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무지(道无知)의 채근담 읽기 (247) - 솔숲 우거진 시내를 거닐며 대숲 창가에 책을 베개 삼아 누우니 …
도무지(道无知)의 채근담 읽기 (247) - 솔숲 우거진 시내를 거닐며 대숲 창가에 책을 베개 삼아 누우니 …
  • 허섭 허섭
  • 승인 2021.09.04 07:10
  • 업데이트 2021.09.05 11: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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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7 - 솔숲 우거진 시내를 거닐며 대숲 창가에 책을 베개 삼아 누우니 …

솔숲 우거진 시냇가에 지팡이 짚고 홀로 거닐면
서는 곳마다 구름은 해진 옷자락에 피어나고

대숲 창가에 책을 베개 삼아 높이 누웠나니
때 마침 달빛이 낡은 담요를 비추는도다.

  • 松澗(송간) : 소나무 우거진 산골짜기의 시냇물.  澗은 산골짜기의 물.  
  • 携杖獨行(휴장독행) : 지팡이를 짚고 홀로 걸음.  携는 ‘끌다, 들다, 휴대(携帶)하다’.
  • 破衲(파납) : 해진 누더기옷.  衲은 중이 입는 옷.  중이 자신을 낮추는 자칭(自稱)으로는 ‘소승(小僧), 빈도(貧道), 납승(衲僧), 납자(衲子)’ 등이 있다.
  • 枕書高臥(침서고와) : 책을 베개 삼아 누워 잠듦.  * 高臥는 본래 세속의 번거로움을 버리고 높은 뜻을 지니고 살아가는 ‘탈속(脫俗)의 삶’ 을 의미하지만 여기서는 그저 ‘편안하게 잠을 자는 것’ 을 뜻한다. 
  • 寒氈(한전) : 낡은 담요.  氈은 모전(毛氈), 즉 털로 짠 양탄자를 말한다.
  • 覺時(각시) : 잠에서 깨어난 때에, 즉 깨어나 보니. 
247 고중상(喬仲常 11세기 북송) 후적벽부도(後赤壁賦圖)  29.5+560 券中 일부분 미국 캔사스 넬슨엣킨스미술관
고중상(喬仲常, 11세기, 북송) - 후적벽부도(後赤壁賦圖)(일부분)

※ 이것이야말로 『채근담』의 진면목(眞面目)이다. Simple Life(청빈의 삶) - 이것이 그의 Modus Vivendi(생활의 양식)인 것이다. 

이 짧은 문장 속에 저자 홍자성의 생활의 실상이 잘 나타나 있다. 『채근담』 중에는 이렇듯 전고(典故)나 출전(出典)이 없으나 저자 자신의 아포리즘에 가까운 문장들이 간혹 들어가 있다. 나는 이 문장들이야말로 바로 『채근담』의 본령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의 체험이 곳곳에 묻어나는 이러한 청언(淸言)들이 저자의 처세와 인생관이 가장 잘 드러난 문장들이다. 

<배움의 공동체 - 학사재(學思齋)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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