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단체, 대저대교 대안노선 수용 불가 부산시에 '반발'
환경단체, 대저대교 대안노선 수용 불가 부산시에 '반발'
  • 노경민 기자 노경민 기자
  • 승인 2021.08.02 08:00
  • 업데이트 2021.09.02 14: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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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시민운동본부, 박형준 부산시장에 공개질의서
85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낙동강하구 대저대교 최적노선 추진 범시민운동본부'가 31일 부산시청 앞에서 '대저대교 대안노선 수용 거부에 대한 박형준 부산시장 공개 질의'를 하고 있다.2021.8.31/뉴스1 노경민 기자©

(부산=뉴스1) 노경민 기자 = 부산 대저대교 건설로 멸종위기종 동물의 서식지가 훼손될 우려가 제기되면서 대안노선 지정을 두고 환경단체와 부산시 간 갈등이 커지고 있다.

85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낙동강하구 대저대교 최적노선 추진 범시민운동본부'는 31일 부산시청 앞에서 대저대교 대안노선에 수용 불가 입장을 표명한 부산시에 "난개발 토건행정"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지난 6월27일 낙동강유역환경청은 '대저대교 노선선정을 위한 겨울 철새 공동조사·평가 협약'을 통해 대안노선 4개안을 발표했다.

대안노선은 기존 계획된 노선의 상류로 우회하는 노선 1개와 하류로 우회하는 노선 3개 등 총 4가지로 구성됐다.

환경단체들은 이들 노선 중 경전철 근접 노선인 4안을 최적의 안으로 꼽았다. 1~3안이 실시될 경우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인 큰고니의 서식지가 파편화되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또 낙동강 본류 구간에서 큰고니가 안정적으로 월동하기 위해선 교량 사이의 거리가 최소 3~4.3km를 유지해야 하는데, 4안이 이를 충족한다.

큰고니는 조류 중에서도 가장 크고 무거운 동물에 속해 하늘로 날기 위해선 그만큼 긴 활주로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환경단체 조사 결과 대안노선의 교량 사이 길이는 1안의 경우 경전철 교량과 강서낙동강교와 각각 0.5km, 3.6km 떨어져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2안은 2.3km/1.8km로 측정됐고, 3안은 2.6km/1.5km, 4안은 0.1km/ 4.0km로, 경전철 근접 노선안이 큰고니 월동에 가장 적은 피해를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민운동본부는 지난 23일 부산시에 민관거버넌스를 통한 최적노선 채택을 위해 원탁회의를 제안했다.

하지만 이 자리에서 시는 기술적 문제를 이유로 환경청이 제시한 모든 대안노선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시민운동본부는 "부산시는 환경부가 2위안으로 제시한 4안에 대해선 아예 검토조차 하지 않았다"며 "사상광장로가 아닌 르네시떼 등 대형쇼핑몰이 있는 곳으로 노선을 엉뚱하게 잡은 후 시설 철거 비용이 과다하게 든다며 어떠한 대안도 내놓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부산시의 개발 중심적 도시 계획의 틀이 전혀 바뀌지 않고 있다"며 "낙동강 하구 일원에 이미 교량이 10개 있는 상태에서 대저대교 건설 계획을 막무가내로 밀어붙이는 것이 대안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박형준 부산시장에게 시민운동본부와 대저대교 건설 추진과 관련해 대화의 자리를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또 시와 시민운동본부, 환경청이 모두 참여하는 공청회 및 토론회도 진행할 것을 요구했다.

대저대교 대안노선(낙동강하구지키기전국시민행동 제공)© 뉴스1

다음은 낙동강하구 대저대교 최적노선 추진 범시민운동본부가 박형준 부산시장에게 보낸 공개질의서다. 

 

부산시의 환경부 제시 4개 대안노선 수용불가 입장에 대해 박형준 부산시장님께 드리는 공개 질의서

박형준 시장님, 복잡다난한 부산시정에 수고가 많으십니다. 난개발 중심의 부산시 행정이 시장님의 협치시정을 통해 지속가능발전으로 나아가길 진심으로 희망합니다.

오늘 저희들은 ‘소통과 협치의 시정’을 강조하는 시장님의 뜻과는 달리 부산시 일부 공무원들이 아직도 ‘일방소통’의 관료주의에서 한 발짝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에 심히 유감을 표하며 시장님의 진정한 리더십을 기대하며 이렇게 공개질의서를 드립니다.

지난 8월 23일, 85개 시민사회단체가 모여 출범한 낙동강하구 대저대교 최적노선 추진 범시민운동본부는 성명서를 통해 부산시에 민관거버넌스를 통한 최적노선 채택을 위해 상호 노력할 것을 제안하였습니다. 이에 반해 부산시 행정은 여전히 ‘불통’, ‘일방적 밀어부치기’에서 한걸음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한번 시작한 공사는 변경할 수 없다’는 구시대적 토목건설행정의 면모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부산시 행정 어디에도 시장님의 철학이나 소통의 리더십은 보이지 않습니다. 무책임과 무사안일의 관료주의만 활개치고 있습니다. 그간의 경과는 이렇습니다.

첫째, 부산시는 소통과 협치에 대한 기본적인 상식을 갖추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 7월 16일, 범시민운동본부 준비위원들이 김광회 도시균형발전실장을 방문해 향후 대저대교 최적노선 결정을 위해 운동본부 차원에서 반대가 아니라 함께 대안을 찾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뜻을 시장님께 전달해줄 것을 요청했고, 시장님과의 면담자리 마련 요청과 함께 환경부가 제시한 4가지 대안노선에 대한 부산시 검토안이 나오면 이를 검증할 수 있는 라운드 테이블(Round-Table)을 갖자고 제안하였습니다. 그러나 결과는 마이동풍, ‘쇠귀에 경 읽기’로 끝났습니다. 8월 25일 부산시의 ‘대저대교 환경영향평가 라운드 테이블 참석 요청’이란 공문을 받고 나간 자리에서 도시계획국 공무원들은 “환경부가 제시한 대안들은 기술적으로 불가하니 수용할 수 없다”는 말을 일방적으로 통보만 하였습니다. 라운드 테이블의 핵심이 쌍방소통 및 향후 비전 공유임을 이들은 전혀 모르고 있었습니다.

둘째, 부산시 관료들은 대저대교 최적노선 찾기 대신 ‘안 되는 구실’만 찾는데 두 달을 허비하였습니다. 부산시는 환경부가 제시한 4개 대안이 기존(안)보다 환경적 오히려 피해가 가중된다는 사실과 다른 말은 물론이고, 범시민운동본부가 채택을 제안하고 환경부가 4안(2위안)으로 제시한 사상 광장로와 연결하는 ‘경전철 근접안’에 대해서는 아예 검토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경전철 근접안의 노선을 르네시떼와 홈플러스 등 대형쇼핑몰이 있는 곳으로 엉뚱하게 잡은 뒤, 이런 시설을 철거해야 하니 비용이 과다 증액된다며, 범시민운동본부가 언론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얘기해온 ‘광장로 접속안’을 아예 묵살했습니다. 더욱이 놀라운 것은 ‘수용불가’ 외에 어떤 대안도 내놓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두 달 동안 안 되는 이유만 찾은 관료들의 이러한 행태는 시민들의 질타를 피할 수 없을 것입니다.

셋째, 시장님께서는 이러한 부산시의 ‘4개 대안노선 수용불가 방침’을 알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8월 25일 도시계획국장은 4개 노선 검토 결과가 시장님께 보고돼 승인된 것도 아니며 범시민운동본부 측의 의견을 들어 향후 시장님께 보고드릴 생각이라고 했습니다. 그럼에도 저희들에게는 4개 대안노선 모두 “기술적으로 수용이 불가하다”고 하였으며, 별도 전달한 문건에도 ‘환경부의 대안노선 수용이 어려우므로 경제적·기술적으로 실행 가능한 범위의 (별도) 대안노선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혀 놓았습니다. 시장님과의 어떤 교감도 없는 상태에서 ‘밀어부치기식 일방행정’으로 시민단체를 대하고 이를 협치라고 포장하여 시장님께도 ‘난개발 토건행정’의 당위성만을 밀어붙이는 이들 관료의 구태의연한 행위는 시장의 리더십을 무시하거나 리더십의 부재에 다름 아닌 행위로 이에 대해 깊은 실망과 유감을 표합니다.

넷째, 부산시의 개발중심적 도시계획의 틀이 전혀 바뀌지 않고 있습니다. 환경영향평가라는 중요한 법 절차를 위반하고도 부산시 행정은 그 어떤 반성이나 질책도 없었습니다. 천연기념물 제179호인 낙동강하구의 보전이 부산시의 중요한 도시정책의 하나여야 함에도 대저대교를 비롯한 교량 건설에 문화재 보호에 대한 발상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습니다. 현재 낙동강하구 본류 일원에 이미 10개의 교량이 있고 부전-마산간 복전철과 하단-녹산경전철 건설이 마무리 혹은 확정되어 교량의 수가 오히려 지나치게 많은 상태에서 2001년 수립된 대저대교와 엄궁대교 건설계획을 막무가내로 밀어부치는 것이 저출산·고령화시대에 대한 대안은 아닐 것입니다. 2020년 400만 부산 인구를 상정하고 만든 대저대교 건설계획은 2047년 인구 263만 명, 초고령인구 비율이 41.8%에 이를 것을 고려하면 결코 지속가능한 도시계획이라 할 수 없습니다. 지금 전 세계의 도시정책은 축소지향의 도시계획이라는 사실을 시장님께서 누구보다 잘 알고 계시지 않습니까?

이제 부산시의 관료주의적 성장지상주의의 토목행정을 바꾸어야 합니다. 과장, 국장 중심의 토목건설행정을 넘어 시장님의 협치시정, 시장님의 소통철학이 담긴 리더십을 우리 시민들에게 보여주시기를 요청드리며 아래와 같이 범시민운동본부의 제안을 전합니다.

첫째, 시장님께서 직접 대화의 자리에 나서 주십시오. 9월 중에 저희 범시민운동본부 대표단과 대저대교 건설 추진과 그간의 경과 및 대안노선에 대해 저희들의 의견을 경청하는 대화의 자리를 마련해 주시기를 거듭 요청 드립니다.

둘째, 제대로 된 ‘라운드 테이블’을 통한 제대로 된 소통과 협치, 민관거버넌스의 모범을 만들어 주십시오. 이 라운드 테이블에는 시장님의 권한을 위임받은 책임자를 중심으로 부산시와 범시민운동본부, 낙동강유역환경청과 민관 양측이 추천하는 환경·교통·도시계획 전문가들이 균형 있게 참여하여 의제와 소통방법, 시한 등을 먼저 논의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관련 정보의 공개를 바탕으로 공청회와 토론회 등을 거쳐 함께 최적노선을 찾는 과정을 부산시민들에게 가감 없이 보여주어야 할 것입니다.

제주도의 제2공항 건설계획은 환경영향평가가 부실하다는 환경부의 결정에 따라 반려돼 기약 없이 추진이 미뤄지고 있습니다. 최근 발표된 황령산 유원지 개발계획이 시민사회와의 어떤 소통도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되어 시장님의 소통과 협치가 말뿐인 ‘시민 빠진 행정’이라는 시민사회의 거센 비판이 있음을 상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2030부산월드엑스포의 핵심가치인 지속가능성을 구현하는 구체적 사례가 바로 대저대교 최적노선 찾기 민관거버넌스에 있으며 월드엑스포 유치를 위해서라도 지금 시장님께서 대저대교 굿거버넌스 사례를 만드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제는 시장님이 나서야 할 때입니다. 종래 관행적인 성장지상주의의 토건행정을 멈추고 미래지향적 시민행복의 도시 만들기를 시작해야 할 때입니다. 범시민운동본부는 출범 불과 1주일 만에 80여개 단체와 수백 명의 시민이 발기인과 후원회원으로 참여하였습니다. 이 수는 앞으로 수천, 수만으로 늘어날 것입니다. 지속가능한 사회를 희망하는 시민들의 바람과 기대를 잊지 말아 주십시오. 시장님의 멋진 소통과 협치의 리더십을 희망합니다.

“고니에게 4Km를, 부산시민들에게 희망을!”큰고니로 대표되는 낙동강하구가 부산의 자랑이 되고, 현명한 이용을 통해 미래 부산 발전의 최고 자산으로 남기를 진심으로 희망합니다. 시민들의 마음을 담아 시장님의 현명한 결단을 요청 드립니다.

2021년 8월 31일

낙동강하구 대저대교 최적노선추진 범시민운동본부

blackstamp@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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