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무지(道无知)의 채근담 읽기 (238) - 불 꺼진 등잔과 말라 죽은 나무는 모두 허무에 떨어짐을 면치 못할 것이다
도무지(道无知)의 채근담 읽기 (238) - 불 꺼진 등잔과 말라 죽은 나무는 모두 허무에 떨어짐을 면치 못할 것이다
  • 허섭 허섭
  • 승인 2021.08.26 07:00
  • 업데이트 2021.08.28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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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8 조맹부(趙孟부 1254~1322) 작화추색도(鵲華秋色圖) 28.4+93.2 右 대북 고궁박물원
조맹부(趙孟頫, 1254~1322) - 작화추색도(鵲華秋色圖)(右)

238 - 불 꺼진 등잔과 말라 죽은 나무는 모두 허무에 떨어짐을 면치 못할 것이다

불 꺼진 등잔에 불꽃이 없고 해어진 가죽옷에 온기가 없음은
모두 삭막한 광경이요

몸이 말라죽은 나무 같고 마음이 싸늘한 재 같음은
허무(완공頑空)에 떨어짐을 면치 못할 것이다.

  • 寒燈(한등) : 가물거리는 등불, 꺼져가는 등불.
  • 敝裘(폐구) : 떨어진 갖옷, 해진 가죽옷.  敝는 ‘해지다, 깨지다, 부서지다, 패배하다’ 의 뜻. 弊와 같은 뜻으로도 사용하나 폐단(弊端)이란 뜻으로는 弊를 사용한다.  幣는 폐백(幣帛)으로 ‘비단’ 을 말한다.   裘는 ‘갖옷(가죽옷)’ 을 뜻한다. 
  • 播弄(파롱) : 마구 조롱(嘲弄)함. 번롱(翻弄)과 같음. ‘광경을 희롱한다’ 함은 곧 삭막한 풍경을 말한다.
  • 槁木(고목) : 말라죽은 나무. 枯木(고목)과 같음.
  • 死灰(사회) : 불이 꺼져 싸늘히 식은 재. 

* ‘枯木과 死灰(마른 장작과 불 꺼진 재)’ 라는 비유는 원래 장자(장자)에 출전을 두고 있으며, 채근담에서 자주 나오는 비유로 때로는 긍정적인 의미로 때로는 부정적인 의미로도 쓰이고 있다.

  • 頑空(완공) : ‘공(空)에 대한 잘못된 견해를 고집하는 것’ 으로 ‘진공(眞空)’ 에 대한 상대어로 ‘편공(偏空)’ 이라고도 한다. 

* 소승불교에서 쓰는 용어로 ‘사람의 육체도 정신도 모두 공허(空虛)하다’ 는 견해를 말한다. 이것은 대승불교의 관점에서 보자면 자칫 허무주의에 빠져 ‘중생제도(衆生濟度)’ 라는 대발원(大發願)을 세울 수 없는 것이기에 완공(頑空)은 잘못된 견해라는 것이다. 모든 존재는 무상(無常)하여 일체의 상(相)을 떠나 있기에 다만 공(空)이라 부르는 것일 뿐, 이 모든 것이 허위가 아니라 진실하기 때문이다.

238 조맹부(趙孟부 1254~1322) 작화추색도(鵲華秋色圖) 28.4+93.2 左 대북 고궁박물원
조맹부(趙孟頫, 1254~1322) - 작화추색도(鵲華秋色圖)(左)

◈ 『장자(莊子)』 제물론(齊物論)에

形固可使如槁木(형고가사여고목) 而心固可使如死灰乎(이심고가사여사회호)
- (어찌하여) 몸은 진실로 말라 죽은 나무처럼 할 수 있으며, 마음은 진실로 불 꺼진 싸늘한 재처럼 할 수 있는지요?

<배움의 공동체 - 학사재(學思齋)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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