
  • 승인 2021.06.22 00:00
  • 업데이트 2021.06.22 11: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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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재(謙齋) 정선(鄭敾 조선 1676~1759) - 「인왕제색도(仁王霽色圖)」출처 : 인저리타임(http://www.injurytime.kr)
겸재(謙齋) 정선(鄭敾 조선 1676~1759) - 「인왕제색도(仁王霽色圖)」

172 - 쥐를 위하여 밥을 남기고 나방이 가여워 등불을 켜지 않는다 하니 …

쥐를 위하여 항상 밥을 남기고, 나방이 가여워 등불을 켜지 않는다 하니
옛사람의 이런 마음은 곧 우리 인간들의 생명에 대한 최소한의 외경(畏敬)이니
이 마음조차 없다면 우리가 이른바 돌과 나무와 같은 무정물과 무엇이 다르랴

  • 鼠(위서) : 쥐를 위하여.  爲는 ‘위하다’ 의 뜻으로 쓰임.
  • 留飯(류반) : 밥을 남김.
  • 憐蛾(련아) : 불나방을 가여워하다.  憐은 ‘불쌍히 여기다’.
  • 古人(고인) : 소동파(蘇東坡)를 가리킴. 앞의 두 구절은 소동파 시의 일부분이다. 
  • 此等念頭(차등염두) : 이런 마음, 이런 생각. 즉 생명에 대한 깊은 자비심을 말함.
  • 生生之機(생생지기) : 나고 자라게 하는 작용.
  • 無此(무차) : 이것조차 없다면.
  • 所謂(소위) : 이른바, 말하자면.
  • 土木形骸(토목형해) : 흙이나 나무처럼 형체만 있고 정(情)이 없는 사물, 무정물(無情物).
  • 而已(이이) : ~일 따름이다, ~일 뿐이다. ~에 지나지 않는다.
  • * 爲의 쓰임에 대하여

① 하다 : 영어의 do 에 해당한다. 
② ~ 이다 / ~가 되다 : 영어의 be / become 에 해당한다.
③ 위하다 / 위하여 : 영어의 do for / for 에 해당한다. 
④ 때문에 : 영어의 because 에 해당한다.
⑤ 以~爲 : ~로 삼다, ~로 여기다(간주하다)

172 김정희(秋史 金正喜 조선 1786~1856) 불이선란(不二禪蘭) 55+30.6 개인소장
김정희(秋史 金正喜, 조선, 1786~1856) - 불이선란(不二禪蘭)

◈ 소동파(東坡 蘇軾)의 「차운정혜흠장로견기(次韻定慧欽長老見寄) 8수(首)」 중 그 첫 수에  *정혜사의 흠장로가 보내온 시에 차운하여

左角看破楚 (좌각간파초)  왼쪽 뿔 위에서 초나라를 격파함을 보고
南柯聞長滕 (남가문장등)  남쪽 가지 위에서 등나라를 우두머리로 삼았네
鉤簾歸乳燕 (구렴귀유연)  갈고리에 발을 걷어 올려 어린 제비를 돌려보내고
穴紙出癡蠅 (혈지출치승)  창호지에 구멍을 뚫어 어리석은 파리를 내어 보내네
爲鼠常留飯 (위서상유반)  쥐를 위하여 항상 밥을 남기고
憐蛾不點燈 (련아부점등)  나방을 불쌍히 여겨 불을 켜지 않네
崎嶇真可笑 (기구진가소)  이렇듯 기구함이 진정 가소로우니
我是小乘僧 (아시소승승)  나야말로 소승(불교)의 중이로세

*이 시에는 와각지쟁(蝸角之爭), 남가일몽(南柯一夢), 등설쟁장(滕薛爭長) 등의 고사(故事)가 들어가 있다.

*널리 세상과 중생(衆生)을 구제(救濟)하지 못하고 한갓 미물에게나 자비심을 베풀고 있는 자신을 두고 대승(大乘)이 아니라 소승(小乘)이라고 겸사(謙辭)를 늘어놓고 있는 셈이다.

172 김정희(秋史 金正喜 조선 1786~1856) 황한산수도(荒寒山水圖) 13.3+61 선문대학교박물관  선면묵란(扇面墨蘭) 소장처미상
김정희(秋史 金正喜, 조선, 1786~1856) - 황한산수도(荒寒山水圖)(위)와 선면묵란(扇面墨蘭)

<배움의 공동체 - 학사재(學思齋)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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