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무지(道无知)의 채근담 읽기 (253) - 숫양이 울타리는 들이박는 곤경과 달리는 호랑이 등에 올라탄 위기를 벗어나려면 …
도무지(道无知)의 채근담 읽기 (253) - 숫양이 울타리는 들이박는 곤경과 달리는 호랑이 등에 올라탄 위기를 벗어나려면 …
  • 허섭 허섭
  • 승인 2021.09.10 11:11
  • 업데이트 2021.09.12 12:5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53 미우인(米友仁 1090~1170) 운산도(雲山圖) 43.4+194.3 미국 클리블랜드미술관
미우인(米友仁, 1090~1170) - 운산도(雲山圖)

253 - 숫양이 울타리는 들이박는 곤경과 달리는 호랑이 등에 올라탄 위기를 벗어나려면 …

한 걸음 나아갈 때 문득 한 걸음 물러날 것을 생각한다면
‘촉번지화(觸藩之禍)-울타리에 뿔이 걸리는 화’를 면할 것이요

손을 댈 때에 먼저 손을 뗄 것을 생각한다면 
‘기호지위(騎虎之危) - 호랑이 등에 올라탄 위기’를 벗어날 것이다.

  • 進步處(진보처) : 앞으로 나아갈 때에.
  • 庶(서) : 거의, 많음.
  • 觸藩之禍(촉번지화) : 숫양이 마구 내닫다가 뿔이 울타리에 걸려 오도 가도 못하게 되는 진퇴양난(進退兩難)의 곤경(困境)에 처한 것을 말함.
  • 著手時(착수시) : 일을 시작할 때에.
  • 圖放手(도방수) : 손을 놓을 것을 생각함.  圖는 ‘의도하다, 계획하다, 꾀하다’. 
  • 纔(재) : 겨우, 비로소, 조금.
  • 脫(탈) : 벗어나다, 면(免)하다.
  • 騎虎之危(기호지위) : 달리는 호랑이 등에 올라타 내릴 수도 그냥 있을 수도 없는 위험한 처지를 말함.

* 본문에는 모두 네 개의 부사어가 나오는데 이 중에서 ‘庶(거의)’ 와 ‘纔(이내)’ 는 굳이 옮기지 않았다. 옮기지 않아도 문맥에 아무런 손상이 없으며 옮기지 않음이 도리어 대의(大意)를 온전히 이해하는 데 더 나을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 촉번지화(觸藩之禍) - 숫양이 울타리를 들이받다 

『주역(周易)』 뇌천대장괘(雷天大壯卦)에

羝羊觸藩(저양촉번) 不能退(불능퇴) 不能遂(불능수). 

- 숫양의 뿔이 울타리에 처박혀 물러날 수도 나아갈 수도 없다.

◉ 기호지위(騎虎之危) - 달리는 호랑이 등에 올라타다

『수서(隋書)』 독고황후전(獨孤皇后傳)에

當周宣帝崩(당주선제붕) 高祖入居禁中(고조입거금중) 總百揆(총백규) 后人謂高祖曰(후인위고조왈) ‘大事已然(대사이연) 騎虎之勢(기호지세) 不得下(부득하). 勉之(면지)’. 

- 주(周)의 선제(宣帝)가 돌아가시자 고조(高祖)인 문제(文帝)가 조정에 들어가 모든 일을 총괄하고 있었다. 독고 황후는 사람을 시켜 고조에게 일러 말하기를 ‘대사는 이미 이러하여 호랑이를 탄 형세로서 내려올 수가 없습니다. 힘써 주십시오.’라 전했다.

* 독고 황후는 수나라 개국 황제 문제(楊堅양견)의 아내이다. 그의 큰 언니가 선제의 황후였는데, 선제가 죽고 정제(靜帝)가 제위에 오르자 양견은 어린 황제를 보좌한다는 구실로 스스로 상국(相國)이 되어 전권을 틀어쥐었다. 그런 뒤 얼마 지나지 않아 독고 씨는 때가 되었음을 알고 남편더러 아주 황제가 될 것을 이렇게 권고한 것이다.

<배움의 공동체 - 학사재(學思齋) 관장>


관련기사